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22>푸른 녹색의 향연…생태·힐링 관광지, 성주

전국적인 참외의 산지로만 알려졌지만 경북 성주는 자연·생태·문화·역사 콘텐츠로 꽉꽉 채워진 과소평가된 힐링 관광지다.대구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며, 가야산국립공원, 성밖숲 등 곳곳에 펼쳐진 녹색의 향연은 도심 속에서 지친 눈을 시원하게 개안시켜 준다.그런 성주군에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언택트 관광지 ‘성주 안심여행 12선’을 선보였다.안심여행 12선은 △성밖숲 △가야산 만물상 △가야산 정견모주길 △가야산야생화식물 △성주호둘레길과 무흘구곡 △세종대왕자태실 △한개마을 △회연서원 △포천계곡과 만귀정 △독용산성 △성주역사테마공원 △성산동고분군 등이다.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희망찬 일상이 다가오고 있다. 올여름은 청정 자연과 함께 옛 선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힐링 여행지 성주에서 호사를 누리는 것은 어떨까.◆500년 왕버들이 속삭이는 연두빛 위로, 성밖숲2017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최근 4년(2018~2021) 대한민국 생태테마관광지로 선정된 성밖숲은 성주읍 경산리 성주읍성 밖에 조성된 왕버들숲이다. 1999년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됐다. 조선 시대 성주의 지세를 흥성하게 한다는 풍수지리 사상에 따라 조성된 숲으로 전해진다.‘경산지’에 따르면 조선 중엽에 서문 밖 마을의 소년들이 아무 까닭 없이 죽는 등 흉사가 이어졌다. 그 이유가 마을의 족두리바위와 탕건바위가 서로 마주 보고 있어 중간 지점에 숲을 조성하면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지관의 말에 따라 성주읍성의 서문 밖 이천변에 밤나무숲을 조성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후 마을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밤나무를 베어내고 왕버들로 재조성했다고 전해진다.성밖숲은 거대한 왕버들로 이루어진 단순림으로 마을 사람들의 사회적 활동과 더불어 토착적인 정신문화의 생활터이다. 마을의 풍치와 보호를 위한 선조의 전통적 자연관을 보여주는 전통적 마을 비보림으로 학술 가치가 높다.500년 긴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온 52그루의 왕버들은 신비롭고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위용을 뽐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여름이다. 매년 7~8월이면 성밖숲을 시원한 보랏빛으로 물들이는 맥문동은 짙푸른 왕버들과 보색의 이미지를 연출해 전국에서 찾아온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천혜 자연 속 힐링 쉼터, 가야산국립공원조선 8경이자 한국 12대 명산인 가야산국립공원은 변화무쌍한 산세에 검붉은 기암절벽으로 하늘을 찌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가야산 만물상은 가야산 여신 정견모주의 전설과 바위들이 1만 가지 형상을 이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1972년 가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자연보호 등을 이유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가 2010년 40년 만에 그 봉인이 풀렸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어 금강산 만물상에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가야산의 자랑거리이다.볼거리가 풍성하다. 주변과 산 아래 골짜기와 숲 사이로 사람과 동물 등의 형상을 한 크고 작은 바위들이 곳곳에 앉아 등산객을 맞는다.가야산역사신화공원 내 있는 정견모주길은 그늘이 이어지는 숲길과 시원한 계곡물 소리, 생명의 기운이 넘실대는 힐링 숲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숲속 곳곳에 있는 정자와 포토존에서 인생샷을 남겨 보자.해발 550m에 있는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은 실내 전시관, 야외전시관, 온실, 전시 및 판매장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난대성 기후에서 자생하는 문주란, 생달나무, 새우난초는 물론 사계절 향기를 뿜어내는 별별 야생화들을 보고 즐길 수 있다.최근 코로나19로 가야산을 찾는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야산 전체 면적의 약 60%가 성주군에 속해있으며, 가야산 최고봉인 칠불봉(1천433m) 역시 성주군에 있다.◆벚꽃 터널의 향연, 성주호 둘레길과 무흘구곡가야산을 열심히 걸었다면, 이제 드라이브스루로 성주를 만끽해 보자. 연인들의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한 무흘구곡과 성주호 둘레길은 하나의 길로 연결돼 있다.이곳의 여정은 영모재 근처에 있는 수상 레저테마파크인 아라월드와 금수문화공원야영장에서 시작한다. 특히 아라월드 입구에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성주호 둘레길은 호반을 끼고 이어지는 숲길이다. 길은 숲으로 호수로 구불구불 이어져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매년 봄이 되면 벚꽃 터널로 덮여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성주댐을 지나 김천시 증산면 청암사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의 입구를 지나면 한강 정구 선생이 남송시대 주자가 지은 무이구곡을 빌려 이름 붙인 무흘구곡을 만날 수 있다. 그중 드라이브코스에 적합한 곳은 제3곡 배바위와 제4곡 선바위인데 두 곳 모두 찻길에서 볼 수도 있고, 차에서 내려 살펴볼 수도 있다.정자가 그림처럼 올라 있는 배바위는 선비들이 시도 짓고 풍류도 즐기던 곳이다. 기암괴석에 계류가 어우러져 여름에는 야영객과 피서객으로 붐빈다.◆태교 필수여행지, 세종대왕자태실1438년(세종 20)에서 1442년(세종 24) 사이에 조성된 태실로, 세종의 적서 18왕자와 세손 단종의 태실 1기를 합쳐 모두 19기로 조성됐다. 태실이 자리 잡은 태봉은 당초 성주이씨의 중시조 이장경(李長庚)의 묘가 있었던 곳으로, 왕실에서 이곳에 태실을 쓰면서 묘를 이장하도록 하고 태를 안치했다고 한다.‘태’는 태반과 탯줄로 구성돼 임신 기간 태아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생태 조직이다. 태아가 태어난 후 모체로부터 분리돼 배출되는데, 예로부터 이를 생명의 기원으로 봐 귀중하게 다뤘다. 즉 세종대왕자태실은 그의 태반과 탯줄을 보관해둔 곳이다.태실 내부는 조선 시대 출산의 과정과 풍습, 산후조리까지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출산을 앞둔 산모들의 필수 태교 여행지로도 주목받고 있다.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왕자태실이 온전하게 군집을 이룬 형태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옛 선현의 숨결, 한개민속마을과 회연서원한개민속마을은 국가민속문화재 제255호로 600여 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산이씨 집성촌이다. 하회마을, 양동마을과 더불어 우리나라 7대 민속마을 중 하나다. 도 지정문화재 9채와 6채의 재실을 포함, 총 75채의 초가집, 기와집 등이 돌담길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응와종택, 한주종택 등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고택들과 한개마을 둘레길인 비채길은 비움과 채움이라는 테마로 영취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아래 총 6.3㎞로 조성됐다. 민속마을만의 예스러움과 고즈넉함을 체험하기 위해 한옥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설체험장으로 짚공예, 한복체험, 약과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체험도 운영되고 있다.회연서원은 조선 선조 때 유학자인 한강 정구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고, 유학 교육을 위해 제자들이 세운 서원이다. 서원 뒤쪽 산책로를 올라가면 대가천의 맑은 물과 기암괴석과 수목이 절경을 이루는 무흘구곡 제1곡 봉비암이 나타난다. 봉비암에 오르면 대가천의 물소리와 숲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옛 선현의 풍류를 느낄 수 있다.◆일출 명소, 독용산성독용산은 소백산맥의 주봉인 수도산의 줄기로 해발 955m에 이른다. 산 정상부에는 독용산성이 있다. 가야시대 토성으로 둘레가 7.7㎞에 달해 영남지방 산성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독용산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산세가 아름답고 완만해 자동차나 자전거로 산 중턱까지 이동할 수 있어 개인은 물론 가족 단위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산행장소이다. 특히 새벽녘 독용산성자연휴양림에서 산책하듯 걸어 오르면 웅장하게 복원된 아치형 동문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 그 절경은 평생의 보물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성주 역사·문화를 온몸으로, 성주역사테마공원지난해 10월 준공한 성주역사테마공원은 조선시대 영남의 큰 고을로 위상을 떨쳤던 성주목의 옛 모습을 재현했다. 성주읍성 북문과 성곽, 조선전기 4대사고 중 하나인 성주사고와 전통연못 쌍도정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특히 밤이면 은은한 조명이 성곽과 문루를 비춰 고즈넉한 야간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가야의 혼을 간직하고 있는 성산동 고분군은 죽음의 영역을 통해 역설적으로 생명의 존귀함을 알린다. 임시 개관한 성산동 고분군 전시관은 성주지역 고대 생활사와 고분, 출토유물전시, 다양한 역사체험놀이 등 성주의 고대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새로운 문화창고 (22) 대구 달서구립도원도서관

