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 의원 등 서대구 고속철 역사 기공식서 뜬금없는 신청사 유치전 '눈총'

“튀어야 산다?”

내년 대구경북(TK) 총선을 겨냥한 TK 한국당 의원들의 살아남기 경쟁이 벌써부터 과열 양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 국회가 여야간 격전으로 공전이 잦아지자 너도나도 지역구 관리에 돌입하면서 볼썽 사나운 장면들을 연출, 주변의 눈총을 받는 등 각종 잡음들이 터져나오고 있는 탓이다.

실제 지난 18일 대구시 서구의 청사진을 바꾸는 서대구 고속철도역 기공식 행사에 내빈으로 참석한 지역 한국당 의원들이 행사의 진정성과 관계없이 자신들의 지역구 숙원사업의 당위성만 강조, 참석자들의 강한 비난을 받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서대구 고속철도역 기공식 행사는 3천여명의 시민들과 내외빈이 참석할 정도로 대구산업선과 서대구 역세권 대개발 등의 개발방안에 대한 기대치로 넘친 오랜만에 맛본 대구시의 잔치마당이었다.

하지만 이날 축사에 나선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이 뜬금없이 대구시 신청사의 달서구 유치 당위성을 홍보하는데만 열중하면서 자리를 함께한 내빈들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야유성 비난을 동시에 받은 것.

강 의원의 이같은 홍보성 발언에 뒤이어 달성군 지역구 추경호 의원도 달성군 화원의 대구시 신청사 유치 당위성을 경쟁적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들 두 의원들의 난데없는 대구신청사 유치전으로 이날 자리가 비화돼 지역정가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 신청사 건립추진 공론화위원회가 과열 유치행위에 대한 페널티 적용을 15일부터 한다고 발표한 걸 비웃기라도 하듯 이어진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한 대구시의원은 “대구신청사 문제는 정치적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공론화추진위 일정에 맞춰 진행돼야 한다는게 시민들의 여론”이라며 “이날 행사가 어떤 행사인지 알고 이같은 축사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지역구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튀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 역시 “신청사추진 지자체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의 이런 식의 홍보는 공론위 페널티 사유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아직도 구시대적 정치 행태를 답습하고 있는 걸 보니 지역민 수준을 얕잡아 보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씁쓸해 했다.

지역정가는 강효상 의원 등의 이같은 행보와 관련, 아직 본인 인지도가 약한점을 의식해 지역구 안착을 위한 몸부림이 지역구 행사가 아닌 시 전체 행사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태극기 부대를 이끄는 3선의 대한애국당 대표인 조원진 의원과의 내년 총선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는 강 의원으로선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인지도만 높히면 된다는 의지가 깔려있다는 얘기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단순한 시 행사의 축사 장면이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현역 의원들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며 “인물간 경쟁으로 치닫는 내년 한국당 공천전쟁에 서 다소 지나친 과잉 행보는 되레 자신에게 감점으로 온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한 단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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