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in-척추관 협착증의 증상과 치료법
▲ 건강in-척추관 협착증의 증상과 치료법


50대 가정주부인 김모씨는 3년전부터 집안일을 할 때마다 허리가 뻐근하게 아팠지만 물리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으면 며칠 지나서 언제 아팠냐는 듯 괜찮아지곤 했다. 그런데 3개월 전부터는 무리한 일을 안 했는데도 오른쪽 엉덩이부터 발목까지 걸을 때 저리고 당기는 듯한 통증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허리를 구부리고 잠깐 쉬었다가 가야하는 증상이 생겼다. 이번에는 물리치료를 받아도 별 차도가 없어서 한 척추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해본 결과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앞이 캄캄했다. 척추관 협착증은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때문에 김씨는 밤잠을 설쳐야 했다. 특히 이런 경우 환자들은 통증 못지않게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긴장하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의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척추뼈 안에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있는데, 디스크나 노화로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뼈가 자라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긴다. 걸을 때나 허리를 펼 때 엉덩이와 다리를 따라 통증이 내려가며,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으면 눌렸던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50대 이상의 환자에게 많이 생기며, 대표적인 허리 질환인 디스크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스크 환자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을 호소하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덜해지는 것이 특징이며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는 별다른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환자는 척추관 협착증과 허리디스크가 동반돼 있는 경우도 많아서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보다는 X-ray, 적외선 체열검사, MRI 등의 정밀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하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척추의 좁아진 부위를 절개하고 금속기구를 고정해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는 수술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 부위가 넓어서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통증으로 오랫동안 고통받는 환자도 있다. 또 하나는 직경 1mm의 초소형 특수 카테터(관 모양의 기구)를 이용해 협착이 있는 부위에 직접 치료제를 주입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이다. 국소마취를 통해 꼬리뼈 쪽으로 카테터를 삽입하며 협착이 있는 부위에서 눌려 있는 신경 주위의 유착을 때어낸다. 여기에다 유착을 녹이는 약물을 이용해 화학적으로 2차 박리시술을 한 뒤 신경 염증과 부종을 치료하는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국소마취로 시행하기 때문에 노인이나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 시술 시 통증이 거의 없으며, 흉터나 출혈도 없고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심한 척추관 협착증으로 다리마비, 대소변 조절장애가 있는 경우, 6개월 간의 치료에도 조절되지 않는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증상을 피하는 것은 어렵지만 평소 관리나 치료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 평소 관리하는 방법은 무거운 것을 들거나 오랜 시간 쪼그려 앉는 자세 등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하루 30~40분 정도의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해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꾸준히 평소에 관리하면서 약해진 인대에 삼투압이 높은 약물을 투여해 인대를 강화시켜 주는 인대강화 주사요법도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인대강화 주사요법은 컴퓨터 영상장치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찾아서 주사하게 되며, 주사 후 2~3일 간의 약간 뻐근한 통증 이외에는 거의 부작용이 없는 시술이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도움말=척통증의학과 양세호 원장



사진설명-척통증의학과 양세호 원장이 척추협착증 환자에게 비수술적 치료법인 경막외 신경성형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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