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혈액검사로 장차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를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타대학의 리처드 코우손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염색체의 말단부인 종말체(終末體)의 길이가 수명을 예고하는 지표가 되며 종말체의 길이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코우손 박사는 사람이 일단 60세까지 살았을 때 이 종말체의 길이를 보면 앞으로 15년 이상을 더 살 수 있을지의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의 종말체는 짧아진다. 나중에 종말체의 길이가 아주 짧아지게 되면 세포의 분열이 중지되며 세포가 분열하지 못하면 결국 신체조직이 재활성화되지 못해 노화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코우손 박사는 60세가 넘었던 시기인 1982-84년 사이에 헌혈했던 143명의 보관된 혈액샘플을 검사, 종말체의 길이를 측정하고 이들 중 2002년 중반까지 세상을 떠난 101명의 사망기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종말체 길이가 상위 50%인 사람이 하위 50%인 사람들에 비해 평균 수명이 5년 더 길었다. 종말체가 짧은 사람들은 긴 사람에 비해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3배, 전염병(거의 다 폐렴)으로 죽을 위험이 8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종말체가 짧아지는 것이 기본적인 노화의 과정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며 이 가설이 확실할 경우 종말체의 길이를 유지시킬 수 있는 의학적인 방법을 개발해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코우손 박사는 말했다.

코우손 박사는 혈액세포의 종말체가 짧은 사람은 다른 조직 세포의 종말체도 짧아 다른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