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증후군, 1년 이상 지속되기도||솔직한 감정 표현, 슬픔 극복에 도움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본격적으로 입양해 키우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그 때 입양해 키우기 시작했던 어린 강아지들이 이제는 노령견이 됐고, 많은 노령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이미 숨을 거둔 강아지도 있다.



가족과 같이 지내던 반려동물이 목숨을 잃었을 때, 보호자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이 슬픔을 잘 이겨내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지거나 보호자의 일상 생활이 망가지는 경우를 흔히 펫로스 증후군(Petloss syndrom)이라 한다.



반려동물의 사별로 인한 슬픔은 보통 2~3개월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사라지지만, 1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이때 복합 비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악화될 수 있다.



펫로스로 인한 슬픔은 인간과의 사별로 인한 슬픔과 비슷함에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주변의 위로와 지지의 부재는 반려동물 보호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펫로스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러한 표현은 반려동물이 반려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슬픔의 극복에도 도움을 준다.



반려동물과의 좋았던 추억을 상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려동물 사진첩을 만들거나 함께 방문했던 장소들을 찾아가면서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슬픔이나 비애를 줄일 수 있다.



반려동물이 사용했던 유품은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이 죽음에 이르면 우선 유품들을 하나씩 다른 장소로 이동시킨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은 심리적 충격을 완화한다. 그리고 반려인이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유품들을 상자에 넣어 밀봉하거나 땅에 묻거나 태우면 된다.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부터 반려동물이 먼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행복한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힘든 순간도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능동적으로 찾아야 한다.



또 반려동물을 사랑했던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한다.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죽은 반려동물을 배신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도 우리의 행복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펫로스로 인한 슬픔을 건강하게 이겨내고, 펫로스에 대한 슬픔을 사회적으로 공감하고 주변의 사람들이 위로와 지지를 할 수 있는 문화가 빨리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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