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과 예천 등에서 산불이 잇따라 수백 ha의 임야가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4월의 대형 안동 산불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당국의 산불 방지책을 무색케 한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소중한 산림자원과 국민의 재산이 순간의 방심으로 재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21일 안동과 예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22일 오후 12시30분께 모두 진화됐다. 강한 바람 때문에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불로 안동 200㏊ 등 축구장 357개 면적의 산림 약 255ha가 불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안동과 예천 지역은 엿새째 건조주의보가 이어지는 등 메마른 날씨가 계속돼 화재 발생 위험이 그만큼 높았다.

안동은 지난해 4월에도 풍천면에서 산불이 발생, 사흘 동안 임야 등 800ha와 주택과 축사 등이 불타는 피해를 냈다. 이 산불은 최근 10년 사이 경북 지역에서 난 산불 중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에도 초속 10m 가량의 강풍이 불어 진화를 어렵게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년∼2020년)간 산불 발생 건수는 4천737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1만1천194.8㏊로 해마다 1천200ha 가량의 산림이 재가 됐다. 이중 봄철(2월1일∼5월15일)에 발생한 산불이 3천110건으로 전체 산불의 65.7%를 차지했다. 봄철 산불 피해 면적은 1만369㏊로 전체 산불 피해 면적의 92.7%에 달했다. 우리나라 산불 피해 대부분이 봄철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산불 원인별로는 입산자 실화가 1천594건(33.6%)으로 가장 많고 논·밭두렁 소각 717건(15.1%), 쓰레기 소각 649건(13.7%) 등의 순이었다. 산불 대부분이 실화와 소각 행위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안동 산불도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쓰레기 소각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겨울철 강수량 부족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불 발생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산불이 나면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등 전문 진화인력이 출동해 진화 작업을 편다. 이번 안동 산불에도 이들의 활약이 컸다. 하지만 아무리 산불 진압 장비와 전문 인력이 갖춰져 제때 대응한다고 하더라고 불을 내지 않는 것만 못하다.

입산객과 농민들은 화기 소지와 실화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과실로 인한 산불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와 산림 당국도 더욱 홍보와 관리에 주력해 산불 피해를 막아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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