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마다 노래자랑 프로가 있다. 그만큼 인기가 높기 때문에 다른 프로는 개편을 해도 노래자랑프로는 장수한다. 노래자랑은 여러 후보들을 경쟁시켜 등수를 매기는데 출연한 사람이 1등을 하기 전과 한 다음의 노래는 전혀 다르다.

1등한 다음 월등히 여유를 보이며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것이다. 경쟁을 할 때는 이겨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승리를 한 다음에는 자신감이 생기고 당당해져 기본실력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윷놀이를 할 때도 그렇다. 큰소리로 도다 모다를 외치는 사람과 조용히 윷을 던지는 사람의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된다. 기가 사느냐 아니냐는 어려서부터 결정된다.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 아니면 왕따를 당한 아이는 사회에 나와서도 비실거린다. 모두가 두렵기 때문이다.

"남들은 다 잘하는데 너는 왜 이 모양이냐. 내가 너에게 밥을 안 먹였니 옷을 안 해주었니 그렇다고 용돈을 안 주었니."

바로 이런 얘기가 기를 죽인다. 모 방송사임원을 했던 시인 L씨는 어려서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차력사가 방송에 출연하여 사과를 주먹에 넣고 힘을 주니 주스가 되는 것을 보고 찾아가서 한 수를 배웠다.

"손가락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면 엄청난 힘이 생겨난다."

그는 틈만 있으면 손가락운동을 했는데 3년이 되자 주스를 짜게 되었고 아무리 천하장사도 그의 손에 잡히면 꼼짝 못하고 당했다. 이때부터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는데 그 다음부터 원하는 것을 모두 성취할 정도가 되었다. 자신을 극복하면 기가 살고 기가 살면 운도 산다. 그래서 기운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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