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판-힐링 신간 에세이

‘불안한 행복’, ‘그림책이라는 산’, ‘서른의 연애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
팍팍한 현실 속 온몸이 간질 간질해지면서 위로 받는 신간 서적

‘사랑, 행복, 열정’…단어만 들어도 온몸이 간질간질해진다.

팍팍한 현실 속 잠깐 틈을 내 힐링할 기회를 가져보자.

이번에 소개하는 책들은 인간이 현실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사소하지만 중요한 감정을 자극한다.

잊고 지냈던 감정을 다룬 책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고, 잠깐 쉬어가보는 것을 어떨까.

◆불안한 행복

김미원 지음/특별한서재/244쪽/1만4천 원

이 책은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럼에도 세상은 살아갈 만하다’는 가르침을 준다.

행복을 누리면서도 이따금 찾아오는 불안을 걱정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책에서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이야기들의 홍수 속에서 누구도 해치지 않는, 무딘 칼날 같은 글을 써내려갔다.

저자의 시선은 강한 것이 아니라 나약한 것, 화려한 것이 아니라 남루한 것, 활기찬 것이 아니라 적막한 것을 향해 있다.

책은 쓸쓸하고 담백하지만, 그 기저에 깔린 것은 모든 생명에 대한 따스함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깨질까 두렵지만 그렇기에 소중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라져가는 숙명을 지닌, 선천적 불안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위로이자 찬사의 글로 다가온다.

오늘의 행복을 마냥 기뻐하며 즐기지 못하는 사람, 행복에 젖은 순간에도 그 뒤에 찾아올 내리막길을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사람 등 그런 비슷한 감정을 소유한 우리에게 찰나마다 빛나는 위로와 공감을 안겨줄 것이다.

책의 저자는 삶과 죽음, 불안과 행복, 만남과 헤어짐 등을 한 발짝 떨어진 시선으로 그려냈다.

절제된 글 속에서는 내면의 단단함과 차분함, 깊이가 느껴진다.

책의 저자가 써내려간 세월을 담아 글에 내몰리듯 몸으로 치열하게 써 내려간 불안한 행복의 기록은 철학, 인문학, 예술 사이를 오가며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낸다.

저자는 인생을 피부로 비유하자면 기미, 주름에 대해 쓰고 싶어 이 책을 퍼냈다.

“가는 것, 지는 것, 쓸쓸한 것, 약한 것, 남루한 것, 적막한 것과 사라져가는 숙명을 지닌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따뜻한 글을 쓰고 싶었다”고 적힌 그의 글은 언뜻 위태로운 듯 보이면서도 내면의 단단함을 보인다.

책의 저자는 2005년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즐거운 고통’, ‘달콤한 슬픔’ 등 책을 냈다.

‘즐거운 고통’으로 남촌문학상과 조경희수필문학상 신인상을 받았고, ‘달콤한 슬픔’으로 세종우수도서에 선정됐으며 서정주 문학상을 받았다.

◆그림책이라는 산

고정순 지음/만만한책방/196쪽/1만5천 원

이 책은 그림을 정말 좋아해 그림 밖에 몰랐던 책의 저자인 그림책 작가가 써내려간 산문집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SNS나 일상의 사유를 꾸준히 기록해 모아 놓은 글을 책으로 퍼냈다.

그래서인지 책은 매우 섬세하며 정교하고 리얼해 술술 읽힐 것이다.

저자가 작가의 이름을 갖기 위해 어떤 산을 어떻게 넘어왔는지, 쓰러질 때마다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야기한다.

그는 말한다. ‘꿈을 지지해 줄 무릎의 힘을 기르는 일과 시시한 나를 견디는 것, 내가 그림책을 만나 처음한 일이다.’

책의 저자는 첫 그림책을 내는데 1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39세의 늦깎이로 그림책 작가가 됐으며 작가가 되기까지 어떤 말 못할 고충과 현실의 벽을 느꼈다.

또 그림책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한지, 작가가 되고 난 뒤에도 얼마나 많은 숙제가 남아 있는지를 느꼈다.

저자는 그 가운데서 그림밖에 몰랐던 자신을 회상하며 글을 써내려갔다.

책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친구들, 돈을 벌기 위해 내키지 않은 수업을 통해 만났던 학생들, 그림책 세계에서 만난 수많은 편집자, 동료 작가들과 강연을 다니며 만났던 동네 책방 사람들과 수많은 독자 등.

이 부분에서는 그림책과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도 있어 의아함을 줄 수도 있다.

이는 지금 책의 저자를 있게 한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며, 결국 그림책 작가될 수 있었던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모든 평가에서 벗어날 수 없으면 아무 말도 듣지 못하던 시절에 비해 형편이 나아졌다고 자조할 수도 없다”며 “나에게 일어나는 변수는 고작 내가 다시 쓰러지는 것뿐이다”고 적었다.

책은 저자의 한 인간이 겪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실 이 이야기는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분야에 대한 고집과 열정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건네는 작가의 진심 어린 고백이다.

저자는 그림책독립출판사 ‘달극장’을 내고, 극장의 매표원으로 일하며 그림책에 대한 애정하나로 그림책을 출판하고 있다.

◆서른의 연애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

좋은비 지음/책비/288쪽/1만5천 원

책은 온 인류에게 가장 중요하고도 현실적인 주제인 ‘사랑’을 논한다.

이 책은 연애를 하기엔 늦지만 결혼을 하기엔 너무 이른 청년들을 위한 책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 우리의 외모가 달라지는 것처럼 사랑 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고 있다. 10대부터 20대의 사랑이 다르듯 말이다.

특히 저자는 30대의 사랑은 이전에 연애할 때와 마음가짐이 좀 다르다고 설명한다. 마치 인생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라도 되는 양 고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갈수록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왠지 서른이라는 나이는 결혼에 대한 염두를 전혀 하지 않고 마냥 연애만 하기엔 늦은 나이 같고, 그렇다고 결혼을 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다며 30대를 사랑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는 나이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사랑에 관한 기록을 남기는 이유에 대해 이전 연애를 돌아보며 후회스러운 것들, 부족했던 점들을 남겨 이다음에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이 사랑받게 된다면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오랜 연애를 끝내고 상처받거나 새로운 사랑이 두려운 이들, 이별 후 찾아온 다른 사랑이 힘겹고 버거운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은 서른 살 즈음의 회사원인 평범한 한 남자의 사랑에 관한 기록으로 흘러간다. 매일매일 삶이 시작되는 현장에서 주어진 일을 묵묵히 감당하며 겪은 만남과 이별에 대해 기록해놓았다.

책에서는 저자가 사랑하고 상처받았던 매 순간들의 진심을 가득 담아 2018년 출간된 ‘서른의 연애’ 초판이 출간된 이야기와 함께 엮어냈다.

특히 서른 살 감성에 어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곳곳에 더해져있어 더욱 진솔하게 다가오면서 영화처럼 머릿속에 장면이 그려질 것이다.

몇 번의 연애와 이별을 반복해간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서른의 연애에 서있는 독자들은 좀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또 앞으로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 더욱 성숙하고 깊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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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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