대구 달서구 도원동에 소재한 달서구립도원도서관(이하 도원도서관)은 ‘개성있는 도서관’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특화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참살이도서’ 사업을 운영해 그에 연계된 초청 및 특강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도원도서관의 장점은 대로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으며 다양한 연령대에 맞춘 프로그램을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문화강좌, 동화구연, 북스타트 프로그램 등으로 달서구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달서구립도원도서관도원도서관은 2006년 달서구 도원동 일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설립됐다.지하 1층은 보존서고, 수서실, 동아리방로 구성됐다. 지상 1층은 로비, 유아자료실, 초등자료실이, 2층은 종합자료실이, 3층에는 사무실, 디지털자료실, 시청각실이 있다. 도서관에는 10만여 권, 비도서 2천481점, 연속간행물 32점을 보유하고 있다.독서문화강좌 및 행사를 마련하고 길 위의 인문학 등 다양한 공모사업 운영해 2018년 한국도서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건강관련 특화도서 및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2019년 치매극복 선도 도서관에 선정됐다.◆ 달서구민들에게 친숙하고 가까운 공간도원도서관은 버스 정류장과 도보 5분 거리의 큰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도서관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종합·디지털자료실은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대구시민(칠곡, 경산 포함)이라면 누구든 1인당 10권을 15일간 빌려볼 수 있다.정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이다.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달서구 지역내 구립도서관 및 공립 작은도서관의 책을 도원도서관에서 대출·반납할 수 있는 상호대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언제 어디서나 도서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이용자의 편의를 향상 시켰다.◆ 문화강좌 등으로 지역의 독서문화 조성도원도서관은 매년 이용자들의 도서관 관심 제고와 이용률 향상을 위해 독서·문화프로그램 및 행사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다양한 연령에 맞게 동화구연, 북아트 등 10개의 문화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방학특강을 운영한다.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7회째 선정돼 다양한 주제를 인문학과 접목시켜 운영하는 등 생활 속에서 인문학이 정착되고 대중화하는데 기여했다.올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인문학의 재발견’, ‘호모 시네마쿠스: 인간, 영화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오는 10월1~29일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 시대 발맞춘 비대면 운영도원도서관은 코로나시대에 발맞춘 비대면 형식의 무인예약시스템, 북스로 안심대출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무인예약시스템을 활용해 도서관에 직접 오지 않아도 1호선 상인역, 2호선 용산역에서 책을 예약해 대출할 수 있다.또 북스루 안심대출 서비스를 시행해 이용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출을 할 수 있다.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도원도서관에서는 네이버 밴드를 이용한 비대면 동아리 ‘내 방에서 펼치는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12월24일까지 분기별로 30명씩 모집해 진행한다.◆다양한 특화사업 개발…‘참살이 도서’ 특화도서 지정도원도서관은 다양한 연령, 다양한 방면에서의 특화사업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지역주민과 동아리 회원 등 40명을 대상으로 ‘책, 너는 읽니? 나는 쓴다!’의 창작 글쓰기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특히 개성 있는 도서관 추진을 위해 참살이 도서를 특화도서로 지정하고 그와 연계된 초청 특강 및 행사를 진행한다.지난해 11월 임재양 작가 초청 특강을 시작으로 도서관 주간 및 독서의 달 행사 시 특화도서와 관련된 전시 및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참살이도서’ 코너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건강, 웰빙과 관련된 주제의 도서 1천560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참살이 도서 퀴즈 등 다양한 행사를 연계 추진해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도서습관 형성도원도서관은 지역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도서관 견학과 더불어 건강교육을 진행해 어린이들의 올바른 건강습관을 형성하고 지역사회의 도서관 참여에 기여하고 있다.최근에는 달서구어린이급식지원센터와 협약을 체결해 특화자료 참살이 도서와 연계한 프로그램 ‘책과 함께 몸 튼튼! 마음 튼튼!’을 운영하고 있다.원어민 강사가 동화책을 읽어 주고 역할극, 북아트 등을 진행해 학습보다는 놀이에 중점을 뒀다. 독후활동을 진행한 키즈북클럽 등 다양하고 특색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또 매년 9월이면 동화구연대회를 개최한다.올해 10회를 맞은 동화구연대회는 유치부, 초등저학년부, 초등고학년부, 성인부 4부분으로 나눠 개최하고 공정한 예선과 본선을 통해 수상자를 선정한다.현재까지 25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동화구연대회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공동체 문화조성에 기여하면서 도원도서관의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대구·경북 최초, ‘북스타트 꾸러미’ 제공달서구립도서관에서 유아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사업을 꼽으라면 단연 북스타트 운동이다.2006년 12월 대구·경북 최초로 시작한 북스타트 운동은 달서구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유아용 책 두 권, 부모들을 위한 가이드북, 추천도서, 손수건, 크레파스 등이 담긴 ‘북스타트 꾸러미’를 제공하고 있다.북스타트 프로그램은 어린 시절부터 책과 더욱 친숙해 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단계별로 운영해 아이의 발달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부모님들이 아이의 단계에 맞는 독서 방법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경화 관장 인터뷰달서구 최초의 사서 관장인 이경화 관장이 그리는 도원도서관은 지역과 소통하는, 개성이 있는 도서관이다. 이에 맞게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특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이경화 관장은 “누구에게나 호불호가 있듯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자기 자신이 가진 관심 분야가 다를 것이다”며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주민의 반응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 사업은 무용지물이 된다. 지역 주민의 특성을 파악해 그에 맞는 사업 개발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대구가 코로나로 위기를 겪고 있을 때 무인예약 서비스 외에 북스루 안심대출 서비스를 시행해 이용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출할 수 있도록 했다”며 “우리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지역 주민이 조금이나마 책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앞으로도 지역주민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편리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도원도서관은 다른 도서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이용자 계층이나 이용 빈도, 사업 내용을 보면 지역민을 위한 도서관으로 제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이 관장은 “앞으로도 구립도서관의 역할과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대구일보 특별기획)하늘에서 본 대구 50년사〈7〉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일대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은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이어간 추억이 서린 곳이다.이 일대는 대구미술관·수성알파시티가 대구의 예술과 기술의 중심을 이끌고 있고, 수성IC를 거쳐 전국 각지로 뻗어나갈 수 있어 교통의 요지로 꼽힌다.또 향후 롯데쇼핑몰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연호·시지·노변·대흥·삼덕동은 대구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이 지역은 불과 25년 전만 하더라도 논밭·과수원·양계장뿐으로 항측 사진을 비교해보면 말 그대로 상전벽해다.1978년 항측 사진을 보면 일대는 논밭이 가득하고 솔정(현재 송정)마을을 제외하고는 민가가 퍼져있어 시골을 연상하게 한다.논밭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저수지, 연못이 눈에 띈다. 연호지는 항측 사진에서 보이는 가장 큰 못이다.탐지고개(현재 담티고개)와 솔정고개 사이에 위치해 물이 고이기 쉬운 지형을 갖췄다.덕분에 연호지 주변에는 대지에 논이 펼쳐졌고 아랫마실·연지마을 등 농가 7~40호로 이뤄진 마을이 여럿 자리 잡고 있다.연호지 다음으로 큰 대진지 우측에 위치한 노변마을이, 가장 작은 원장지 우측에 위치한 내환마을과 좌측에 위치한 외환마을이, 연호지 아래편에 위치한 덕천마을이 각각 터를 잡고 있다.현재 월드컵삼거리에서 월드컵로로 빠지는 초입부에는 군아파트용지가 있어 항측 사진 상에서는 가려져 있다.솔정고개 우측으로는 다른 지역보다 민가가 비교적 밀집된 솔정마을과 시지마을이 있다.시지마을에는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산국민학교가 보인다.대덕지에서 내려오는 매호천이 일대를 좌우로 가로질러 내곶교(현재 내환교)·시곶교(현재 시환교)·시지교 등 다리가 곳곳에 놓여 마을들을 이어주고 있다.1984년 항측 사진 좌측 절반에는 삼덕·연호동 논 일부가 사라지고 과수원과 양계장이 들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솔정마을부터 꽁지마을을 거쳐 내환마을까지 솔정양계장 및 제일농원양계장·돈사 등이 줄을 지어 늘어서있다.논밭 비율이 높던 외환·덕천마을 인근에도 논 일부를 제외하고는 과수원이 평지를 뒤덮었다.사람이 비교적 많은 솔정·시지마을은 달구벌대로를 따라 고산농협창고·우체국·고산2동사무소·고산장로교회·고산단위농협·경로당·한우아파트·경북아파트 등이 있다.1990년부터 ‘솔정’으로 불리던 마을과 고개 이름도 시간을 두고 ‘송정’으로 불리기 시작했다.시지교 일대가 개발돼 대한생명사택·새마을금고·고산정형외과·고산천주교회가 보이고 노인정도 3개로 늘었다.노변청구타운아파트·청구전원타운아파트·제림은세계타운아파트 등 12~20층짜리 아파트도 들어서고 있다.예비 입주민의 접근성을 위해 달구벌대로를 잇는 시지2교도 눈에 띈다.월드컵대로 조성을 위한 공사가 시작됐다. 시지1교를 따라 내환마을까지 특수철도가 놓였다.2000년 항측 사진의 가장 큰 변화는 으뜸 대구종합경기장(현재 대구스타디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1997년 7월29일 착공을 시작해 2001년 개장 공기를 맞추기 위한 건설이 한창인 모습이다.내환마을 고지에 위치하던 모산들 일대의 민가들과 약 3만㎡에 이르던 외지는 경기장이 들어오며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모습을 감추게 됐다.대구종합경기장 앞 유니버시아드로·월드컵로·달구벌대로가 전 항측 사진들과는 다르게 윤곽이 잡혔다.사진 우측 시지동에는 1996년에 준공된 고산노변타운아파트와 노변다숲아파트를 비롯 주거단지가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논밭·과수원·양계장의 터가 2010년부터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수성IC 등 대규모 기간시설이 가로지르며 대부분의 양계장은 모습을 감췄고 흥생양계 등 소수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논밭을 두르던 송정·꽁지·내환·외환마을 등은 이제 큰 도로에 둘러쌓였다.사진 좌측 하단에는 2011년 5월26일 개관을 앞둔 대구미술관 공사가 한창이고 대구스타디움 우측에는 고산정수사업소가 들어섰다.2020년 항측 사진의 특이점은 대구삼성라이온스파크와 수성알파시티다.꽁정마을은 아예 모습을 감췄고 그 자리에 수성알파시티 롯데몰이 들어올 예정이다.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모두의 축복에서 태어난 우리 별하를 영원히 사랑해

