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서 삼겹살 1근 1만2천 원, 배추 1포기 9천 원에 판매||연이은 태풍에 채소류

▲ 대구 북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채소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고객의 모습.
▲ 대구 북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채소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고객의 모습.
“채소보다 고기를 사는 게 더 저렴할 정도에요. 올 겨울에는 김장할 엄두조차 나질 않습니다.”

대구 동구의 한 전통시장을 방문한 가정주부 이모(54·여·북구 칠성동)씨는 최근 천정부지로 오른 채소 가격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삼겹살 1근이나 배추 1포기 가격이 모두 약 1만 원으로 비슷했기 때문.

폭염과 긴 장마, 연이은 태풍 등 올해 유난히 급변하는 날씨 탓에 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추석을 앞두고 밥상 물가가 지난해 보다 최대 두 배까지 껑충 뛴 데다 태풍이 또다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추석 농산물 가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동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배추 1포기는 9천 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1년 전(5천250원)과 비교해서는 2배가량 껑충 뛴 가격이다.

한 달 전만 해도 6천500원이었던 가격이 40%가량 급격히 올랐고, 평년(6천717원)보다도 34%가량 비싸졌다.

반면 지난해 가격과 대체로 비슷한 삼겹살(국산·100g)은 2천 원, 호주산갈비(100g)는 2천680원으로 급등한 채소 값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배추 2포기만 구입해도 2만 원 가까이 되지만, 삼겹살 1근(600g)이 1만2천 원인 것.

더욱이 목살(100g)은 1천960원으로 지난해(2천35원)보다 약 3.6% 떨어졌고, 닭고기(1㎏)는 4천750원으로 지난해(5천200원)보다 약 8.6% 저렴하게 판매됐다.

뿐만 아니다.

파(1㎏)는 3천500원으로 지난달(2천500원)보다 40%, 지난해(2천750원)보다도 30%가량 비싸졌다.

대구시가 지난 7일 전통시장 8곳의 물가를 조사한 결과 시금치(100g) 평균 소매가격은 668원으로 지난주(365원)보다 83.1% 급등했다.

무(1㎏)는 2천113원으로 지난주(1천738원)보다 21.6% 올랐고, 호박(1개)은 1천813원으로 지난주(1천350원)보다 34.3% 뛰었다.

풋고추는 지난주 대비 26.0%, 토마토는 17.1%, 참외 22.6%, 양파 15.4% 등 줄줄이 급등했다.

aT 관계자는 “태풍 피해로 낙과하는 상품이 많고 산지 출하가 지연되고 있어 공급량에 변수가 크다”며 “당분간 태풍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가격 상승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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