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째 가업이어, 50년 연구 끝에 비색고려청자 복원 비법 터득

▲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경주의 해겸요 김해익 도공이 50년 연구 끝에 비색 고려청자 재현에 성공했다. 김해익 도공이 재현해 빚은 비색 고려청자를 들어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경주의 해겸요 김해익 도공이 50년 연구 끝에 비색 고려청자 재현에 성공했다. 김해익 도공이 재현해 빚은 비색 고려청자를 들어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경주에서 500여 년 전에 자취를 감춘 비색 고려청자를 재현하는 기술을 완벽하게 터득했다는 도공이 있어 화제다.



5대째 이어 50년 동안 고려청자 재현에 매진한 경주지역 해겸요 도자기 공방의 김해익(66) 도공이 주인공이다.

김해익 도공은 수십 차례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완벽하게 익힌 비색 고려청자 기술로 신축년 새해를 맞아 최근 작품을 요출(구운 도자기 끄집어 내기)했다.



김해익 도공은 부친의 말에 따라 17살부터 도자기 굽기를 시작했다.

흙 고르는 일에서부터 그림 그리기, 도자기 만들기, 안료 선별, 불 때기까지 도자기에 대한 기술을 부친으로부터 오롯이 전수받아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비색 고려청자 재현이었다.

천 년을 바다 속에 잠겨 있어도 변하지 않는 비색 청자를 빚어낸 선조들의 기술을 익히려고 수십 년 동안 모든 것을 전폐하고 오로지 도자기 빚기에만 매달렸다.

최근 10여 년은 간판을 내리고 판매조차 하지 않으며 비색 고려청자를 재현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경주의 해겸요 김해익 도공이 50년 연구 끝에 비색 고려청자 재현에 성공했다. 김해익 도공이 가마에서 구운 청자를 들어내고 있다.
▲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경주의 해겸요 김해익 도공이 50년 연구 끝에 비색 고려청자 재현에 성공했다. 김해익 도공이 가마에서 구운 청자를 들어내고 있다.






처음에는 50대 중반까지 비색 고려청자를 재현한다는 목표로 잡고 시작했으나, 60대 중반이 된 후 비색청자를 온전하게 빚어내는 기술을 터득한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려시대 장인들이 빚어내던 그 기술을 그대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 그의 자부심이다.



김 도공은 “우리나라에서 고려청자가 가장 많이 구워지던 강진으로 가서 청자 조각들을 보며 연구하고, 박물관에 이전 복원된 옛 청자를 굽던 가마를 그대로 조성해 복원 연구에 매달린 끝에 비법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그가 빚어내는 고려청자는 박물관에 전시된 고려청자와 일치한다.





김 도공은 “냄비와 돌솥에서 하는 밥맛이 다르듯 도자기 또한 구워내는 가마가 핵심이고, 청자의 고유색을 내는 것은 무엇보다 불이 중요하다”며 “산소를 모조리 태우고 난 다음 푸른 불꽃, 환원불이 비색청자를 빚는 비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기술을 익히기 위해 흘린 땀과 보낸 고난의 시간, 많은 어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그래도 꿈에 그리던 고려청자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기술을 익혔다는 것만으로 모든 어려움이 이제는 행복한 시간으로 추억된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김해익 도공은 “우리나라 비색 고려청자 제조기술은 세계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자랑한다”며 “이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 완벽하게 익힌 기술을 우리나라의 청자기술로 전수하기 위해 교육사업에 매진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2009년에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협회 표창, 2017년 도자기 부분 경북도 최고 장인상, 한국을 빛낸 사람들 전통 도자기 연구 공로부문 대상 등의 많은 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비취색 고려청자 제조방법 특허를 등록했다.





▲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경주의 해겸요 김해익 도공이 50년 연구 끝에 비색 고려청자 재현에 성공했다. 김해익 도공이 빚은 고려청자가 전시된 모습.
▲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경주의 해겸요 김해익 도공이 50년 연구 끝에 비색 고려청자 재현에 성공했다. 김해익 도공이 빚은 고려청자가 전시된 모습.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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