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로봇 시대, 어떻게 열리고 있나

▲ 지난해 11월 개막한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에서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인공지능(AI) 로봇팔과 오목게임을 하고 있다.
▲ 지난해 11월 개막한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에서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인공지능(AI) 로봇팔과 오목게임을 하고 있다.
▲ 로봇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개별적 임무를 부여받았다. 실버로봇, 비서로봇, 서빙로봇, 배우로봇, 요리사로봇 등 종류가 다양하다.
▲ 로봇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개별적 임무를 부여받았다. 실버로봇, 비서로봇, 서빙로봇, 배우로봇, 요리사로봇 등 종류가 다양하다.
▲ 일본 소프트뱅크 기업은 2014년 휴머노이드를 표방한 로봇 ‘페퍼’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명령어뿐만 아니라 대면하는 사람의 감정상태도 분석해 그에 맞는 대화를 한다.
▲ 일본 소프트뱅크 기업은 2014년 휴머노이드를 표방한 로봇 ‘페퍼’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명령어뿐만 아니라 대면하는 사람의 감정상태도 분석해 그에 맞는 대화를 한다.
▲ 인천국제공항은 2016년부터 국내 기업들과 로봇서비스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로봇시장 선점을 위한 도약을 꾀하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은 2016년부터 국내 기업들과 로봇서비스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로봇시장 선점을 위한 도약을 꾀하고 있다.
▲ 지능형 로봇의 정체성은 ‘자율’이다. 앞으로 인간의 오감은 물론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초감각적 미세 부분까지도 감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지능형 로봇의 정체성은 ‘자율’이다. 앞으로 인간의 오감은 물론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초감각적 미세 부분까지도 감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로봇이란 표현은 20세기 초 체코의 한 소설에서 ‘로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왔고 그 역사는 길지 않다.
▲ 로봇이란 표현은 20세기 초 체코의 한 소설에서 ‘로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왔고 그 역사는 길지 않다.


로봇 태권V와 마징가Z와의 접전은 유년기의 뜨거운 감자였다. 아무래도 한·일 대전이라는 명분이 컸으리라.1980~1990년대 애니메이션의 화두는 ‘로봇’이었다. 거기에는 ‘공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로봇이란 그저 상상의 산물이었다. 오죽했음 국회의사당 돔이 태권V의 비밀기지일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루머가 생성됐을까.

인위적 조작이 아닌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봇은 인류의 염원이었다. 로봇의 어원은 체코어 ‘로보타’에 근거한다. 워크, ‘일한다’라는 뜻이다.

로봇의 아이덴티티는 그 어원에서 유추되듯 사람의 일을 대체한다는 의미로 정의된다. 산업의 범주로 한정지어온 로봇의 기능은 시나브로 발전을 거듭했다. 단순 서비스를 넘어 ‘두뇌’를 탑재한 ‘지능형 로봇’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로봇은 3대 요소를 내포한다. 첨단 기술을 실현시켜 줄 인공지능이 탑재돼 있고 각종 기능을 영위할 센서, 센서에 의해 다양한 움직임을 조작할 작동체가 바로 그것이다. 한 마디로 ‘인공 피조물’의 성격을 띤다.

로봇은 더 이상 이질감의 대상이 아니다. 되레 신변잡기를 내포한다. 센서와 인공지능의 업그레이드에 따라 로봇은 또 다른 메리트를 인간에게 선사한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로봇화’라고 하는데, 그 중심에는 로봇의 ‘능동화’가 자리한다. 말 그대로 지능을 가진 로봇이 인위가 아닌 로봇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로봇화는 무인화·스마트화의 또 다른 벨류다.

로봇의 출현이 공상으로 치부했던 어린 시절의 편린은 이제 추억이다. 로봇은 그 운용 방식에 따라 우리 삶에 공헌할 수 있는 동반자이자 벗이다.



◆소설에서 처음 나온 ‘로봇’

로봇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세기 초 체코의 한 소설에서 ‘로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왔다. 과업을 위한 로봇은 19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개발, 산업 전반으로 출현했으며 1970년대 말쯤이 돼서야 컴퓨터로 제어되는 오늘날 로봇의 형태가 갖춰졌다. 1990년대 로봇 산업 간 일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997년 계단을 오르내리는 최초의 인간형 로봇과 1999년 실버세대를 강타한 애완로봇 역시 일본의 기술력으로 탄생했다.

2000년대 들어서 미국에서는 로봇의 지능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공상 과학에서나 접해왔던 우주환경에서의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린 시기였다. 2003년 미국NASA는 ‘스프릿’이라는 이름의 로봇을 화성으로 보냈으며,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분야 간 수술전문 로봇 ‘다빈치’가 개발됨으로써 인공지능적 초고도화 로봇이 출현했다.

우리나라에선 1970년대 후반 현대자동차 공장에 용접로봇이 도입된 후로 로봇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이후 2008년 ‘지능형로봇 특별법’ 제정을 시작으로, 소용돌이치는 AI 로봇시장에 첫 발걸음을 뗐다.

이처럼 로봇산업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짧고 굵은 로봇역사에 기인해 볼 때 응당 고무적 성과다. 과거 산업용으로 대변되던 ‘과업형 로봇’은 기존 머신과의 차별성을 두지 못한 채 그 벨류를 잃어가고 대신 친교의 모토로 감성을 담뿍 담은 ‘지능형 로봇’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최초의 애완용 로봇인 소니 사의 ‘아이보’다. 허한 마음 달랠 길 없는 현대인의 고독을 예리하게 파고든 수작이라고 일컬어진다. 인간의 우울함을 상쇄하고 싶으나 막상 애완동물을 키울 여건이 되지 못한 이들에게 아이보는 최고의 대체물이었다. ‘인간과 로봇의 상생’이라는 모토로 출발한 아이보는 감성을 담은 지능형 로봇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능형 로봇의 정체성 ‘자율’

그렇다면 지능형 로봇의 기능은 어떤 원리로 발현될까. 주요기술부터 짚어본다면 그 이해가 빨라질 수 있다.

