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가 선물 구매하려는 시민 발길 이어져||제사 모시는 것 포기해 재래시장 매출 감소

▲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백화점은 고가 선물을 구매하려는 시민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 반면 전통시장은 대목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어 극과 극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은 오후 1시께 대구 동구 신세계백화점 주류 코너에서 시민들이 상품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백화점은 고가 선물을 구매하려는 시민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 반면 전통시장은 대목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어 극과 극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은 오후 1시께 대구 동구 신세계백화점 주류 코너에서 시민들이 상품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비대면 명절에 백화점과 전통시장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은 고가 선물을 찾는 발길이 끊이질 않는 반면 전통시장은 ‘5인 이상 집합금지’ 방역 조치에 대목 분위기조차 찾을 수 없는 모습이다.

지난 1일 오전 11시께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관. 백화점 한우 판매점은 금액대별 선물 바구니 견본을 준비해놓고 손님들을 맞았다.

월요일 이른 시간이었지만 식육코너에는 한우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우 판매 점원 김모(36)씨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고가 육류 선물 세트 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임직원분들에게 선물한다며 리스트를 뽑아와 세트 상품을 30~40개 사가시는 분들도 왕왕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1시께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주류 코너.

전통주 판매 매장에서는 한 병에 36만 원인 고운달 오크 500ml 제품이 입고돼 판매되는 등 설 선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통주 판매원 김모(41)씨는 “주말과 평일 상관없이 선물세트들이 팔려 나가고 있다”며 “지난해에 비해 고가 주류 라인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지난달 25~31일까지 동기간 대비 축산물 매출은 130%가 상승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도 지난달 18~3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35%가 증가해 설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가 선물인 한우세트(162%), 주류(49%) 품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기간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10~20만 원대 기획 한우세트가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와인 매출도 크게 늘었다”며 “선물로 마음을 전달하고 홈술 트렌드 영향이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전통시장은 울상이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대구 중구 서문시장은 설 대목에도 손님들이 없어 한산한 분위기를 넘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차례상에 올릴 과일과 조기, 동태 등을 정리하는 상인들의 손길은 쉬지 않았지만 행인들이 무심히 지나버리는 탓에 표정은 어두웠다.

생선을 판매하는 이창수(68·중구)씨는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돼 제사상에 올릴 조기들과 생선들이 팔리지 않고 있다”며 “아직 마수걸이도 못했다. 지난 추석과 비교하면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연장되자 차례상차림이 간소화 혹은 최소화되면서 재래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주연(39·서구)씨는 “친척들이 모이지 않아 지난해 1박스 사갈 것을 올해는 낱개로 장만하고 있다”며 생선이 담긴 봉지를 들고 시장을 떠났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이병두 상권육성팀장은 “올해 설은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돼 제사를 모시는 시민들이 줄 것으로 보여 지난 추석보다 더 힘든 재래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백화점은 고가 선물을 구매하려는 시민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 반면 전통시장은 대목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어 극과 극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은 오전 10시께 대구 중구 서문시장 골목에 설 대목임에도 손님들이 없어 휑한 모습.
▲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백화점은 고가 선물을 구매하려는 시민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 반면 전통시장은 대목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어 극과 극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은 오전 10시께 대구 중구 서문시장 골목에 설 대목임에도 손님들이 없어 휑한 모습.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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