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8일 포항에 본격적인 컨테이너 화물 수송 시대가 열린다.





지난 1992년 포항 영일만항 개발계획이 수립된 지 17년, 2005년 8월 착공한 지 4년 만이다.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에는 국비 1천348억원과 민간자본 1천968억원 등 총 3천316억원이 투입됐다.





2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선박 4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길이 1천m의 접안시설과 60만㎡의 항만배후 부지로 조성됐다.





4개 선석 가운데 2개 선석은 컨테이너부두로, 나머지 2개 선석은 일반 잡화부두로 가동된다. 이들 선석은 적정 물동량이 확보되는 오는 2014년께 모두 컨테이너부두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곳 부두는 일반 컨테이너 부두에는 없는 냉동컨테이너 전용 적재시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개를 한꺼번에 하역할 수 있는 트윈 스프레더 등 첨단 항만하역시스템을 자랑한다.





특히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드나들기 쉽도록 평균 12m 이상의 깊은 수심을 확보하고 있으며, 야적장의 최대 장치능력은 3만5천TEU에 달한다.





포항자유무역지역 지원항만 및 동남권 거점항만 개발을 목표로 시공된 컨테이너부두는 민간투자회사인 포항영일신항만(주)이 운영하며 연간 50여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계획이다.





권준영 포항지방해양항만청장은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의 개장은 포항을 국내 물류중심 도시에서 나아가 환동해 경제권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며 “컨테이너 부두가 활발히 운영되도록 포트세일즈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쪯 환동해경제권 중심도시 포항





포항은 대구∙경북지역 유일의 컨테이너부두인 영일만항 ‘컨’부두 조성으로 환동해권 종합물류 거점 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대 경쟁력은 물류비용 절감에 따른 높은 경제성이다.





대구~부산(130㎞), 구미~부산(170㎞) 도로를 이용해 부산항으로 가는 현재 물류수송에 비해 포항~대구(85㎞), 포항~구미(120㎞)는 거리 면에서 크게 단축돼 물류비용 절감 측면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부산항과 비교해 극동 러시아와는 110㎞, 서일본 지역과는 70㎞ 이상 항해가 단축되는 이점도 있다.





육로의 경우 영일만항과 연계된 동해 중부선(포항~삼척)과 동해 남부선(포항~울산) 철도가 개통되면 TSR(시베리아 횡단철도)과 TCR(중국횡단 철도)과 연결될 수 있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물동량 수송이 가능하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난 4월 화물유치 지원 조례를 제정, 오는 2013년까지 총 220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물동량 유치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 부두 일대가 지난해 12월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개항 후 1천600여명의 일자리 창출과 1천583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65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컨테이너부두 개장식은 포항시 승격 60주년 기념행사와 연계해 정부 주요인사, 국내외 해운항만 관계자, 주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다.











쪯 최대, 최고의 포항 영일만항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는 지역 내 해양 관련 건설공사 규모나 비용 면에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4년간의 컨테이너부두 공사 기간동안 포항시 북구 용한리 현장에는 엄청난 규모의 건설 자재들이 반입됐다.





우선 바다를 메우는 데 들어간 매립토가 676만 6천188㎥, 쇄석기층이 22만 6천932㎥ 사용됐다. 이 작업에만 약 2년4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또 철근이 1만 4천741t, 레미콘이 12만9천382㎥, 컨테이너부두 포장공사에 들어간 아스콘은 18만5천155t이 들어갔다.





공사에 사용된 자재가 많은 만큼 자재를 운반하는 장비도 많이 사용됐다.





컨테이너부두 공사의 핵심 공정인 안벽축조용 케이슨(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상자) 설치에 들어간 2천t급 해상크레인만 25대가 사용됐다.





또 육상 크레인 1천480대, 크레인 바지선 40대, 펌프카 425대, 포장장비 715대, 진동롤러와 불도저는 2천675대와 1천903대가 각각 쓰였다.





특히 매립토와 쇄석기층을 현장으로 운반하는 데 들어간 덤프트럭은 무려 3만3천646대, 포크레인은 7천762대가 사용됐으며, 기타 장비만 해도 3천547대가 이용됐다.





이와 함께 건설 자재와 장비를 다루는 인원도 많이 동원됐다.





‘컨’ 부두 건설 기간동안 중기운전사만 5만3천146명, 현장직원 3만9천169명, 보통 인부 1만 4천209명이 동원됐다.





또 형틀목공 1만8천438명, 철근공 1만3천295명, 작업반장 6천231명, 콘크리트공 1천366명이 투입됐다.





이밖에 기타 인부가 3만 1천411명이 동원되는 등 공사 기간동안 고용창출 효과가 연인원 18만여 명에 이른다.





포항=김웅희기자 kwh@idaegu.com











#박종주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현장소장





국내 첫 이암 매립 건설 자부심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직원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장인의 심정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박종주(53)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건설 현장소장은 4년 전 착공 당시를 떠올리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이같이 말했다.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는 건설은 처음부터 ‘최악의 건설 환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싸움이었다.





설계상 매립토가 일명 ‘떡돌’이라는 이암성분의 불량토라는 점과 부두 진입로가 주택가에 위치해 민원이 많다는 점, 공사기간이 48개월로 짧다는 점 등 공사 환경이 최악이었다.





그는 우선 매립토 전체 물량 680여만㎥ 가운데 영일만항 인근 배후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나오는 사토 480여만㎥를 설계대로 사용했다.





하지만 나머지 200여만㎥는 본사를 설득해 포항 기계면과 경주, 영천 등지에서 양질토를 따로 구입, 에이프런(부두내 하역작업 공간)과 부두 진입로 등의 조성에 썼다.





운반거리 단축에 따른 예산 절감 및 매립공사의 부실 예방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이를 두고 한국지반공학회에서는 “이암을 매립해 항만을 건설한 국내 첫 사례다”며 박 소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박 소장은 또한 매립토 운반 과정에서 대형 차량 운행에 따른 먼지와 소음, 교통사고 우려로 마을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인근 초등학교 교실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 동네 제사 때 각종 제수용품을 지원해 주민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또 소형 버스를 구입해 학생들의 통학과 마을 어르신들의 보건소 출입을 도와 행여 일어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사전에 방지했다.





공기 단축을 위해서는 육상에서 제작된 케이슨을 예인선을 이용해 바다로 인양한 다음 거치시키는 기존의 공법 대신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육지에서 바다로 옮겨 직접 거치시키는 공법을 택해 케이슨간 법정 허용치 간격을 100㎜에서 70㎜로 단축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박 소장은 “공사기간 동안 무더위와 혹독한 추위, 거친 바다와 싸우면서 고생한 동료 및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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