지능형 로봇의 기술은 크게 센싱과 프로세싱, 액팅 기술로 나뉜다. 센싱은 로봇이 음성과 장소, 각종 환경을 감지한 정보를 습득하는 기술이다. 프로세싱은 습득을 통해 학습된 인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상대의 명령어 등을 수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액팅은 용어 그대로 수용된 프로그램을 실제 행동으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지능형 로봇의 정체성은 무엇보다 ‘자율’이다. 자율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인간의 오감(시·청·촉·후·미각)이 로봇에도 투영돼야 한다. 사실 로봇은 발전 궤적에 따라 자칫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초감각적 미세 부분까지도 감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의 대표적 센서로는 터치, 거리, 마이크, 카메라로 대표된다. 충돌 센서의 대표적 기능이 바로 로봇 청소기다. 후각 센서는 가스의 미세한 흐름을 감지해주는 가스 누출기가 대표성을 가진다. 이밖에도 로봇 스스로 움직임을 제어, 또는 확인할 수 있는 가속도 센서와 주위 온도에 따라 이벤트를 달리하는 온도 센서 등 센서의 기능에 따라 로봇의 역할은 무한대로 확산될 수 있다.



◆활용범위는 전 방위적

지능형 로봇의 활용범위는 가히 전 방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제조, 유통, 서비스, 의료 등 거의 모든 산업군을 망라, 로봇의 가치가 한층 더 제고되는 시점이다.

과거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던 로봇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고정밀도 제품 생산을 위해 보다 심도 있는 작업까지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시나브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로봇 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고무적이다.

우선 제조업 현장에서의 로봇활용은 그 확장세를 날로 드높이고 있다. 과거 조립, 이송 등의 단순·반복 작업을 몇 단계 뛰어넘어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이른바 ‘코봇’ 활용이 폭증하고 있다. ‘협동로봇’의 함의를 품고 있는 코봇. 코봇은 ‘사람과 기계의 융합’이라는 모토로 산업용 로봇의 절반금액이자 무게 또한 가벼워 가성비와 이동에 용이하다.

코봇은 2005년 EU의 ‘중소기업 자동화 지원 정책’으로 첫선을 보였는데 코봇의 등장으로 최신 자동화 기술의 전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항공사에도 지능형 로봇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일본의 하네다공항은 2016년부터 보안검색대에 사람이 아닌 로봇 ‘나오’를 배치, 승객들을 대상으로 날씨 및 이착륙, 도시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에서는 2015년 ‘스펜서’라는 이름의 로봇을 활용, 승객의 보딩 패스를 스캔한 후 탑승구에 이르기까지 서브하는 안내 서비스를 펼쳤다.

우리나라 역시 항공사 간 지능형 로봇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2016년부터 LG전자, 미니로봇, 원익로보틱스, YSTT 등과 로봇서비스 관련 업무협약(MOU)를 체결함으로써 급변하는 로봇시장 선점을 위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세계 시장은 연 15% 성장해

로봇에 대한 전망을 논하는 것이 상전벽해라 일갈하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다. 그만큼 로봇은 고찰의 대상이 아닌 괴리 적 아이덴티티를 품어왔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26만여 대에 이른다. 올해는 그 두 배에 달할 42만여 대로 전망된다. 산업용 로봇의 보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으로써 ICT가 오롯이 융합된 초연결 기술이 로봇에 적용, 기존 산업용 로봇에서 지능형 로봇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전 세계 지능형 로봇의 시장은 연평균 15%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능형 로봇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것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쉽게 말해서 지능형 로봇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모토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로봇 전문가들 역시 지능형 로봇을 두고 “산업과의 연계성이 극대화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능형 로봇의 근간이 전자와 전기, 소프트웨어 기술이라는 초절정에 달하는 융합기술이 영위돼야 하기 때문. 아울러 고령화 추세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인한 문화생활이 대두됨에 따라 오는 2020년에는 서비스용 로봇이 전 세계 로봇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로봇의 근간은 ‘창의’

로봇의 근간은 창의다. 창의의 발로는 인간이자, 바로 그 인간이 탄생시킨 지능형 로봇의 판단능력 또한 무궁무진하다.

지능형 로봇의 청사진만을 주창하기에 앞서 인공지능의 궤적부터 수용해야 함이 마땅하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은 채 지능형 로봇의 고찰을 운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영원히 풀리지 않을 난제 ‘어떻게 잘 살아가는가‘의 가장 광범위한 범주가 바로 인공지능이자 지능형 로봇이기 때문이다. 병렬적 방식의 융합을 한 차원 뛰어넘는 ‘범학문적 접근’이 절실할 때이다.

인공지능이 주체가 될 미래 문명은 과연 유토피아로 꽃을 피울 것인가, 아님 디스토피아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현재로서의 해답은 분명 모호하다. 단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의 시작은 인간이라는 것, 이는 곧 인간과의 공존을 의미한다는 방증이다. 경계하되 머물지 말고 발전시키되 새로운 성, 신 인간의 다양성을 로봇으로부터 기대해볼 필요가 충분함을 간과하지 말자.



글·사진=군월드 IT 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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