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운명을 만든다면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그 사람이 부르는 노래를 관심있게 들어보면 그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쉽게 알수 있다.

불교신자 박동진선생이 `판소리 예수전` 5시간 완창을 하면서 기독교 신자가 되었고 기독교신자인 송춘희씨는 `수덕사의 여승`을 부른 다음 어느새 불교신자가 된 것이다.

30여년 넘게 방송 일을 하다보니 자연히 많은 가수들과 교분을 갖게 되어 이들에 대한 관심도 남다른 바 있는데 요절한 가수가 30명이나 되어 그들의 히트곡이 그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메모하기 시작했다.

가수의 자살 1호는 윤심덕으로 그의 대표곡은 죽음을 예찬한 `사의 찬미`였고 현해탄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차중락은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을 부르고 낙엽지는 계절 요절했고 배호는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낀 장충단공원`을 부르고 세상을 떠났다. 김현식의 `이별의 종착역` 장덕은 `예정된 시간을 위하여`를 부르고 세상과 하직을 했다. 그런가하면 송대관은 빛을 보지 못해 힘든 시절을 보냈는데 `쨍하고 해뜰 날`을 부른 다음 그의 인생에도 해가 뜬 것이다.

보험회사에서는 매일 밝고 힘찬 노래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약한 여성들이 남자들도 생각 못할 정도의 실적을 올리는 것도 노래와 관계가 있다.

말이 기도여서 모든 것은 말대로 이뤄지는데 말에 곡조를 붙인 것이 노래여서 어떤 노래를 자주 부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강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노래방에 가서 괴로움과 슬픔을 말한 노래를 부르지 말고 밝고 힘찬 노래로 바꿔 부르는 것도 필요하다.

노래가 자기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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