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출입문에 여자를 먼저 앞세운다.

이 레이디 퍼스트의 습관을 두고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여자를 먼저 태우는 것은 남성들이 자신의 몸조심을 위한 것으로, `행여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아래로 떨어지지 않나` 우려해서요, 여자를 먼저 내리게 하는 것은 `행여 밖에 강도가 기다리고 있어 크게 봉변이라도 당하지 않나`해서라는 것이다.

서양에서 여자를 우대하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집밖서의 일이요, 집안에선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한국에서 가계권은 온통 아내가 쥐고 있는 것이 상식이다. 한달 뼈빠지게 일해 번 돈을 한번 만져보지도 못하고 온라인을 통해 집안의 마누라 통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는 한달 내내 잔소리 들어가며 용돈을 타 쓰는 한국 남성들에 비하면 오히려 서양이 남성상위라고도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여권 운동의 일환으로 결혼하더라도 처녀 때의 성을 지키려는 성 혁명이 한창이라고 한다.

한국의 아내는 결혼을 하더라도 자신의 성과 이름을 그대로 보존하다. 그러나 서양의 아내는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성에 따라야 하기에 자신의 성이 소멸된다. 성만큼은 한국 여성이 서양여성보다 확실히 더 존중을 받는다.

요즘 한국여성들의 여권신장은 눈부시다. 한 가정의 가계운영권은 여성이 장악한지 오래며, 가정의 권위 또한 남편보다 상위이다. 아이들은 아버지보다 용돈을 타서 쓸 수 있는 어머니쪽에 줄을 선지 오래다. 혹 집안에서 담배라도 한 대 피울라치면 마누라 호통 한번에 곧바로 추운 베란다 앞으로 나가 쪼그리고 앉아 피워야 한다.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여성의 권위는 올라가고 있다. 요즘 여성 CEO들의 활약이 경제계를 흔드는가 하면 정치권에도 여성정치인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으며 골프의 박세리, 소프라노 조수미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등장하고 있다.

암탉이 울어야 집안이 번성한다는 말이 있듯이 여성들의 사회적 활약은 눈부시다. 여성들의 혁명이 가정이나 사회에서 곳곳에 일어나고 있다. 이제 진정한 여성상위 시대가 도달한 것일까.

하지만 물질적, 외형적, 여권운동보다 여성의 삶과 질을 높일 수 있는 운동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김석순/킴스치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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