▲김별하(여, 3.7㎏, 2021년 5월25일생)▲엄마랑 아빠- 이유진, 김기탁▲우리 아기에게-우리 공주님 김별하(유탁)에게~안녕 별하야^^나는 우리 아기의 엄마인 ‘이유진’이란다♡우리 딸이 엄마 뱃속에서 10달을 못 채우고 37주4일 동안 지내다가 5월25일 낮 12시58분에 수술을 통해 3.72㎏의 건강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단다.엄마와 아빠의 딸로 태어나서 고맙고 축하해♡엄마랑 아빠에게는 이 세상에 우리 딸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축복이고 행복이고 기쁨이야.아빠가 우리 별하의 출생신고를 하고 왔을 때 엄마랑 아빠는 기분이 울컥했어. 진짜 우리 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좋아했단다.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 친할머니랑 친할아버지도 우리 별하가 너무 예쁘고 귀엽다고 좋아하시네.첫 손녀라서 눈물이 난다고 하시더라.엄마랑 아빠도 하루하루 변하는 우리 딸 별하를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웃음 밖에 나오지가 않네.매일매일 엄마랑 아빠는 우리 딸 사진만 보고 있어.초보 엄마랑 아빠이다 보니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걱정되고 설레기도 하네.아빠의 누나(고모)에게도 별하는 첫 조카란다.코로나19 때문에 우리 딸을 볼 수가 없어서 너무 보고 싶어 하셔.우리 세 가족 항상 평생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잘 살자♡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제일 예쁜 우리 공주님을 영원히 사랑할 거야.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하린이의 존재만으로 그저 행복한 엄마 아빠란다

▲이하린(여, 3.3㎏, 2021년 5월4일생)▲엄마랑 아빠-최선우, 이창형▲우리 아기에게-안녕 하린아^^ 엄마랑 아빠야.10개월 동안 아빠와 엄마의 ‘희망이’였던 하린아.내일이면 드디어 우리 가족 처음으로 집으로 가는 날이란다.지난 여름에 하늘이 주신 선물처럼 다가왔던 하린이가, 언제 이렇게 커서 엄마랑 아빠와 함께 지내게 됐는지.엄마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단다.초보 아빠랑 엄마라서 많이 미흡하고 서툰 점이 있겠지만, 우리 하린이가 맞이하는 새로운 하루하루가 힘들지 않도록, 밝고 즐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게.아빠랑 엄마 단 둘이서 탑승한 배에 하린이가 함께 동승했구나.언젠가 이 배를 떠나는 날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늘 너를 지켜줄게. 때로는 예뻐지도록, 조금 더 똑똑해지도록,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길 바랄 수 있을 거야.시간이 지날수록 너에게 바라는 점이 많아질 수도 있겠지만, 그 때마다 처음 이 순간의 마음가짐을 떠올려볼게.건강한 아기로 엄마랑 아빠 곁에 와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지금의 감정을 꼭 기억할 거야.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한 번씩 웃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소중한 존재란 사실을 잊지 않을게.이 세상에서 당당하고 멋진 꿈을 펼칠 수 있는 어린이로, 청소년으로, 그리고 어른으로 자라나길 언제나 응원할게.고마워 하린아. 사랑해 하린아♡ -하린이라는 존재만으로 설레고 긴장되며, 너무나 행복한 아빠랑 엄마가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세상의 모든 행운이 지오에게 깃들길 바라

▲김지오(여, 3.24㎏, 2021년 5월22일생)▲엄마랑 아빠-유지현, 김용현▲우리 아기에게-햇살이 따스하고, 공기도 포근한 5월에 엄마 아빠 품에 안긴 지오야.지오랑 만나려고 10개월 정도를 손꼽아 기다렸어.엄마는 뱃속에 있는 널 10달 동안 지켰고, 아빠는 엄마랑 지오가 모두 건강하게 해달라고 항상 기도했어.지오가 태어난 날 아침에는 엄마랑 아빠는 널 곧 만난다는 생각에 마음 설레고, 정말 정신없었어.엄마는 병원이 무서웠지만 잘 참았고, 아빠는 지오를 처음 만난 후 갑자기 눈물을 흘렸어.처음 부모가 되는 경험이라 신기하기도 했고, 우리 지오가 너무 예뻐서 감동받은 것 같아.사랑하는 지오야~ 지금의 하루하루를 넌 기억하지 못 할 거야.대신 엄마·아빠는 매일을 기억하고 있어.지오가 조금 더 크면 이 메시지를 보면서 신기해 할 지도 몰라.우리 딸의 탄생을 축하하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마워.어디서든 사랑받고, 삶의 무게 따위는 가볍게 털 수 있는 그런 행운이 지오에게 깃들기를 바란다.건강한 미소와 세상의 지혜를 엄마 아빠가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우리 딸 지오야. 사랑해♡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삼국유사 기행<119>신충이 벼슬을 버리다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마찬가지로 단속사의 창립에 대한 이야기를 두 가지로 나눠 소개한다. 경덕왕 때 관리였던 신충이 벼슬을 버리고 지리산으로 들어와 단속사를 지었다는 이야기와 역시 관리였던 이준이 조연소사를 고쳐 지으며 단속사라고 불렀다는 창건설화다. 단속사는 신라시대 이후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법등을 이어오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불탔다. 다시 중건 되었지만 폐사되고, 지금은 동서 삼층석탑과 당간지주가 남아있다. 인근지역 발굴조사에서 금당터와 회랑터, 남문터 등의 사적지를 확인했지만 아직 사적지로 지정되지 않고 있다. 현대 단속사를 건립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자흥 스님은 구산산문의 발생지인 단속사의 역사를 바로잡고, 단속사 복원에 이어 신행선사비 복원 등의 사업과 함께 생활불교 실천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국유사: 신충이 벼슬을 버리다효성왕이 아직 왕위에 오르지 않았을 때 현명한 인물인 신충과 대궐 정원의 잣나무 아래서 바둑을 뒀는데, 언젠가 신충에게 말하기를 “이 다음에 그대를 잊는다면 저 잣나무가 증거가 될 것이다”라고 하자 신충이 일어나 절을 했다. 몇 달 후에 왕이 즉위해 공신들에게 상을 주면서 신충을 잊어버리고 등급에 넣지 않았다. 신충이 원망하며 노래를 지어 잣나무에 붙이자 나무가 갑자기 누렇게 시들어버렸다. 왕이 이상히 여겨 사람을 시켜 알아보도록 했더니 신충이 지은 노래를 찾아 바쳤다. 왕이 크게 놀라 말하기를 “정무가 너무 바빠 하마터면 공신을 잊을 뻔했구나”라며 즉시 그를 불러 벼슬을 주자 잣나무는 그제야 소생했다. 그 노래는 다음과 같다.‘물색 좋은 잣나무는/ 가을에도 떨어지지 아니하매/ 잣나무 너처럼 살아가자 하셨는데/ 우러러보던 그때 그 얼굴이 변하셨도다/ 달 그림자 비친 옛 연못에/ 지나가는 물결의 모래처럼/ 임의 모습이야 바라볼 수 있어도/ 세상의 모든 것 잃어버린 처지로다.’뒷 구절은 없어졌다. 이리해 신충은 두 왕으로부터 총애를 받았다. 경덕왕 22년 계묘(763)에 신충은 두 친구와 서로 약속하고 벼슬을 버린 뒤 남악으로 들어갔다. 왕이 두 번이나 불렀으나 나오지 않고 머리를 깎고 승려가 돼 왕을 위해 단속사를 세우고, 거기에 머물면서 평생 속세를 떠나 대왕의 복을 빌겠다고 원하니 왕이 이를 허락했다. 금당 뒷벽에 남아 있는 진영이 바로 신충이다. 남쪽에는 속휴라는 이름의 마을이 있었는데 지금은 잘못 전달되어 소화리라 한다. 또 별기에는 이런 말이 있다.경덕왕 시대에 벼슬이 직장인 이순(李純)이 일찍부터 나이 50이 되면 반드시 출가해 절을 세우겠다고 발원했다. 천보 7년 무자(748)에 나이 50이 되자 조연에 있던 작은 절을 고쳐 큰절로 만들고 절 이름을 단속사라 했다. 자신도 또한 머리를 깎고 법명을 공굉장로라 하여 절에 20년간 머물다가 죽었다. 앞의 삼국사에 실린 것과 같지 않으므로 두 가지를 다 기록하여 의심을 없앤다.다음과 같이 찬미한다.‘공명은 다 이루지 못했는데 귀밑털이 먼저 세고/ 임금 총애 비록 많으나 한평생이 바쁘도다/ 언덕 저편 산이 자주 꿈속에 찾아오니/ 내 가서 향불 피워 우리 임금 복 비오리.’ ◆단속사단속사는 경남 산청군 단성면 지리산자락에 위치했던 통일신라시대 경덕왕 때 창건된 사찰로 전하고 있다. 단속사는 삼국사기와 유사에서 748년 대나마 이순이 창건했다는 것과 763년 신충이 창건했다는 설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어 지금 학자들은 어느 것이 사실인지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 절터에는 보물 제72호 단속사지동삼층석탑과 보물 제73호 단속사지서삼층석탑이 비교적 깨끗한 모습으로 복원돼 있다. 주변에는 금당지를 비롯 강당지 등의 초석이 발견돼 신라시대 가람배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절터 주변에는 민가가 자리하고 있어 정확한 사역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 또 남쪽 솔밭에는 경남 유형문화재 제636호로 지정된 단속사지 당간지주가 3.73m 높이로 복원돼 있다. 석탑 부근에는 강회백이 과거하기 전에 이 절에서 글을 읽으면서 매화 한 그루를 심었는데 그 뒤에 벼슬이 정당문학에 이르렀다 해 그 매화나무를 정당매(政堂梅)라 했다. 정당매가 노거수로 수세가 좋지 않아 2013년 가지를 접목 번식해 후계목으로 자라고 있다. 정당매 앞에는 기념비와 비각 정당매각이 있다. 단속사지에는 신라와 고려 때의 이름난 승려들의 부도와 탑비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전하지만 지금은 몇몇 고승들의 비신단편과 탑본이 전하고 있다. 고려시대 문호 최치원도 이곳에 들러 널리 구제하는 바위문이라는 뜻의 ‘광제암문(廣濟嵒門)’이라는 당호를 남겼다 한다. 