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보름 정도 앞두고 대구경북(TK)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의 ‘배박’(배신한 박근혜 세력) 논란 때문이다.

친박(친박근혜)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TK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었던 만큼 향후 TK 표심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과 꾸준히 접촉해온 유영하 변호사는 최근 TV조선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 전 총리를 겨냥해 “수차례에 걸쳐 교도소 측에 박 전 대통령의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를 해달라고 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과 당 일각에선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는 지난 8~9일 대구시청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어려움을 당하신 것을 보고 최대한 잘 도와드리자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그가 근거로 든 것은 탄핵 국면에서의 특검 수사다. 황 전 총리는 “특검에서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었지만 불허했다”고 강조했다. “지금 얘기하는 그런 문제보다 훨씬 큰일들을 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논란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법무장관과 총리를 역임한 데 이어 탄핵국면에선 대통령권한대행까지 지낸 황 전 총리가 그간 이른바 친박 마케팅으로 지지율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TK 지역 당심과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대구지역 한 당원은 “박 전 대통령은 황 전 총리가 친박 후보로 불리는데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라며 “이번 유 변호사 발언 때문에 황 전 총리를 도우려던 일부 친박 인사들이 망설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논란이 표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지역평론가는 “전대가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이미 한국당 내 황 전 총리 쪽으로 줄을 선 당원들이 많다”며 “실망은 했겠지만 이번 논란으로 판도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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