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식중독 `숨기기 급급`

발행일 2003-02-06 19:44:4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포항공대 학생 수십명이 식중독에 걸려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대학측이 이 사실을 숨겨 왔으며, 포항시 남구보건소 역시 뒤늦게 역학조사에 나서 말썽이 되고 있다. 포항공대생 수십명은 지난달 24일 공대기숙사에서 점심을 먹고 복통, 설사 등을 호소하며 인근 성모병원 응급실 등 3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가 난지 4일만에 한 개인병원에서 보건소로 연락을 해 지난달 28일에야 포항시 남구보건소가 역학조사에 나섰으나, 계절학기 수강생인 학생들이 귀가해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사고 당일 점심식단표를 참조하면 생굴무침이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만 내놓았다.

특히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대학측의 늑장대처에 크게 분개하고 있다.

대학측은 사고 13일만인 6일에서야 “보건소에서 역학조사 중”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생 수십명이 복통, 설사 등으로 종합병원 응급실로 몰려가는 등 집단적인 식중독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학측이 조사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일”이라면서 “보건소 역시 늑장 대처로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들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학부모와 치료를 받은 학생들은 사고직후 대학측에 전화와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항의했으나, 대학측이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더욱 분개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뒤늦게 연락을 받아 늑장대처를 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대부분 치료를 받고 귀가해 원인을 밝힐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포항=송종욱기자 s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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