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ㆍ박형준 유청에, 사실상 거부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공감대’를 이유로 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지만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청와대 오찬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먼저 불편한 말씀을 드리겠다”며 “전직 대통령은 최고 시민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저렇게 (수감돼)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오늘 저희 두 사람을 불러주셨듯이 큰 통합을 제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수감돼 있는 일은 가슴 아픈 일이고, 두 분 모두 고령이고, 건강도 안 좋다고 해서 안타깝다”면서도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돼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사면권을 막 사용하실 분도 아니고 절제해서 사용할 분이라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동의나 거절 차원의 말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문 대통령에게 재건축 규제를 풀어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재건축 안전진단을 강화했는데 이게 재건축을 원천 봉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며 “취임 이후 건축된 지 50년 된 아파트 한 군데를 가봤는데 겉으로는 금이 갔지만 살만해 보였는데 실제 집안에 들어가 보면 생활이나 장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폐허가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입주자들이 쉽게 재건축을 할 수 있게 하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부동산 이익을 위해서 멀쩡한 아파트 재건축하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면 낭비 아니냐. 정부는 주택가격 안정과 공급확대를 하고 있는데 중앙정부나 서울이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공동개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에 대해 “아직 포기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 시장이 ‘남북 하계올림픽 공동유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서울 올림픽 유치를 먼저 추진하고 북한을 설득해 공동개최에 참여시키는 것도 검토 가능한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오 시장은 “백신 수급에 관한 정부 측 상황 인식을 알 수 있었다”며 “오늘 자리에 함께한 두 지자체장에게는 원활히 수급되는 경우 접종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취지의 당부가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 조금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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