단속사지가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자흥 스님은 서울에서 공부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단속사의 복원을 위해 옛 단속사 자리에 단속사를 짓고 법등을 이어가고 있다. 자흥 스님은 서울동방불교대학원에서 불교학과 박사과정 불교철학을 전공하고,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을 마쳤고 금강불교대학 이사장 및 불교평화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새로 쓰는 삼국유사: 신충과 산적들신충은 왕과의 작별을 위해 한 달에 걸친 술자리를 해야 했다. 경덕왕이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신충과 함께했던 전쟁과 크고 작은 다툼, 사랑 이야기까지 밤이 깊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울고 웃는 신파극을 벌였다. 신충은 통일신라가 화려한 문화예술의 나라로 꽃피우기까지 반석을 놓는 역할을 해온 충신이었다. 전쟁터에서는 적군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맹수 같은 장군이었고, 평소에는 나라의 살림살이까지 도맡아 챙기는 지략가이자 살림꾼이었다. 신충은 또 효성왕, 경덕왕과 어릴 때부터 궁궐에서 함께 자라며 우정을 키워왔던 소꿉친구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신충의 뛰어난 자질을 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를 신임하며 중요한 직책을 맡겨 의지하고 있었다. 이런 인재를 경덕왕이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신충은 이미 권력과 부귀명예를 탐하지 않으며 오로지 내적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이 깊어 산속으로 들어가 조용히 살기를 원해왔었다. 무엇보다 신충이 부귀영화를 버리고 지리산으로 향하게 했던 것은 지리산 일대에서 일어난 소요를 평정하면서 지낸 한 달여 사이에 만난 여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신상의 모든 일을 정리하고 가볍게 지리산으로 들어온 신충은 산채를 꾸리고 산적생활을 하는 옛 친구를 찾았다. 지리산 단성 깊은 계곡에 어른과 부녀자, 아이들을 합해 300여 명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었다. 신충은 단성에서 자리를 잡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훈장이 됐다.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어른들을 가르쳤다. 글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도 가르쳤다. 도적질을 못하게 하고 농사를 지으며 스스로 살아가는 방식을 가르쳐 인도했다. 그리고 그는 그들의 도움을 받아 절을 짓고, 꿈에도 그리던 여인과 함께 경전을 읽으며 도를 닦는 수도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단성마을 산채에 큰 불이 났다. 아이들이 공부하다 잠든 산채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이때 신충은 비호처럼 불 속을 날아다니며 아이들을 구해냈다. 자신의 옷에도 불이 옮겨붙어 여기저기 화상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불속에 남은 아이는 하나도 없었다. 화재사건 이후에 단성마을 300여 명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신충을 신처럼 떠받들며 따랐다. 신충이 공부하는 절 단속사를 비롯 마을 전체가 수도하는 불교촌이 돼 나라에 큰일을 하는 훌륭한 일꾼들이 꾸준히 배출되었다. *새로 쓰는 삼국유사는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해 픽션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역사적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삼국유사 해석은 고운기의 ‘삼국유사’, 이범교의 ‘삼국유사의 종합적 해석’ 등을 참고했습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대구일보 연중기획)강소농 현장을 가다<89>칠곡꿀잼농장

1198년 ‘만적의 난’이 일어났다.고려 최고 권력자인 최충헌의 사노비였던 ‘만적’이 주동자였다.천민계층이 주도한 최초의 신분 해방운동으로 꼽힌다.만적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 때가 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고 외치면서 세력을 구합했다.수많은 노비가 동조했다.동료의 배신으로 실패했지만, 고려사회는 만적의 난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신분의 굴레를 벗어나 누구나 ‘개천의 용’이 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선언이었기 때문이다. 신분과 지위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누구나 왕후장상도 될 수 있다는 외침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곤충의 세계에도 신분이 있다. 역할도 다르다.특히 꿀벌의 세계에서 확연하다.여왕벌은 종족보존을 위한 산란을 담당한다. 일벌도 외역봉과 내역봉으로 나눈다.외역봉은 꿀과 꽃가루를 모아온다. 내역봉은 청소와 육아, 로열젤리를 분비한다.꿀벌도 처음부터 신분과 역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성장과정에 신분과 역할이 정해진다. 핵심은 먹이다.어떤 먹이를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그 먹이는 바로 로열젤리다.부화한 모든 애벌레는 기본적으로 3일간 로열젤리를 먹는다. 이후에 꿀과 화분을 먹으면 일벌과 수벌이 된다.로열젤리를 계속 먹으면 여왕벌이 된다.평생 300만여 개의 알을 낳는 여왕벌의 엄청난 산란능력의 근원은 로열젤리다.여왕벌은 평생 로열젤리만 먹는다. 그래서 로열젤리를 신비의 물질로 부른다.전국에 2만9천여 곳 농가에서 275만여 군(통)의 꿀벌을 사육한다.생산액은 4천62억 원이다.이중에서 67%인 2천740억 원이 벌꿀에 해당한다.대부분 벌꿀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꿀벌의 공익적 가치는 57조 원에 이른다.기후변화와 밀원수 부족 등의 양봉환경 변화에 대응해 로열젤리와 종봉 생산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는 양봉인을 만나본다. 칠곡군에서 ‘칠곡 꿀잼농장’을 운영하는 이상열(48)·김영희(47) 공동대표의 이야기다. ◆운명처럼 다가온 양봉이 대표는 농촌 출신이었지만 농업과는 무관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용접기술자로 조선소와 대형 건설회사에서 일했다.손재주가 좋아 기술자로 인정받았다.용접일은 고임금을 받는 직종이지만 경기에 따라 휴식기가 자주 발생하는 단점도 있었다. 휴식기를 활용해 마당에 벌통 3~4개를 놓고 꿀벌을 키웠다. 취미였다.꿀벌의 세계는 신기함이었다.무엇보다도 꿀벌의 부지런함에 마음이 끌렸다.본격적으로 양봉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양봉이 한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작업 중에 손목에 ‘테니스 엘보’가 생겼다.지인의 권유로 봉침(벌침)을 맞았다. 반신반의 했으나 효과가 좋았다.프로폴리스를 복용한 후 평소에 자주 재발하던 천식도 호전됐다.자연스럽게 꿀벌에 관심이 높아졌다.2018년 용접작업을 하던 중에 어깨 부상을 입었다. 팔을 어깨 위로는 들어 올리지 못했다. 용접을 계속하기 어려워졌다. 완치도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아픈 어깨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때 김 대표가 양봉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몇 년간 집안에서 키워본 경험도 있었다.현재 300군의 꿀벌을 사육하면서 채밀과 로열젤리 채취, 종봉 사육을 병행한다. 채밀보다는 로열젤리와 종봉이 주업종이다. ◆신비한 로열젤리꿀벌은 인간에게 많은 선물을 준다.고대인들은 벌꿀을 ‘신들의 식량’이라고 했다.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이 주성분으로 흡수가 빠르고 피로회복에 좋다.로열젤리와 프로폴리스, 화분도 꿀벌이 주는 선물이다.이중에서 로열젤리는 신비한 물질이다.부화한지 5~15일 사이의 일벌의 머리에서 분비된다.유충에게 3일간 로열젤리를 먹이면 일벌이 되지만, 6일을 먹이면 여왕벌이 된다.여왕벌과 일벌의 차이는 확연하다. 대표적인 것이 수명이다.일벌의 수명은 2개월 정도지만 여왕벌은 7년이나 된다.여왕벌은 일생 동안 300만 개의 알을 낳지만 일벌은 산란능력이 없다.로열젤리의 효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신비의 물질이자 만능식품으로 불리는 로열젤리를 채취하려면 정밀성이 요구된다.왕완(인공왕대)에 부화 1일령의 유충을 넣고, 벌통 속에 넣어 두면 일벌들이 여왕벌로 생각하고 로열젤리를 먹인다.72시간 후에 왕완 속에 로열젤리가 가득차면 핀셋으로 유충을 집어내고 로열젤리를 채취한다.온도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채취 즉시 영하 24℃의 냉동고에 보관한다. 채취과정도 복잡하고 까다롭다.체온의 전달을 방지하기 위해 장갑을 끼고, 통에도 천을 여러 겹으로 감싸고 작업을 한다. 왕완 하나에서 대략 0.7g 정도가 나온다. 50g 전용용기 한 병을 채우려면 70개 이상의 왕안에서 모아야 한다.‘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작업이다.이 대표가 벌꿀보다 로열젤리에 주력하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해 변하는 양봉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종봉과 수정용 벌 사육도 마찬가지다. ◆고품질의 숙성 꿀이 대표는 숙성꿀을 생산한다.숙성꿀은 꿀벌들이 꽃에서 채취해온 꿀을 소비(벌집)에 채우고 날갯짓으로 수분을 18% 이하로 만들고, 밀납으로 완전히 막은 꿀이다.꿀벌들이 꿀을 만드는 과정은 눈물겨울 정도로 힘들다.일벌은 생후 18~20일이 되면 외부활동을 시작해 꿀과 화분을 모아온다. 한번 나가면 200여 송이 이상의 꽃을 드나들면서 0.04~0.12g의 꿀을 모은다.하루에 적게는 8회에서 많게는16회까지 외부활동을 한다.밤에는 임시 저장한 꿀을 다시 먹고 소화효소와 혼합해 다시 저장한다. 날갯짓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농도를 조절한다. 여름에는 날갯짓으로 벌통의 온도를 낮추고, 겨울에는 가슴 근육을 떨어서 온도를 올린다.벌들의 노력 못지않게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이 대표는 고정양봉을 하면서 숙성꿀을 채취하기 때문에 밀원식물(蜜源植物)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봄부터 가을까지 연속적으로 꿀이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농장 주변에 공간만 있으면 심는다.초화류에서부터 나무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개화시기가 한 계절에 편중되지 않도록 안배하는 것이다.감나무와 헛개나무, 쉬나무, 모감주나무, 바이텍스 등 종류가 수없이 많다.자연 상태에 있는 아카시아와 떼죽나무, 밤나무 등은 주변의 잡목들을 정리해 성장을 돕는다.밀원식물 조성은 로열젤리 채취와 종봉 생산에도 도움이 된다. 품질관리에도 철저하다. 꿀과 로열젤리는 탄소동위원소와 항생제, 하이드록시데센산(10-HDA) 검사를 거쳐 판매한다. 