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평생의 한을 풀게 되었습니다.” 윤한수(68∙대구 달서구 대곡동)씨는 지난 50년 대구 계성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18세의 어린 나이에 학도병으로 참가해 졸업장을 받지 못했으나 50년이 지난 오늘에야 모교에서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윤씨는 “그 동안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공직생활을 하면서 불이익도 많이 당했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계성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50년 학도병으로 자원 입대한 윤씨는 그해 11월 평북 ‘박천 40 인민학교’에서 중공군과의 전투중 사고로 우측 반신 마비를 당했다. 윤씨는 이 사고로 현재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윤씨 이외 재학중 6∙25전쟁 때 학업을 중단하고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참전유공자 6명도 반세기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돼 졸업을 하지 못한 평생의 한을 풀게 됐다.

지난 1950년 대구중학교 4학년 재학 중인 17세의 어린 나이로 전쟁에 참전, 학업을 중단했던 최영기(70∙대구 남구)씨를 비롯해 영남고 김만택(73∙대구 수성구)∙정판권(71∙대구 서구)∙박동수(75∙청도군 청도읍)씨, 계성고 윤한수(72∙대구 중구)∙구미 오상고 김홍묵(71∙구미시 도개면)씨 등 모두 7명이 백발이 희끗희끗한 나이로 오는 12일과 13일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12일 오전 계성고에서 명예졸업장을 받게 되는 학도병중에는 이름이 같은 사람이 두명이다. 두명의 윤한수씨는 이름이 같은데다 50년 육군에 입대, 54년 하사 제대한 점까지 닮아 이들의 감회는 새롭다.

대구 달서구에 살고 있는 윤한수씨는 “18세에 학도병에 지원한 것이 벌써 반세기가 훨씬 지난 53년만에 졸업장을 받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번에 졸업장을 받는 분 중에 저와 이름이 똑같은 분이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랬다”며 그 당시가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학업을 중단하고 조국수호에 앞장선 학도병들에게 졸업장 찾아주기 사업을 한 대구지방보훈청은 현재까지 대구∙경북 지역 20개교에서 179명에게 졸업장을 찾아줬다.

박종률기자 parkj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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