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업계 17년차 디자인컴, 소비재 시장 진입||컵팟, 모스모 월클락 등 감성 디자인으

▲ 디자인컴 전준영 대표가 자사 제품들이 전시된 진열대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디자인컴 전준영 대표가 자사 제품들이 전시된 진열대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예전보단 나아졌지만 우리 사회에서 디자인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아직도 주류가 아닌 주류를 돋보이게 해주는 보조 역할에 머물러 있다. 디자인 기업으로 5년을 버티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험난한 디자인 업계에서 올해로 17년째 버텨 나가며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지역 디자인 기업이 있다. 바로 ‘디자인컴’이다.

디자인컴은 기업의 의뢰를 받아 전기·전자제품, 기계장비, 생활용품 등의 제품 디자인을 진행하는 지역 디자인 기업이다. 2004년 설립됐다. 17년간 쌓인 노하우로 단순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에까지 관여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제품 제작에서부터 소재 구하는 방법, 생산 단가까지도 맞춰준다. 협력업체들을 직접 알선해 줄 정도다. 제품 디자인의 영역을 넘어 종합 제품 컨설팅을 해주는 셈이다.

지역 디자인 산업의 중추 기관인 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사이도 각별하다. 10년간 20여 작품을 공동 진행하면서 탄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기존 주민센터에서 볼 수 없던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공공기관용 민원 발급기, 지역 기업 새로닉스와 함께 개발해 전국 굴지의 건설업체들에 선택 받은 주방용 TV 역시 센터와 디자인컴의 협업 결과물이다.

디자인 용역을 주로 하던 디자인컴은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직접 제품을 제작해 판매까지 담당하는 이른바 소비재 시장에 진입하기로 한 것이다.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데 의의가 있다.

디자인컴 전준영 대표는 “디자인 산업은 신기술이란 개념이 부족하고, 제조 기반이 아닌 서비스 기반이다 보니 중소기업청 등에서 지원을 받기 힘들었다”면서 “결국 직접 사업을 발굴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도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도전의 이유를 설명했다.

▲ 디자인컴이 제작한 팀 퓨즈의 모습. 사과를 형상화했다.
▲ 디자인컴이 제작한 팀 퓨즈의 모습. 사과를 형상화했다.
첫 작품 ‘컵팟’은 일회용 컵을 화분으로 업사이클링한 제품이다. 한 번 사용 후 버려지는 일회용 컵에 미려한 디자인을 적용해 화분으로 만들었다. 생활밀착형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컵팟은 박람회만 나가면 하루 1천 개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 낮에는 화분, 밤에는 무드 램프로 변신하는 화분 램프.
▲ 낮에는 화분, 밤에는 무드 램프로 변신하는 화분 램프.
낮에는 화분, 밤에는 무드램프로 변신하는 ‘화분 램프’, 사과 형상을 한 ‘팀 퓨즈’, 소비자의 개성에 따라 시계 패턴 디자인과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모스모 월클락’ 등 디자인컴의 제품들은 소비자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리면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디자인컴이 제작한 모스모 월클락. 디자인과 소재를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 디자인컴이 제작한 모스모 월클락. 디자인과 소재를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난관도 있었다. 디자인과 제작은 자신 있었지만, 마케팅은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로 제품을 선보일 기회가 모조리 취소돼 디자인컴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판매가 어려워짐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에 주력하기로 했다. 자사 쇼핑몰 운영을 통한 판매를 준비 중이다.

현재 개발 및 판매 중인 10종의 모스모 월클락 디자인 외에도 지속적인 디자인 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개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개발을 준비 중이다.

디자인 서비스 기업으로의 성장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디자인 상품 제조 및 판매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전준영 대표는 “향후 자체 상품을 더 개발하고 싶다. 디자인컴은 디자인 회사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 ‘모스모’에 주력하고 싶다”면서 “그동안 디자인 회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역 디자이너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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