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에 러브콜 “윤석열과 방향 같아”

발행일 2021-03-10 16:56:1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10일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으로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원한을 샀던 윤 전 총장을 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역 민심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나자 기폭제가 된 것으로 읽힌다.

당 투톱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이날 약속이나 한 듯이 윤 전 총장에게 유혹(?)의 손짓을 취했다.

주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지금 더불어민주당이나 ‘친문(친문재인계)’은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 법치주의 파괴를 비판하고 이를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저희 국민의힘과 방향이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 일각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있었던 일을 적폐청산이라고 해서 무리한 수사를 한 점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분들도 계신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윤 전 총장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전격 사퇴한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및 정계 진출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정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제3지대론으로 성공한 예가 없다”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연대하거나 입당하지 않으면 정계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 중구 명동 상가 일대 민생현장을 점검한 뒤 “제3지대냐, 국민의힘이냐는 호사가들이 하는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 신인이 기성정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대선후보로 성공한 사례는 없다.

특히 국회의원을 하지 않고 대선에 곧바로 당선된 경우는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쿠데타 과정에서 집권한 경우뿐이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정치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자기 진로를 가겠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며 “괜히 정치권에서 추상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거듭 제3지대론과 선을 그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다른 전망도 제기된다.

조수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이 김한길, 정동영 등 비문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계 개편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지난 9일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이 이제 우리 당에 안 들어올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윤 전 총장이) 신당을 만들고 우리 당 후보는 계속 5% 이하대로 가게 되면 우리 당은 없어진다”고 내다봤다.

한편 윤 전 총장의 지지모임인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의 경우 최근 지역위원장까지 선임하며 신당 창당을 목표로 세력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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