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의 부동산 톡톡> 빨간바지? LH ?

발행일 2021-03-16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내부정보 이용한 투기 행태 판박이

부동산자산관리 연구소 이진우 소장
LH 직원들의 땅 투기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듯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은 이번 사태로 정권 출범 4년 만에 좌초될 위기다. 정권 출범 후 2달에 한 번씩 나온 부동산대책에도 주택 매매가격의 폭등으로 박탈감에 빠져 있는데 전세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서민들 한숨만 늘고 있다.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은 사라졌고 특권과 일탈만 남았다.

부동산 투기로 큰 이익을 얻은 사람을 통상 복부인이라 불렀다.복부인은 1970년대 강남 개발붐을 타고 나타났는데 1970년대 후반 언론에서 복부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투기꾼들의 대명사가 됐다.

이러한 복부인이 5공화국 때 빨간바지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5공화국 당시 군 장성부인들이 빨간 바지를 즐겨 입고 다녀서 붙여진 별명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고급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뒤 일대를 싹쓸이 하는 투자 방식을 통해 엄청난 불로소득을 얻었다.

당시 전두환 정부는 500만 호 건설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택지개발촉진법을 만들어 공공주도 개발을 진행했다. 이러한 개발 계획은 이들에게 좋은 먹이감이 됐다.

개발계획을 미리알고 투기하는 방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LH의 주요 사업중 하나가 택지개발을 통해 택지 공급이다. 상당한 특혜를 가지고 사업을 하는데 이러한 특혜가 일부의 투기 수단이 됐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다. 빨간바지나 LH 일부 투기세력이나 내부 정부를 가지고 투기를 하는 것은 똑같은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일탈 보다 무서운 것은 일탈을 하면서 죄의식이 없는 행동이다. 내부 정보를 가지고 투기를 했다면 보통의 경우 타인명의로 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 명의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것은 본인 행동이 죄가 되는지 몰랐거나 죄의식이 없는 게 아닐까.

아니면 차명을 통해 하면 명의신탁이 불법이라 본인 명의로 했을까. 아닐 것이다. 조직내에서 별다른 죄의식 없이 이러한 행동이 이뤄졌고 성공 투자로 포장되지 않았을까?

본인 명의 외의 가족 명의나 지인 명의로 한 것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번 일탈이 LH 직원의 문제일까. 지역에서도 벌써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개인의 일탈이나 과거 정부에서도 있었던 일이라 물타기를 한다면 국민 정서상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는 명운을 걸고 이번 일을 해결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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