품질 제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꿀벌의 천적은 말벌양봉농가의 큰 고민 중의 하나는 말벌 떼로부터 꿀벌 등을 보호하는 것이다.장수말벌과 등검은말벌은 외래종이며,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됐다.말벌 떼의 습격을 받으면 순식간에 양봉장은 초토화된다.여름철에 매미채를 들고 지키는 것이 일과다.육식성인 등검은말벌은 하루에 20~30회 양봉장에 날아와 꿀벌을 물어 간다. 꿀벌 유충을 먹이로 삼는 장수말벌은 벌통 안으로 들어가 일벌들을 죽인 후에 어린 유충을 먹어치운다.열 마리가 침입하면 순식간에 한 통이 몰살된다.이 대표는 4~5월에 월동을 하고 혼자서 먹이활동을 하는 여왕벌을 잡아서 말벌의 증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작업을 한다.봄철의 여왕벌 한 마리를 잡으면 여름철 말벌 수백 마리를 잡는 것과 같다. 포도즙과 참나무, 막걸리, 설탕물을 혼합한 유인액을 담은 포획기를 이용한다.지난 4~5월에 여왕벌 100여 마리를 잡았다.안동대학교와 협력해 말벌 모니터링 활동도 추진한다. 말벌의 다수 출현시기와 유인액의 효과를 분석해 말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작업이다. ◆봉산물 체험활동이 대표는 꿀 생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로열젤리와 종봉, 체험활동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벌꿀의 수입 확대와 기후변화에 따른 양봉환경 변화의 대응전략이다.체험은 로열젤리와 프로폴리스를 채취하고 비누와 화장품 등 가공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밀랍양초와 립밤도 만든다.무균실인 벌통 내부의 공기를 흡입하는 벌통 공기체험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체험을 통해 농장을 소비자들의 모임의 공간으로 만들고, 꿀벌이 자연 생태계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알린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그는 “꿀벌이 사라지면 식량자원의 3분의1이 사라지고, 인간의 삶도 위협받는다”며 꿀벌과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농장명: 칠곡꿀잼농장▲대 표: 이상열▲구입문의: 010-4804-2258▲소재지: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로 305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민간전문위원)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새로운 문화창고 (21) 대구 수성구립범어도서관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소재한 수성구립범어도서관(이하 범어도서관)은 ‘책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며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주민들의 다양한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명품 도서관이다.이 같은 명성에 걸맞게 지난해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 도서관 분야별 지표에서 매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범어도서관은 달구벌대로의 중심축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날뿐더러 22만여 권의 도서와 다양한 부대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특히 ‘책 읽는 도시, 수성구’의 명성을 드높이고자 차별화된 전략 계획을 수립,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콘텐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민을 위한 일상생활 속 문화교육 복합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22만여 점의 자료 보유22만여 점(권)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범어도서관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2월 20만여 명의 이용객이 방문해 1일 평균 이용자만 1천 명을 넘겼다.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지하 1층은 어린이자료실, 1층에는 크리에이티브 팩토리, 2층은 국제 자료실, 3층과 4층에는 종합자료실이 있다.어린이자료실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 가능하다.크리에이티브 팩토리의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나머지 공간들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주말에도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 가능하지만, 크리에이티브 팩토리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운영된다.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 등은 휴관이다.이 밖에 도서관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도서는 △희귀자료 및 고서 등 귀중본자료 △참고자료 및 행정자료 △연속간행물 및 음악 CD 자료 △기타 대출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료 등이다.도서 반납은 도서관 운영 시간 중 도서를 빌린 자료실에 반납해야 하지만 운영 시간 이후 반납은 도서관 1층 정문에 있는 무인도서반납기를 이용하면 된다.◆수성구의 빛을 밝히다범어도서관은 전문 공공건축가의 설계와 수성구 공공디자인 진흥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지난해 12월 환경 재정비 사업이 완료돼 차별화된 외관 시설을 구축했다.사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변화는 야간 경관이다.특히 푸른빛이 감도는 외부 파사드의 조명이 오후 5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도서관 주변을 밝혀 ‘등불’같은 이미지가 연출되고 있다.이 밖에도 범어도서관은 입구 계단을 넓히고 도서관을 알리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주변 곳곳을 누구든 편히 쉴 수 있는 야외 공간으로 재조성했다.뉴욕 공공 도서관처럼 문턱이 낮은 도서관, 좀 더 친근한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또 계단 벤치에는 유무선 충전이 가능한 스마트 벤치를 설치하고 도서관을 벗어나더라도 와이파이 이용도 가능하도록 했다.범어도서관 측은 야외 공간이 작은 공연 및 버스킹 등 지역민이 맘껏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야외 정원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서관의 한계를 뛰어넘다범어도서관은 ‘도서관 밖 도서관’ 서비스를 통해 도서관 사서들이 다양한 교육 문화 콘텐츠를 이용객들에게 제공토록 하고 있다.이 서비스를 통해 도서관 사서가 지식 큐레이터가 돼 관람객들에게 보다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이에 따른 콘텐츠로는 △부의 미래, 청소년 금융아카데미 △소리로 마음을 치유하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멘토·멘티 프로그램 등이 있다.이 콘텐츠들로 도서관 사서와 외부 전문가가 만나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공유하도록 했다. 올해는 특히 지식 저장소라는 도서관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부의 미래, 청소년 금융아카데미’는 DGB 대구은행의 금융박물관과 체험 파크를 통해 전문가의 금융경제 및 화폐디자인 메이커활동, 파이낸토리 미션 등의 체험을 체공하는 프로그램이다.‘소리로 마음을 치유하다’는 한영아트센터와 얼음골축음기박물관, 한국대중음악박물관 등과 협력해 음악사에 대한 독서 활동 및 전문가 강연과 더불어 오르골과 우쿠렐라 등의 악기 메이커 활동에 대해 배우고 탐방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국립대구기상과학관에서 기상청의 역할, 일기예보, 기상위성, 자연현상, 일기도, 사계절 등 기후 전반에 대한 교육 및 체험 활동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멘토·멘티’는 대구외국어고등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된다.◆품격 있는 도시 행복 수성 실현범어도서관이 운영 중인 인문학 프로그램은 교육 도시 ‘수성구’라는 가치를 실현하고자 마련된 도서관만의 특성화된 독서문화행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해당 행사 프로그램으로는 ‘수성@SUSEONG’과 ‘목요철학인문포럼’, ‘수성인문학제’가 있다.‘수성@SUSEONG’은 고전을 바탕으로 한 아카데미식 10개년 장기 프로젝트로 인문고전을 비롯해 자연과학과 기술과학 및 예술 등의 융합적 인문학 주제를 시대별(고전 중세시대부터 근대시대)로 선정해 일상생활 속에서 재조명하는 것이다.이 행사는 오는 12월15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4시에 열린다.‘목요철학인문포럼’은 4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구의 대표 철학 프로그램으로 계명대 산하 연구기관인 목요철학원과 연계해 기획·운영되고 있다.올해 상반기(3~6월)에는 모두 12회의 강연이 진행된다.하반기(9~12월)에는 강연 11회와 시민인문학 1회, 800회 학술심포지엄 1회 등으로 이뤄진다.‘수성인문학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사회 분위기를 회복하고 지역 공동체 의식을 확산시키고자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특히 이 프로그램은 다독·소통·다작이라는 3개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민이 책으로 하나 되고 다양한 연령, 계층을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이자 구심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글로벌 ‘범어’, 힐링 ‘범어’범어도서관은 지역 초·중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독서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글로벌 리더 초청 강연회와 글로벌 유스 아카데미, 글로벌 부모교육 특강, 글로벌 IB프로그램, BEOMEO AR READING STAR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영어와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특히 도서관 국제 자료실의 영어원서 자료 등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BEOMEO AR READING STAR는 현재까지 모두 3천795명의 학생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이 프로그램은 SR(STAR Reading) 테스트를 활용해 개인별 영어 독서 능력에 따른 수준별 맞춤형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한편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지역민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인 ‘POST 코로나 프로젝트’도 범어도서관만의 자랑거리다.