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고·수성고·매천고 참여
“소묘·수채화 등 69점 전시
“학부모, 교육 만족도 높이고

▲ 지난 4일 대구학생문화센터 e-갤러리에서 대구제일고, 수성고, 매천고 등 미술중점학교 학생 69명의 ‘작품전’이 열렸다. 사진은 이날 오픈식에서 우동기 교육감이 수성고 학생들과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를 패러디한 작품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br />
대구시교육청 제공
▲ 지난 4일 대구학생문화센터 e-갤러리에서 대구제일고, 수성고, 매천고 등 미술중점학교 학생 69명의 ‘작품전’이 열렸다. 사진은 이날 오픈식에서 우동기 교육감이 수성고 학생들과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를 패러디한 작품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 4일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대구학생문화센터 e-갤러리에서 미술집중진로과정 미술중점학교 ‘학생작품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대구지역의 미술중점학교로 지정된 제일고, 수성고, 매천고 등 3개교의 연합 작품전이다. 소묘, 유화, 수채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선보인 작품들에는 학생들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다.
“한 붓, 한 붓 정성 들여 그린 그림이지만, 미숙한 점이 많고 잘못된 점도 많습니다. 저희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격려와 따뜻한 눈길로 어루만져 주세요. 또 미술에 꿈을 가진 저희 미술중점학교 학생들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와 박수 부탁드립니다”
지난 4일 오후 5시40분 대구학생문화센터 e-갤러리. 교복 차림의 학생들 사이에서 꽃다발을 든 중년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자녀의 전시회를 보러 온 학부모들이었다. 이들은 오픈식 내내 설레는 표정이었다. 이날 전시회를 찾은 매천고 2학년 한혜원(18)양의 어머니 전태숙(47)씨는 “미술중점학교에 보내고 불안한 마음이 컸는데 딸이 학교생활을 만족스러워 하니까 안심이 된다”며 “학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미술의 기초도 설명해주고 전시회도 열어준다고 해서 학부모 입장에서는 흡족하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예술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학생들은 지난 1년 동안 실기시간에 그려둔 그림 중 한 개의 작품을 골라 전시했다. 전시를 위해 별도로 작품을 준비하지 않은 건 1년간의 성장을 학생들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시장에는 미술중점학교 3곳의 학생 69명의 작품과 실기시간의 연습작도 내걸렸다.
작품에는 학생들이 그동안 배우고 익힌 솜씨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를 정밀묘사한 작품에서부터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으로 화려한 자동차를 표현한 작품, 노르웨이의 예술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를 트릭아트로 나타낸 작품 등 학생들의 상상력이 담겨 있었다. 수성고 1학년 김세아, 이수현, 금민정, 김희지(17)양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착시현상을 통해 ‘트릭아트’로 표현해 주목을 받았다.
교사들은 미술 전공 학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감을 얻어서 좋다는 반응이다. 대구제일고 김경옥 교사는 “인문, 자연계열 학생들은 시험을 통해 그동안의 노력을 확인하지만, 예체능 계열 학생들은 다르다. 전시를 통해 자신의 수준과 성장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학생들에게도 의미가 깊다. 대구제일고 2학년 이채영(18)양은 “비용과 장소 등을 생각할 때 학생들이 전시회를 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번 전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이혜정 장학사는 “이번 전시회는 ‘미술집중진로과정 미술중점학교’의 결과물이다. 미술중점학교가 공교육에서 예술 분야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바꾸고 있다”며 “미술집중진로과정을 통해 학원을 찾는 아이들이 줄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고 전했다.
한편 미술집중진로과정 미술중점학교는 대구제일고, 매천고, 수성고 등 3곳이다. 대구제일고는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요청으로 대구에서는 일반계 고등학교 중 유일하게 미술중점과정을 편성, 운영해왔으며, 매천고와 수성고는 지난해 지정됐다.
손선우 기자 s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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