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버추얼 홈커밍’으로 코로나 종식과 학생들을 기다리는 마음 담아내

발행일 2020-12-27 10:41:4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캠퍼스의 아름다운 모습과 제자를 기다리는 스승의 마음을 영상으로 담아

신일희 계명대 총장실에는 옛날 시골집 처럼 허름한 한옥의 댓돌 위에 놓인 낡은 신발 한 켤레가 그려진 그림이 걸려있다. 이원희 전 계명대 미술대학 교수가 그린 그림이다.

방안에서 제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스승의 모습과 제자들이 찾아오면 금방이라고 문을 열고 뛰어나와 반갑게 맞이할 것 같은 사제지간의 정이 연상되는 그림이다.

코로나19로 제한적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번갈아가며 학기를 마친 계명대가 학교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가을 단풍이 물든 아름다운 캠퍼스를 영상으로 제작했다.

제자를 기다리는 댓돌위의 신발 주인공처럼 학생들이 하루 빨리 교정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스승의 마음을 표현한 영상이란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이른바 ‘계명대 버추얼 홈커밍’이란 이 영상은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으로 강의실에서 제자들을 기다린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캠퍼스에서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해보지 못한 1학년 학생들과 코로나19로 인해 본국으로 돌아가 오지 못하고 있는 유학생들에게 하루빨리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의미도 담아 학생들을 향한 학교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졸업생이 아닌 재학생들을 위한 일종의 ‘홈커밍 데이’인 것이다.

영상을 받아 본 신입생 조서현(영어영문학전공)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거의 못 가봤다”며 “영상으로나마 캠퍼스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하루빨리 모든 것들이 정상으로 돌아 왔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또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투르디예프 샤흐저드(관광경영학과 3학년)씨는 “캠퍼스가 그립고, 친구들이 많이 보고싶다. 빈 강의실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교수님의 마음이 느껴져 애잔하다”고 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당연하게만 느꼈던 모든 것이 고마운 일들이 돼 버렸다”며 “누군가를 기다리던 댓돌위의 신발처럼 학교의 모든 교수들과 교직원들은 하루라도 빨리 학생들이 캠퍼스로 돌아올 날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계명대의 버추얼 홈커밍 영상은 최근 해외 유학생들을 포함한 계명대 모든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전달됐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