해당 프로젝트로는 점심 식사 시간을 활용한 ‘점심 식사 후 음악 한 잔, 범어 정원 런치음악회’와 스트레스 해소 및 숲과의 교감 형성에 도움을 주는 ‘숲 체험 프로그램’, 마음의 여유와 심리적 안정 도모를 위한 ‘차 명상’, ‘느림의 미학, 요가와 명상’ 등이 있다.◆황인담 수성구립범어도서관장“주민들이 없는 도서관은 도서관이 아닙니다, 주민들이 올 수 없다면 우리가 다가가야 합니다.”황인담 수성구립범어도서관장이 도서관을 이끌며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바로 지역민 곁에 도서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특히 황 도서관장은 대내적인 도서관의 역할뿐 아니라 도서관 밖 역량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며 범어도서관을 이끌고 있다.그는 “도서관의 한계는 도서관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며 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의 바람에 부응해야 한다. 이러한 철학은 이용자들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돼 형성됐다”며 “범어도서관은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밖으로 나오길 꺼려하는 구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황 도서관장은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도서 대출 등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까닭은 어려운 환경에서 민첩하게 대응한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그는 “깨어있는 사고와 풍부한 아이디어, 적극성과 도전정신을 가진 젊은 직원들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지역민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대로변에 위치한 접근성과 다양한 교육 자료, 특화 프로그램 등의 장점도 있지만 가장 큰 자랑은 우리 직원들”이라고 치켜세웠다.이어 황 도서관장은 “미래교육의 우위를 점하고자 도서관의 물적·인적 자원을 체계적으로 활용해 지역민에게 다양한 교육 강연과 체험 학습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1.74㎏로 태어났지만, 우리 공주가 잘 견뎌서 감사해

▲이설(여, 1.74㎏, 2021년 4월30일생)▲엄마랑 아빠-차현주, 이준효▲우리 아기에게-우리 공주 설이에게~우리 공주를 만날 생각에 설렜던 나날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구나.우리 아기에게 뭐든지 다 해주고 싶어서 이것저것 많이 준비해놓고 우리 공주가 세상으로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단다.하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너무 작게 태어난 우리 공주님.엄마는 공주를 품에 안아보지도 못 했는데 인큐베이터가 너를 먼저 품었단다.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 소중한 공주라서 삼신할매도 질투를 한 걸까?작고 소중한 너에게 작은 생채기라도 생기게 하고 싶지 않은데, 그 작은 몸으로 많은 검사를 모두 견디고 약물치료까지 받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가슴이 미어진다.그래도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우리 공주가 대견하고 너무 기특하고, 그저 고마울 뿐이야.씩씩하게 잘 싸워줘서 너무 고마워.우리 공주도 잘 먹고 살도 포동포동 붙어서 하루 빨리 우리 집으로 오자^^집에서 우리 사랑이만 기다리고 있는 오빠들이랑, 더욱 더 많이 사랑할 거라고 공주의 태명을 ‘더사랑이’로 지은 딸 바보 아빠랑 공주만 생각하는 엄마가 기다리고 있단다.하루 빨리 우리 가족이 다 모여서 행복한 나날들만 보냈으면 좋겠다.우리 더사랑이 설이 공주님&hearts;엄마 아빠 딸로 와줘서 고맙고 지금도 잘 견디고 있음에 감사해. 우리 딸 엄마 아빠가 많이 사랑해&hearts;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엄마랑 아빠는 늘 주원이의 든든한 울타리란다

▲이주원(남, 3.3㎏, 2021년 5월7일생)▲엄마랑 아빠-김소현, 이기안▲우리 아기에게-사랑하는 주원아 안녕^^ 만나서 반가워 아가야♡ 주원이가 선물처럼 엄마랑 아빠에게 와 줘서 엄마는 우리 주원이를 품은 열 달 동안 너무 행복했어. 건강하게 엄마랑 아빠 곁으로 와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 뱃속에서 꼬물꼬물 태동하던 아기가 이렇게 세상으로 나와서 엄마 품에 안겨서 잘 자고 잘 먹으며 지낸다는 게 참 신기해. 그리고 감사해^^처음 널 안았을 때 따뜻한 체온과 촉감. 아마 그 느낌은 영원히 잊지 못 할 거야. 태어나자마자 큰 병원으로 가서 엄마가 얼마나 마음 졸이고 걱정했는지 몰라. 이제 건강하니까 너무 다행이고 앞으로도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자라야 한단다. 건강하기만 하면 바랄게 없다는 말을 이제야 온전히 실감하는 거 같아. 주원아 아프지 말고 엄마 아빠랑 재밌고 행복하게 잘 지내보자. 엄마도 엄마가 된 게 처음이라 많이 서툴러서 걱정이지만, 주원이가 성장하는 만큼 엄마도 같이 성장할거야. 우리 잘해보자. 엄마가 최선을 다 할 거야. 엄마랑 아빠는 주원이의 든든한 울타리가 될 거야. 너무너무 많이 사랑해♡-엄마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기에게 쓰는 편지.꼬미야 안녕.아니 이제 주원로 불러야 하구나^^아빠란다.아직은 아빠라는 말이 어색하고 생소하네. 아빠한테 너무나 소중한 우리 아들과 엄마가 열 달 동안 정말 고생했구나. 우리 주원이랑 엄마가 모두 건강해서 아빠는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지낸단다. 주원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렴.가끔 주원이가 잘못하거나 중요한 선택을 할 때 아빠가 충고하고 혼을 낼 수도 있지만, 아빠는 늘 주원이 편이라는 걸 알아주면 좋겠어. 모든 걸 다 해줄 수 있는 아빠는 아니더라도 모든 걸 다 해주도록 노력하는 아빠가 될 거야. 우리 가족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도록 기도할게.-멋진 아들이 너무 자랑스러운 아빠가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엄마 뱃속에서 오히려 엄마를 응원한 착한 시윤아

▲백시윤(남, 3.1㎏, 2021년 1월28일생)▲엄마랑 아빠- 홍혜주, 백건하▲우리 아기에게-사랑하는 우리 아가야.편지를 쓰는 지금 이 순간에 엄마는 산후조리원에 있고, 아들은 경북대병원에 있네.36주 5일 만에 3.1㎏라는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난 아들이기에 우리가 서로 이렇게 떨어져 있을 줄 몰랐어.엄마가 조리원에 있는 2주 동안 우리 아들은 큰 병원에서 지내고 있겠구나.보고 싶고 생각 많이 나지만 우리 아들이 건강하게 잘 먹으며 잘 지낸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는 무척 고마움을 느낀단다.아마 이제는 3.5㎏를 넘어 볼살도 제법 오르고 살도 제법 붙었을 것 같아서 엄마는 한시름 놓고 있단다.예쁜 아들과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어.우리 시윤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엄마랑 아빠는 너의 태명을 ‘애플’로 지었어.애플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물론 엄마한테 처음 다가왔을 때 엄마랑 아빠는 세상을 다 가진 것만큼 기뻤단다.애플이가 엄마 뱃속에서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아서 몇 번을 확인했어.애플이의 심장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는 눈물을 흘렸단다. 너무 기쁜 감사의 눈물이었지.아마 세상에서 가장 예쁜 심장소리였을 거야.그러던 중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할 때에는 항상 우리 애플이가 엄마에게 큰 위로가 돼 주었지.엄마보다 더 건강하게 뛰어주고 놀아주며 ‘나 건강히 잘 있노라’라며 항상 안부를 전해 준 덕분에 엄마는 오랜 병원 생활을 견디고 버티는 힘을 가졌어.내 아들의 존재만으로도 마냥 행복하기만 했단다.넌 이미 큰 보물이자 큰 행운이자 사랑이란다.이 어려운 코로나라는 시기에 태어나서 건강하게 자라서 너무 고마워.태어난 후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그 모든 일이 앞으로 너의 앞길에 더 큰 축복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믿어.항상 널 사랑하고 생각하는 엄마랑 아빠와 늘 건강하고 유쾌하게 살아가자.우리 아들 시윤아 사랑한다&hearts;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삼국유사 기행<118>수덕사의 혜현

예산 수덕사는 많은 사람의 귀에 익숙하다. 대중가요 수덕사의 여승 노랫말에 애잔한 사연으로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수덕사의 역사에 대해서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수덕사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 삼국이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을 당시에 이미 백제 땅에서 주목받는 사찰로 법등을 이어오고 있었던 것으로 기록으로 전한다. 창건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지만 신라 불국사보다 이른 시기에 설립돼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유서깊은 사찰이다. 일연스님은 삼국유사에서 신라 진평왕이 한창 집권하고 있을 당시에 백제 땅의 수덕사에서 혜현이라는 스님이 깊은 깨달음으로 중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혜현스님이 백제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신라에서는 원광법사가 진평왕의 부름을 받아 화랑들의 세속오계를 가르치는 등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혜현은 원광, 의상, 원효, 자장 등의 신라 승려들과 다르게 수덕사에서 강론으로 깨달음을 전하다가 홀연히 자취를 감춰 혼자 조용히 산속에서 수도하다 입적했지만 중국에서도 유명한 스님으로 기록하고 있다. ◆삼국유사: 혜현이 고요함을 구하다승려 혜현은 백제 사람이다. 어려서 출가해 힘써 뜻을 모아 법화경 외우는 것을 일과로 삼았다. 기도로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니 신령스런 감응이 참으로 많았다. 또한 삼론을 배우고 수도를 시작하니 신과 통했다. 처음에는 북쪽에 있는 수덕사에 머물면서 신도가 있으면 강론을 하고 없으면 불경 외우기에 열중하니 사방의 먼 곳에서도 그의 풍도를 흠모해 문밖에는 신발이 가득했다. 