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총장 직위해제, 그 배경에 쏠리는 눈길

발행일 2021-03-18 17:19:2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총장간선제 위한 포석 등 다양한 뒷말 낳아

대구대 전경.
신입생 모집 부진에 책임지고 자진 사퇴의사를 밝힌 김상호 대구대 총장의 전격적인 직위해제를 두고 학교법인 영광학원(이하 학교법인)의 결정 배경에 뒷말이 일고 있다.

18일 대구대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지난 16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교원징계위원회에 김 총장에 대한 중징계(해임) 처분 의결을 요구하면서 이를 이유로 김 총장을 곧바로 직위해제했다. 대구대는 당분간 이원돈 부총장의 총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학교법인의 정기이사회는 당초 오는 22일 예정됐으나 이날 전체 이사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김 총장 거취 문제가 거론되자 긴급 이사회로 바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김 총장이 학교법인과 사전 협의 없이 입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 외부에 알려져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직선제로 선출된 김 총장이 법인이사회와의 계속된 갈등이 사태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김 총장은 지난해 ‘퓨처모빌리티 사업’ 관련 안건이 이사회에서 부결되자, 대외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과 대명동 캠퍼스 개발, 행복기숙사 건립 등을 두고 학교법인과 이견을 보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한 관계자는 “학교법인이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학내 구성원들 대다수가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귀띔했다.

한편 박윤흔 영광학원 이사장은 지난 17일 교직원들에게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학내 혼란과 분란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김 총장에게 일정 기일 내 사임을 권유했으나 이를 거부해 부득이 해임하기로 했다”면서 “추후 요건이 갖추어지면 총장대행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오는 2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총장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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