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3년 발굴된 신라시대의 대표적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인 경주 천마총 출토품 가운데 마구류(馬具類)에 쓰인 가죽띠 유물이 있음이 발굴 30년만에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유적조사실 이은석 연구원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보관돼 있는 천마총 잔존유물을 확인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금관 등 수만 점에 달하는 천마총 출토품의 대부분은 국립경주박물관에 이관된 상태지만 시료 일부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보관돼 있다.

최근까지 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이 연구원은 천마총에서 확인한 가죽띠 발견 성과를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연간 학술기관지인 ‘문화재’ 제35호에 기고한‘계(繫)에 관한 소고(小考)’라는 논문을 통해 공개했다.

계(繫)란 재갈, 안장 등을 말에 장착하기 위해 사용된 가죽 등으로 된 끈을 통칭하는 용어로, 재갈을 고정하기 위한 굴레, 가슴 쪽으로 고정한 가슴걸이(고들개),엉덩이 쪽으로 돌린 후걸이(밀치) 등 세 끈은 특히 삼계(三繫)라고 한다.

이같은 고대 가죽띠 유물은 신라는 물론이고, 고구려나 백제지역에서도 확인된 바 없어 고대 마구류 연구의 귀중한 실물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천마총 가죽끈은 혁대 몸체에 부착하는 종 모양 드림장식물인 운주(雲珠), 버클에 해당하는 교구와 일괄 출토된 점으로 보아 후걸이 부분에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 연구원은 추정했다.

현존 가죽끈은 길이 8.4㎝, 너비 2.9㎝, 두께 0.25-0.5㎝로 갈색이며 한쪽 끝부분은 뒤틀려 꼬여 있고, 부분적으로 견직물이 부착돼 있다.

이 가죽끈은 먼저 너비 6.2㎝, 두께 0.2~0.3㎝ 가량 되는 통가죽을 길게 재단한다음 양쪽으로 반으로 접어 너비 약 2.5㎝ 안팎으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접혀 만난부분은 외실을 사용해 홑치기형으로 바느질을 해서 완성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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