차차 번거롭게 모여드는 것을 싫어해 드디어는 강남 달라산으로 가서 머물렀다. 그 산은 매우 험준하며 내왕이 힘들어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혜현은 고요히 앉아 번뇌 잊기를 구하다가 산중에서 생을 마쳤다. 같이 공부하던 분이 시체를 운구해 석실에 모셨다. 호랑이가 유해를 다 먹어버리고 오직 해골과 혀만 남겨 뒀는데, 3년이 지나도 혀는 오히려 붉고 연했다. 그후 점점 변해 검붉고 단단하게 돌과 같이 됐다. 도를 닦는 승려들과 속인들이 그것을 공경하여 석탑에 간직했다. 혜현이 입적할 당시 세속 나이는 58세로 바로 정관 초년(627년)이었다. 혜현은 중국에 유학하지도 않고 조용히 물러나 일생을 마쳤으나 그 이름이 중국의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전기도 쓰여져 당나라에서도 그 명성이 높았다. 또 고구려의 승려 파약이 중국 천태산에 들어가 지자의 교관을 받았으며 신이하다고 소문이 났는데 산중에서 죽었다. 당승전에도 실려 있는데 자못 영험한 가르침이 많았다. 다음과 같이 찬미한다.‘녹미(주미)로 경을 전함에도 한바탕 수고로움 느껴/ 지난 세월 맑은 독경 구름 속에 숨었네/ 세간의 청사에 이름 멀리 날리니/ 죽어서도 혀는 붉은 연꽃의 꽃다움이어라.’ ◆수덕사‘인적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수덕사는 대중가요 ‘수덕사의 여승’으로 귀에 익은 편이다. 그렇지만 수덕사에 대한 내력을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수덕사는 창건에 대한 정확한 문헌기록은 없지만 학계에서는 백제 위덕왕이 재위하던 554년에서 597년 사이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덕사는 1937년 대웅전을 수리하면서 고려시대 충령왕 때인 1308년에 현재의 대웅전을 건립했다는 복장유물이 발견돼 우리나라 목조건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국보 제49호로 지정했다. 고려시대 유행했던 주심포 양식에 맞배지붕으로 임진왜란에도 불타지 않고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으며 한국 목조건축사에 매우 중요한 건물로 주목받고 있다. 수덕사의 관음바위표지석에 수덕사와 관련된 전설이 기록돼 있다. 때는 통일신라시대이다. 창건 이후 수덕사 가람이 날로 퇴락해 중창불사를 해야 했으나, 불사금을 조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여인이 절을 찾아와 불사를 돕는 마음으로 공양주를 하겠다고 자청했다. 그런데 이 여인의 미모가 빼어난지라 그녀를 일러 대중은 한결같이 ‘수덕각시’라 불렀다. 이 소문이 널리 퍼지자 여인을 보겠다는 사람들이 연일 수덕사를 찾았다. 대부호이자 재상의 아들인 ‘정혜’라는 청년이 수덕각시에게 청혼을 했다. 수덕각시는 중창불사가 원만히 이뤄지면 청혼을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정혜는 여인의 말을 듣고 가산을 보태어 10년 걸릴 불사를 3년만에 끝내고 중창회향식을 갖게 됐다. 회향식에 대공덕주로 참석한 정혜는 수덕각시에게 같이 절에서 떠날 것을 독촉하자 “구정물 묻은 옷을 갈아입을 말미를 주소서”라고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간 뒤 소식이 없었다. 정혜가 방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자 여인은 급히 다른 방으로 도망갔다. 그 모습에 당황한 정혜가 여인을 잡으려는 순간 옆에 있던 바위가 갈라지는 동시에 버선 한 짝만 남긴 채 여인은 사라지고 문득 사람도 방문도 없어진 자리에 집채만한 바위 하나만 나타나 있었다. 이후 매년 봄이면 그 바위가 갈라진 사이에서는 기이하게 버선모양의 버선꽃이 지금까지 피고 있으며, 그로부터 관음보살의 현신이었던 그 여인의 이름을 따 절 이름을 수덕사라 불렀다고 전한다. ◆새로 쓰는 삼국유사: 혜현과 보덕이 원광의 뜻을 따르다혜현은 신통력이 뛰어난 승려로 국운의 길흉도 미리 점치고 있었다. 당시 고구려에도 보덕과 담징 등의 유명 승려들이 있었으나 나라에서 도교를 우대하며 불교를 탄압해 담징은 일본으로, 보덕은 신라를 거쳐 백제 땅으로 망명해 은거했다. 특히 보덕은 고구려 패망의 징조를 읽고 신라에 의탁하려 했지만 이미 원광이 나라의 중심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 백제 완주로 옮겨 권력계층과 담을 쌓고 숨어 지냈다. 고구려는 연개소문이 실권을 장악하고 나라를 북으로 크게 일으켜 중국이 견제에 나설 정도였다. 그러나 중국도 고구려로 여러 번 처들어왔으나 연개소문의 걸출한 무예와 뛰어난 지략 때문에 번번이 패하여 물러났다. 고구려는 도교를 숭상하는 지배계층의 종교적 의식체계의 변화로 승려들과 백성들이 혼선을 빚으며 국론 분열조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유명 승려들은 깊은 산으로 들어가거나 이웃나라로 망명길에 올라 지배계층도 보이지 않게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백제는 무왕이 신라 진평왕의 셋째딸을 데려와 왕비로 삼고 나라의 힘을 크게 일으키고 있었다. 무왕은 신라와 고구려 접경지역을 직접 군사를 지휘해 전쟁에 나서 연전연승하며 나라가 팽창일로를 걷고 있었다. 무왕은 대규모 사찰 정림사를 건축하는 등으로 불교 진흥정책을 쓰기도했지만 왕권 강화를 위해 승려들을 국사로 책봉하는 등의 승려들이 직접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힘을 주지 않고 경계해 유명 승려들은 산속으로 숨어들었다. 이 때문에 신통력을 가진 혜현조차 수덕사에서 찾아오는 중생들의 내적 평화를 위해 법문을 강론하다가 끝내 그의 능력을 펼치지도 못하고, 아무도 모르게 산속으로 숨어들어 쓸쓸히 입적했다. 반면 신라는 진평왕이 원광법사를 국사로 초빙해 황룡사에 머물게 하며, 나라의 대소사를 모두 맡기고, 국내외로 보내는 문서를 작성하는 일도 원광이 담당하게 했다. 특히 원광은 화랑들이 나라의 기둥으로 성장할 수 있게 엄격한 계율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교육 기반을 닦았다. 신라는 불교를 국교로 삼고, 청년들을 화랑으로 육성해 국력을 키우고, 스스로 행복을 찾아 생활하는 기반을 조성하여 삼국을 통일하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원광은 이미 삼국통일의 앞날을 예견하고, 백성들의 고통과 희생을 줄이고자 백제의 혜현, 고구려의 보덕 스님을 세 차례나 만나 그들이 삼국통일에 협력할 수 있도록 역할해 줄 것을 설득했다. 혜현과 보덕은 원광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이해하고, 일면 받아들였지만 자신들이 속했던 나라가 패망의 길을 걷도록 하는 일에 적극 나설 수는 없다는 뜻을 밝히고는 산속으로 은거하는 것을 택했다. 혜현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다는 것은 이미 정해진 길”이라며 “지금 백제의 무왕은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사람이어서 어떠한 말로도 설득할 수가 없어 백성들의 피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고 한탄하고는 스스로 은거해 산속에서 입적했다. *새로 쓰는 삼국유사는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해 픽션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역사적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삼국유사 해석은 고운기의 ‘삼국유사’, 이범교의 ‘삼국유사의 종합적 해석’ 등을 참고했습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21>한국의 산티아고 성지순례 길, 칠곡

경북 칠곡은 호국영령과 천주교 순교자들의 영이 함께 깃든 신비한 곳이다. 우리나라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지켜낸 다부동 전투의 현장이며, 한국 천주교에서 가장 가슴 시린 순교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근현대 한국 역사의 산 증인, 칠곡에서 올여름 마음의 안식을 얻는 것은 어떨까.◆120년의 역사의 가실성당왜관읍 낙산리에 위치한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속 가실성당은 1895년 설립된 유서 깊은 성당이다. 무려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세월에 비해 건물이 잘 보존돼 있어 신자뿐만 아니라 칠곡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낙산리에 위치해 오랫동안 ‘낙산성당’으로 불리다가 2005년 ‘가실’이라는 마을의 본래 이름을 되살려 가실성당이 됐다. 초대 본당 신부는 파리 외방 전교회의 파리아스 가밀로(C. Pailhasse, 한국명 하경조) 신부이다. 가밀로 신부는 한국에 입국, 칠곡군 지천면 신나무골 근처에 천주교회를 세울 장소를 물색하던 중 낙동강 수로를 이용해 대구, 안동, 부산 방면으로 쉽게 오갈 수 있는 왜관읍 낙산리를 선택했다.천주교 조선교구로서는 11번째이자 대구교구에서는 대구 계산성당 다음이다. 특히 주보성인 안나의 상은 1924년 이전 프랑스에서 석고로 제작됐는데, 우리나라 유일한 안나상으로 유명하다. 성당과 사제관은 2003년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348호로 지정됐다.1950년 6·25 전쟁 당시 낙산마을에서 전투가 심해 인근 마을이 모두 파괴됐지만, 가실성당만큼은 양측의 병원으로 사용되면서 살아남았다. 2004년 영화 신부수업의 촬영지로도 활용됐다.◆붉은 벽돌과 함께 쌓여가는 마음의 양식, 왜관수도원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독일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에 속한 천주교 남자 수도자의 자치수도원이다. 왜관읍에 있어 ‘왜관수도원’, 베네딕도의 우리말인 ‘분도수도원’이라고도 불린다. 1952년 설립됐다.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수도원으로부터 파견된 수도자들이 북한 덕원과 중국 연길수도원에서 수도 생활을 하던 중 이념 차이로 당국의 탄압을 받자 6·25전쟁과 함께 피란을 오던 중 설립됐다고 한다.현재 140여 명의 수도사가 있는 수도원에서는 왜관을 중심으로 중·고등학교 등 교육사업, 출판업, 인쇄업, 유리 화공예실, 목공소, 농장경영, 금속 공예실, 양로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성 베네딕도회의 특징이라 하겠다.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건물은 절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것이다.◆200년 전 천주교인들의 흔적. 신나무골 성지지천면 연화리에 있는 신나무골 성지는 조선 시대 후기 천주교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모였던 신자촌이다. 현재 사제관, 명상의 집, 신마무골 학당 등이 복원됐다. 로베르 신부 흉상, 순교자 이선이(엘리사벳)의 묘도 있다.사제관은 로베르 신부가 대구교구 첫 본당 신부로 발령받고 거처하던 곳이다. 현재 신나무골 성지와 관련된 자료들의 전시실로 사용된다. 로베르 신분 흉상은 1877년 한국에 입국해 전도 활동을 하며 신학생을 모아 가르치던 로베르(한국명 김보록) 신부를 기리기 위한 흉상이다.명상의 집은 신나무골에서 피정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장소로서 20~25명가량 인원이 숙박할 수 있다. 순교자 이선이의 묘는 1860년 경신박해 때 신나무골에서 한티로 피신을 갔다 포졸들에게 체포돼 아들 배도령(스테파노)와 함께 순교한 이선이의 묘이다. 1984년 한국천주교회 창립 200주년 행사 때 한티에서 이곳으로 이장했다. 