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이슈추적/ 갈 길 먼 대구·경북 집단면역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월26일부터 시작된 이래 1차 접종을 마친 접종자 수가 85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4월1일부터는 만 75세 이상 고령층과 65세 이상 노령층 중 미접종자, 학교·돌봄 공간 종사자, 집단감염 및 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등으로 접종 대상이 크게 확대되는 등 본격적인 전 국민 예방 접종이 시작된다.

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 인프라 확대가 계획대로 이뤄지고 기피 없이 순차 접종이 진행될 경우 정부의 애초 목표대로 9월까지 국민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께는 국내에도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전체적인 접종 속도가 처음 계획보다 더뎌지고 있는 데다, 특히 국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내의 집단면역 형성 시기에 대해서도 11월 목표 달성은 고사하고 올해 안에 집단면역도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최근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있을 경우 접종 다음 날 하루를 쉴 수 있게 하는 백신 접종 휴가를 4월1일부터 도입하기로 했고, 지방정부도 접종 시설 확대를 위해 예방접종센터를 조기 개소하기로 하는 등 접종률 높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현재 국내에 가장 많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이상 반응으로 신고된 사례를 토대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논의한 결과 현재로선 백신과 직접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계획대로 백신 접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 그리고 효능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막연하게 안심해도 된다는 말로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보다는 부작용 사례를 더 수집해 그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해 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국내 여론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9%가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이 백신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3월22~24일 18세 이상 1천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구·경북에서는 고령층의 백신 접종 동의율과 우선 접종 대상자들의 접종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역의 우선 접종 대상자 접종률을 보면 3월25일 기준으로 경북이 대상자 7만1천780명 중 3만7천623명이 접종을 마쳐 접종률 52.4%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구가 6만710명 중 3만5천268명으로 58.1%의 접종률을 보인다. 이 기간 대구시에 들어온 이상 반응 신고는 45건이었다.

또 최근 들어 대구·경북의 확진자 추이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인다. 대구의 경우 3월17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하루 평균 10명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그 전주(3월5일~16일)보다 2배 이상 는 수치다. 경북 역시 3월 들어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와 두 자릿수를 오락가락하며 큰 등락 폭을 보인다. 감염경로도 가족, 지인, 직장동료 등 일상 속 감염과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연쇄 감염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백신 접종 이후 나타나고 있는 거리두기 완화 분위기, 그로 인한 느슨해진 경각심에다 봄철 이동량이 증가한 점 등이 확진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대구·경북 고령층 접종 동의율 낮다

대구·경북에서는 만 65세 이상 노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동의율이 모두 60%대로 낮아 지역의 집단면역 시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획대로 순차 접종이 이뤄져야 11월께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는데 지금처럼 접종을 기피하거나 접종 시기를 미루는 사례가 많아지면 그만큼 집단면역 시점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3월23일부터는 만 65세 이상 노령층 중 요양병원 입원 환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이미 시작됐으며, 4월1일부터는 만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75세 이상 접종 대상자는 전국적으로 약 364만 명이다.

대구시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등에 따르면 3월22일 기준으로 대구지역 8개 구·군의 요양병원 77곳(1만673명)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65세 이상 노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동의율은 62.2%였다. 특히 중구와 북구는 41.6%와 49,3%로 동의율이 채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북 역시 동의율 68.5%로 전국 평균 76.9%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또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 및 재활 시설의 입소자나 종사자 중 우선 접종 대상자 조사에서도 접종 동의율(3월22일 기준)이 대구 60.4%, 경북 70.1%로 낮게 나왔다.

대구시 관계자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불신으로 인해 접종에 소극적인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접종을 마쳐야 이른 시일 안에 집단면역을 갖춰 마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안전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3월31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의 1차 접종자는 85만2천202명(아스트라제네카 79만1천454명, 화이자 6만748명)으로, 전 국민(5천182만5천932명·2021년 1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의 1.64% 수준이다. 2차 접종자는 8천185명이다. 1, 2차 접종자 가운데 이상 반응 의심 신고 사례는 접종자의 1.23%인 1만575건이며, 사망 신고 사례는 26건이다.

신고 사례 가운데 98.6%인 1만430건은 일반 이상 반응으로 예방 접종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근육통 두통 발연 메스꺼움 등 경증 사례이며,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는 누적 106건이다. 백신별 이상 반응 신고율은 아스트라제네카가 1.29%, 화이자가 0.49%다.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매주 열고 사망 등 중증 이상 반응 신고 사례와 백신 접종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에서 진행한 새로운 임상3상 시험에서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79%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월22일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사에 따르면 자사의 백신은 코로나19 증상 발현을 예방하는 데 79% 효능을 보였으며, 중증으로 진행을 막는 데는 100%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65세 이상 노령층에 80%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논란이 되는 이상 반응인 혈전 형성과 관련해서는 위험성을 높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평균 면역 효과가 70.4%로, 화이자 95%, 모더나 94.5%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보건·감염병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도 3월22일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외 자료를 토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지속할 것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인구 100만 명당 1명 내외 빈도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의 발생 보고에 대해서는 백신과의 인과성에 대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청(EMA), 영국의약품규제청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와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메인사진-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월26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최근 국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 논란이 커지자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3월22일 질병관리청에서 예방접종 현황과 이상 반응 신고 사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맨 왼쪽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연합뉴스
서브사진-3월3일 오전 대구 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대구동산병원의 남성일 부원장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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