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되는 대구중앙도서관, 장서 100년만의 대이동 시작

발행일 2021-03-30 22: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난 27일 전문용역업체 직원들이 대구중앙도서관의 장서들을 중구 진석타워즈 임시자료실로 옮겨 나르고 있다.
대구중앙도서관 장서가 100년 만에 보금자리를 떠난다.

대구시민들의 추억이 묻어있는 중앙도서관 건물 리모델링 공사가 오는 5월 중 진행됨에 따라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장서 51만 권이 역사적 대이동을 시작하게 되는 것.

50만 권이 넘는 책이 한꺼번에 둥지를 이동하는 것은 지역에서는 처음 보는 진풍경이다.

중앙도서관은 보기드문 ‘장서 대이동’을 위해 전문 용역 업체를 활용한 장거리·장시간 이송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세부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삿짐트럭 수십 대의 행렬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희귀고서적 등 몸값 높은 ‘귀빈(?)’을 모실 별도의 시나리오도 마련됐다.

남문 밖(현 남산동)에 설립된 조선시대 관립도서관 ‘낙육재’ 고서 9천900여 권은 습도와 온도에 민감해 방습과 온도 조절이 가능한 특수차량으로 모셔진다.

이번 장서 대이동이 완료되면 중앙도서관의 장서 중 절반 가량은 캠프워커 반환 부지에 대구시가 건립하는 대구 대표 도서관으로 옮겨지고 중앙도서관은 1년가량의 리모델링 공사 후 새 명칭과 기능을 부여 받게 된다.

대구시가 건립하고 시교육청이 위탁 관리 중인 중앙도서관은 1919년 대구부립도서관으로 개관해 1985년 중구 건물로 이전한 후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중앙도서관이 보유한 총 장서 수는 51만 권으로 이 중 46만1천 권이 여러 보관 장소로 나눠 옮겨진다.

대구 중구 진석타워즈의 임시자료실로 이동하는 3만5천 권의 장서는 이미 지난 27일부터 이사를 시작했다. 달서구 구 죽전중학교 14만 권과 김천상업고등학교로 이전하는 28만6천 권은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 이사를 시작한다.

중앙도서관 측은 보관 도서의 훼손 여부를 확인해 훼손이 심한 도서는 불용처리하거나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앙도서관은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으로 명칭이 변경되고 도서관·아카이브(기념관)·박물관이 공존하는 ‘라키비움’ 방식으로 운영된다.

장서 수도 20만 권 내외로 줄어든다.

현재 대구지역 9개 시립도서관의 장서 수만 놓고 보면 중앙도서관이 51만 권로 지역 최대 규모다.

다음으로 남부도서관 33만4천 권, 동부도서관 31만8천 권 등이며 가장 적은 곳은 달성도서관(12만2천 권)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100년 전통의 중앙도서관 명칭이 바뀌고 축소되는 부분은 아쉽지만 40년가량 된 노후 건물이 정비돼 시민에게 쾌적한 독서 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천상업고에 보관되는 28만6천 권은 향후 대구시가 건립하는 남구 ‘대구도서관’으로 이동한다.

내년 말 완공되는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 조감도
한편 대구시는 ‘대구 대표 도서관 건립 사업’을 통해 남구 대명동 미군기지 캠프워커 헬기장 반환 부지(2만8천967㎡)에 대구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좌석 예약, 스마트IT체험서비스 등 최신 기술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대구시는 대구도서관에 기존 중앙도서관의 장서 만큼 확보해 지역 최대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대구도서관 명칭과 건물 규모는 확정했다. 향후 대구를 대표할 수 있는 규모와 정보량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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