연중 천주교 신자들이 순례 행사로 신나무골 성지 및 한옥성당을 방문해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있다.◆영화 신부수업의 촬영지, 왜관성당왜관성당은 독일인 신부 앨빈 슈미트가 설계한 성당으로 1966년 건립됐다. 당시 대부분 성당이 전통적인 양식주의 형태로 건립된 것과 달리 왜관성당은 보기 드물게 근대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2층 건물이다.내부는 타원형의 평면 공간에 제단부와 현관부를 덧붙인 형태로 장방형의 전통적 교회 건축의 틀을 깨고 세로축보다 가로축을 넓게 건축했다. 완만한 부채꼴 형태의 좌석은 성당 어느 자리에서나 제대를 훤히 볼 수 있게 했다.건물의 외관 형태와 더불어 전례의 기능에 따른 공간 배열을 우선시하며 내·외부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한 점 등 근대주의 교회 건축물로서 건축사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당시 앨빈 슈미트 신부가 직접 그린 벽화와 설계도면이 남아 등록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다.◆한국의 산티아고 길, 한티가는 길칠곡의 대표적 천주교 성지인 가실성당, 신나무골 성지, 한티성지를 관광자원화한 ‘한티가는 길’은 한국의 산티아고 길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순례길이다.조선 시대 말 박해를 피해 천주교인들이 숨어 있던 한티는 박해를 피하기에는 좋은 곳이었으나 생활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많았다. 여름에는 습기가 가득하고 겨울에는 한파가 찾아오는 환경은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병사들의 눈을 피해야만 하는 천주교 신자들의 특성상 화전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결국 그들은 먹고살기 위해 주위에 있는 흙과 나무를 이용해 숯을 굽고 옹기를 구운 다음 산 아래로 내려가 생필품으로 바꿔 다시 산으로 올라오는 고된 삶을 살아야 했다. 그들이 숯과 옹기를 짊어지고 다니던 길을 2016년 칠곡군에서 정비해 한티가는 길로 조성했다.천주교 박해의 현장이자 순교의 길을 구간마다 테마가 있는 길로 꾸며졌다. 총 길이는 45.6㎞에 달하며 △돌아보는 10.6㎞ △비우는 길 9.5㎞ △뉘우치는 길 9.0㎞ △용서의 길 8.5㎞ △사랑의 길 8.1㎞로 구성됐다.급경사지가 없는 도보여행길로 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칠곡군의 역사·문화체험 및 레크레이션의 장으로 많이 이용한다.◆박해의 대륙에 뿌려진 순교자들의 피와 땀, 한티순교성지동명면 득명리에 있는 한티순교성지는 조선 시대 말 천주교 박해를 피해 한티마을에 모여 살고 있던 수십 명의 신자가 무더기로 처형된 비극의 현장이다.1837년 서울에서 낙향한 김현상 요아킴 가정이 기해박해를 피해 한티마을로 이주해 오면서부터 신도들이 모여들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교우촌이 형성됐다. 이들은 움막집에 살면서 옹기와 숯을 굽고 화전을 일궈 생계를 이어나갔다.이후 일어난 수차례의 박해도 넘긴 한티마을이었지만, 1866년부터 3년간 혹독하게 이뤄진 병인박해로 결국 수십 명의 신자가 한자리에서 비극을 맞았다. 당시 순교자로는 서익순과 서태순 베드로, 조 가롤로, 이선이 엘리샤벳과 그의 장남 배도령(스테파노) 등이다. 이들과 무명의 순교자 등 총 37장의 무덤이 성지 안에 흩어져 있다.한티는 1980년대 초 대구대교구가 한국천주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성지개발 계획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천주교 성지로 조성됐다.현재 한티성지에는 피정의 집과 영성관, 순례의 집이 있다. 피정의 집은 1991년 신자들의 영성 생활을 위한 건물로 지어졌다. 영성관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입생들의 공동생활공간이며, 순례의 집은 순례객들이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건물이다.◆낙동강 방어선의 흔적, 칠곡호국평화기념관칠곡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 최후의 보후로 연합군 총반격의 계기가 된 낙동강 방어선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우리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켰던 호국영령들께 감사하고 호국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이들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다채로운 체험을 통해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호국평화체험의 공간을 마련했다. 바로 호국평화기념관이다.석적읍 석적로에 지하 2층, 지상 4층, 23만2천20㎡(약 7만 평) 규모로 조성된 기념관은 △호국전시관 △낙동강전투체험관 △어린이평화체험관 △4D입체영상관 등 다양한 테마와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기념관 인근에는 100m 길이의 슬로프에 10개 레인으로 사시사철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썰매를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썰매장과 VR 체험장, 어린이 놀이터와 뜀 동산, 전동카트 체험장 등이 있다.◆양봉의 메카, 꿀벌나라테마공원칠곡은 전국 최대 아카시아 벌꿀 생산지로 양봉의 메카다. 전국 최대 규모의 아카시아나무 밀원지(신동재, 330만㎡)를 갖고 있으며, 벌통에서 자연 숙성된 천연 벌꿀만을 채밀해 소분 포장함으로 품질 좋은 꿀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2008년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양봉산업 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꿀벌나라 테마공원은 이러한 인프라들을 하나로 집약해 칠곡 양봉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견인하고 관광자원화한 공간이다. 아울러 인근 호국평화기념관과 칠곡보, 낙동강역사 너울 길 등과 연계한 칠곡관광벨트의 한 축도 담당한다.테마공원에는 다양한 체험관들이 배치돼 오감만족 창의놀이와 생태학습을 경험할 수 있다. 꿀벌공생관은 꿀벌이 인간에게 주는 산업적 가치와 꿀벌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는 공간이다. 꿀벌축제관에선 전문 연극배우들과 함께 관람객들이 직접 꿀벌의 일생을 연기해볼 수 있다.이밖에도 지역의 양봉업 종사자들이 수확한 꿀을 직접 채밀하고 맛볼 수 있는 꿀뜨기 체험장, 양봉의 역사 등을 홍보하는 꿀벌홍보관, 꿀벌캐릭터들을 배치해 포토존으로 활용하는 꿀벌캐릭터 모형동산 등이 있다. 테마공원은 연중 상시 개방된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시리즈)유별난 대구 치맥 사랑〈상〉양계산업의 중심지 대구

대구를 대표하는 여러 축제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줄줄이 취소되면서 매년 7월에 열리던 ‘치맥(치킨+맥주)페스티벌’ 개최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물론 현재 코로나상황으로 보면 다음달 개최는 어렵다. 하지만 대구시가 올초 지역 최대 축제로 꼽히는 치맥페스티벌의 2년 연속 중단은 어떻게든 막겠다고 단언한만큼 시민들은 가을이나 겨울에 개최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이럴 경우 엑스코 등 실내개최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늦더라도 올해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이 반드시 열려 코로나로 심신이 지친 지역민들에게 활력소가 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대구와 치맥의 인연을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어원학적으로 볼 때 대구는 닭과 밀접하다.학자들은 신라시대 대구의 지명인 ‘달구벌’이 ‘닭’의 ‘달구’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한다.삼국시대 영남에 자리 잡은 신라는 닭과 뗄 수 없다.신라의 지배세력을 대표하는 경주 김씨의 탄생지가 닭의 숲 ‘계림’이기 때문이다. ‘사로국’으로 시작한 국호가 ‘계림국’으로도 불리기도 한 것도 그 증거다. 신문왕이 689년 달구벌로 수도를 이전하려던 것도 닭을 매개로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해석하고 있다.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정재영 연구원은 “부여의 5부족 토템이 개·돼지·말·소인 것을 봤을 때 닭 또한 토템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해석”이라고 전했다.대구는 대한민국 양계산업의 태동지가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을 품고 있었다.대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양계산업 구조가 전국에서도 탄탄하기로 유명했다. 전국 3대 시장 중 하나인 서문시장을 비롯해 칠성시장, 남문시장처럼 기존에 형성된 재래시장이 포진돼 있어 닭의 수급이 원활했다.철도와 도로, 낙동강까지 발달된 교통망까지 있었으니 최적의 조건을 구축한 것이다.일제강점기 국내에서 가장 큰 부화장 역시 북구 산격동에 있었던 ‘신기부화장’이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1970년대 국내 양계장의 80%가 대구·경북에 위치했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 규모의 부화장 1개소와 도계장 4개소가 대구에 있을 정도였다.대구지역에서 1970년대와 1980년대 멕시카나, 처갓집양념치킨 등 초기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이 시작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치킨집의 성행은 닭 부화장 등 양계사업, 사통팔달로 형성된 전통시장 등의 배경에 힘입었다. 이러한 환경 속 치킨과 맥주를 결합해 지역 콘텐츠로 발전시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2013년 제1회 치맥페스티벌이 열리게 됐다.치맥페스티벌은 당초 ‘술(맥주)’이라는 콘텐츠 때문에 공무원들에게 ‘사고’라는 부담이 있어 자칫 사장될 뻔 했다.대구시 각 부서마다 치맥페스티벌을 담당하기 싫어 핑퐁이 이어졌고 결국 닭이라는 이유 때문에 농산유통과에서 담당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그러나 첫 치맥페스티벌에서 26만 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대박을 쳤다. 이후 2016년 방문객 100만 명을 훌쩍 넘었고 대구를 넘어 전국 대표축제로 거듭났다.대구시 관계자는 “치맥페스티벌은 처음에는 공직자들에게 술이라는 부담 때문에 그야말로 계륵이었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거듭났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어떻게든 개최해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