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갤러리 ‘오늘의 미술’ 시리즈 3번째 이야기
‘색상가면: 감추어진 형상들’을 주제로 21일부터 4월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CNK갤러리의 ‘오늘의 미술’ 시리즈 기획전 세 번째 전시로 유의정 작가만의 시각 언어를 담은 최근작 23점이 선보인다.
작가는 흙과 안료, 유약을 핵심 재료로 회화의 역사에서 다뤄보지 못한 질감의 추상적인 빛깔을 입체 화면에 펼쳐낸다. 2011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동시대 문화 형태 연구 시리즈’, ‘유사 유물 시리즈’, ‘청자 시리즈’, ‘달 시리즈’ 등을 통해 동시대를 관통하는 사회 문화적 형식들을 작품에 반영했다.
작품 ‘CC-005SB’는 노련한 화공의 필획이 느껴지는 매·난·국·죽의 전통 도상으로 채워진 청화백자로 형광색 물감 통속으로 빠졌다가 건져 진 듯 보이는 작품이다.
우아한 곡선의 백자 화병을 연상시키는 작품 ‘MD-001Y (송죽문대호)’는 파스텔톤의 단색 화면 위로 형상을 알아볼 수 없게 뭉개진 청화백자의 결이 흘러내린다. 청화백자의 결이 먼저인지, 단색조의 색면이 먼저인지, 마치 연금술사의 기밀 레시피에 따라 제조된 듯, 유리질로 빛나는 견고한 오브제는 시간의 경계를 오롯이 담아낸다는 게 갤러리 관계자의 이야기다.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되 그것을 초월하는 다양한 변수들을 부단히 실험하며 새로운 현대미술의 시각언어로 확장해 가는 게 특징이다.
CNK갤러리 관계자는 “최근 현대미술의 눈에 띄는 트렌드는 조각과 회화 및 판화에 대한 종합적인 지식과 경험 없이는 불가능한 현대도자에 대한 관심”이라며 “그리기와 굽기를 반복하며 아무나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작가만의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