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국이 온통 쯔쯔가무시병 비상이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에만 발생한 쯔쯔가무시병 환자가 500명을 넘어섰다는 보도이다. 본격적인 가을 수확철과 단풍 행락철을 맞아 농민들과 시민들의 야외 나들이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가을 풍토병이다. 11월에는 이 같은 가을 풍토병이 더욱 번질 전망이어서 야외에 나갈 때 각별한 유의가 요망된다.

가을철에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풍토병이 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 및 쯔쯔가무시병이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시민들이 추수나 가을 나들이 등으로 야외에 나갈 기회가 많아지면서 오몀된 물이나 풀밭 등에서 전염되는 풍토병들이다. 모두가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들인 만큼 가을 나들이에 나서는 도시인들이나 추수하는 농민들이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공식적인 병명이 신증후근성 출혈열인 유행성출혈열은 전국적으로 매년 수백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치사율이 7%에 이르는 위험한 질병이다. 등줄쥐의 배설물이 건조되어 날리면서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된다. 유행성출혈열의 경우 예방접종 백신은 있으나 효능에 대한 논란이 있다. 고로 유행성출혈열이 발생한 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렙토스피라는 감염된 동물들의 배설물을 통해 사람의 피부로 감염되며 이 역시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렙토스피라 또한 별다른 예방 수단이 없기 때문에 감염된 동물이 서식하는 장소를 피하는 길뿐이다. 도시의 쥐들도 렙토스피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획인돼 도시에서도 감염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올 가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쯔쯔가무시병이 문제이다. 쯔쯔가무시병은 들쥐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물리거나 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의 피부에 부착하여 발병한다. 과거에는 중부지방 이북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지급은 전국적으로 골골루 발병하고 있다. 쯔쯔가무시의 백신은 없으며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뿐이다.

쯔쯔가무시병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야외의 풀밭에 앉고 눕거나 옷을 벗어둬서는 안 된다. 불가피하게 추수를 해야 하는 농촌에서는 소매가 긴 옷을 입고 장화를 신어 진드기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수해가 심해 가을 풍토병이 창궐할 우려가 높다. 수해복구 작업 중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야외에서 활동할 경우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쯔쯔가무시병에 감염됐을 때 초기 증상이 감기와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병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춥고 열이 나며 근육통을 동반해 일반적인 감기나 몸살과 증상이 흡사하다. 그러나 열이나 근육통이 심할 경우 일단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피부를 세밀히 살펴보면 진드기에 물린 흔적을 발견할 수가 있다. 수확과 풍요와 단풍의 계절을 맞았지만 뜻하지 않은 가을철의 복병인 풍토병이 있다. 감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