성체 암수 한 쌍으로 보여, 이동통로 아닌 서식지 확실 판단||서식지 확인되면 LH 부실

▲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최동학 회장.
▲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최동학 회장.


대구 연호 공공주택지구에서 멸종위기종 1급 동물인 수달이 주민들이 설치한 카메라에 포착된 것(본보 4월30일 1면)과 관련해 지역 수달 전문가가 수달의 연호지구 서식이 ‘확실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2일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최동학 회장(수의사·동인동물병원장)은 연호지구 주민들이 보낸 동영상 및 사진들을 검토 후 “영상과 사진에서 확인된 수달 2마리는 서식지에 사는 암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 회장에 따르면 수달은 독립생활을 하는 동물로 수컷 한 마리가 암컷 네다섯 마리를 한꺼번에 거느린다. 암컷끼리는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영상에 나온 수달 두 마리는 모두 길이 80~90㎝가량의 성체로 보인다”며 “성체 2마리가 함께 발견된 것은 암컷이 차지한 서식지에 수컷이 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연호지구는 수달의 서식지가 아닌 이동통로일 뿐이라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LH는 2019년 연호지구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면서 ‘사업지구 내 수달은 존재하지 않으며 사업지구와 1.6㎞가량 떨어진 금호강과 합류하는 수계에 흔적이 발견됐다’고 기술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영상 등과 함께 인근에서 며칠 새 확인된 분변 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사진이 찍힌 곳(연호동 558-6번지 개울)은 이동통로가 아닌 서식지일 확률이 높다”면서 “금호강은 물길이 넓어 수달 입장에서 사냥하기 어려워 서식지로는 적당하지 않다. 해당 지역은 저수지 밑 둑으로 먹이가 풍부해 수달 서식지 환경으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달 등 연호지구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보호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사업지구 일대는 도로가 발달한 곳이 아니라서 지금까지는 로드킬이 거의 없었다”며 “통상 도로가 새로 생기면 5년간 야생동물의 로드킬이 많이 발생한다. 지금은 개발보다 체계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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