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프로구단 감독들은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명승부를 펼친다. 물론 지역주의가 온전히 긍정적이지 못하지만 지역 도시 연고제를 표방하고 있는 프로스포츠에서는 구단간, 감독간 순수한 경쟁의식을 부추겨 경기력 향상에도 일조하고 지역의 자긍심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지난 2005년 이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지휘봉을 잡은 선동열 감독과 2007년 대구FC 구단을 책임지고 있는 변병주 감독을 만나 그들의 지역사랑에 대한 솔직한 얘기들을 들어봤다.











◇대구FC 변병주 감독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프로축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겠습니다.”





지난 2007년 당시 청구고 감독이었던 변병주 감독이 대구FC 사령탑을 맡은 후 취임 일성이었다. 현재 대구FC는 최하위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경기력 향상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변 감독은 “올해 많은 선수들이 이적하면서 새로운 선수들과 전체적인 균형의 틀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지금 현역선수들의 정신력이 과거 우리가 선수하던 시절과는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현역선수들의 축구수준은 세계 축구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예전보다는 높은 축구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경기력 향상에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축구 열기는 결국 성적과 비례하는 부분으로 작년에 이근호같은 스타가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 스타플레이의 부재로 지역민의 축구열기가 과거보다는 못하다”며 “향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변 감독은 지역 축구열기 활성화 방안과 관련, “모든 스포츠는 관객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재미있는 축구, 행복한 축구라는 것을 관중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도록 팀 스스로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단 식당에서 먹는 된장찌개를 좋아한다는 변 감독은 대구 청구고와 연세대를 거쳐 오랜기간 국가대표를 지냈으며 1983년 대우로얄즈, 현대호랑이 프로축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프로통산 131경기 출전해 28골 16도움을 기록했다. 선수 시절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돌파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선수 은퇴 후에는 스포츠조선 해설위원을 지냈고 인천제철 여자축구단 감독, 용인대 감독, 19세 아시아학생선수권대회 감독을 맡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





“대구는 저에게 제2의 고향입니다. 처음에는 쉽게 다가가기가 힘든 느낌이 들었지만 한 번 친해지면 속 깊고 의리가 넘치는 분들이 많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을 맡기 전 삼성에서 수석코치 1년을 포함, 올해로 6년째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는 선동열 감독은 대구∙경북에 대해 “무척 편안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선 감독은 광주일고 출신으로 해태 현역시절 ‘무등산 폭격기’로 불릴 정도로 명성을 떨쳤고 ‘해태의 적자’로 평가받았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대구 사람이 다 됐다. 매운 양념이 많이 들어간 지역 음식들도 이제는 거의 다 즐기는 편이다. “얼마 전에는 매운 떡볶이도 먹어봤는데 맛이 아주 좋더라고요.”





선 감독은 대구시민들의 야구 열기에 대해 “선수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대구 팬들의 열기는 무척 뜨겁다”면서 “응원도 열정적이고 실수를 한 부분에 대해서도 질책보다는 격려를 많이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야구장을 찾는 지역민의 발길이 과거보다 줄어든데 대해 “감히 말씀드리면 2000년대 들어 우승을 3번이나 했으니 4강에 만족 못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고 그런 이유 등등으로 팬들의 눈높이가 많이 올라간 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세대교체를 통해 팀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 더욱 공격적인 야구를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5년간 지휘봉을 잡은 터라 선 감독 야구스타일에 젖어있는 팬들에게 실수를 두려워 않는 ‘적극적 플레이’로 보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선 감독은 대구의 새 야구장 건설과 관련해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대구시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며 “대구 야구 환경에 걸맞은 결과가 빨리 도출됐으면 한다”고 했다.





강승탁기자 kangst@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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