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방범강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부터 대구도심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차량화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7일 새벽시간대 3건의 차량화재가 또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 연쇄 차량방화 사건은 지난해 12월 5일 새벽 대구시 동구 신암동 주택가 골목길에 주차돼 있던 장모(39)씨의 화물차량 적재함에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시작으로 6일과 7일, 11일, 14일, 15일, 17일, 20일, 24일, 26일까지 수성구와 동구지역 주택가 골목길을 중심으로 하루 1-3건씩 발생했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17일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주택가에서 발생한 2건의 방화사건에서는 화염병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정신이상자나 사회불만자의 소행으로 보고 방화범 전담수사반을 편성, 하루 수백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주택가를 중심으로 방범강화를 실시했다.

그러나 범인은 경찰의 경비근무시간대를 피하거나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한 지역을 대상으로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지능적인 범행을 저질렀으며 경찰의 방범강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올해 들어서만 1월 1일, 21, 26, 2월 3일, 7일 서구와 동구, 북구 등으로 옮아가며 불을 지르고 있다.

또 방화범은 일회용 라이터를 이용하거나 화염병이나 유류를 이용하는 등 상황에 따라 여러형태의 차량방화를 지르고 있어 경찰의 수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경찰의 방범강화에도 불구하고 차량방화가 끊이지 않자 대구지역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일부 주택가 주민들은 골목길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방화범을 감시하는가 하면 많은 비용을 부담해가면서 공용주차장에 주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구시 동구 효목동 최모(45)씨는 “인근 주택가에서 차량 화재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밤마다 잠을 자기가 무섭다”며 “주민들의 불안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방화범이 하루빨리 검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범이 “ 방화범이 지난해 여러차례의 차량화재를 저지른 이후 모방범죄까지 발생하면서 경찰의 수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며 “방화사건의 특성상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임 호 기자 tiger35@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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