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러시(gold rush)를 아는가?골드러시는 상업적 가치가 있는 금이 발견된 지역에 노동자들이 대거 이주하였던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19세기, 대표적인 사례가 캘리포니아 골드러시(1848~1855)다. 캘리포니아에서 황금이 발견되면서, 그 소식은 미국의 각지, 그리고 해외까지 퍼졌고, 전세계에서 약 30만 명의 인구가 캘리포니아에 유입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오늘날 미 달러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금이 발견되어 극소수에게는 막대한 부를 가져왔지만, 많은 사람들은 왔을 때와 다를 바 없는 상태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그러나 골드러시로 인해 캘리포니아는 긍정적인 변화를 많이 가져왔다. 작은 개척지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신흥 도시로 성장하였고, 캘리포니아 전역에 도로, 교회, 학교 및 다른 마을이 건설되었다. 법률 체계와 정부가 창설되어 1850년 협정의 일부로서 이 해에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31번째 주가 되었다. 교통 등 인프라가 갖추어지고 환경이 깨끗해지자, 마침 기술의 발달로 철도와 자동차가 들어오면서 광업에 이어 캘리포니아의 성장 동력이 된 농업이 주 내에서 광범위하게 시작될 수 있었다.골드러시 자체가 많은 이에게 부를 안겨다 주지는 않았지만, 골드러시가 있었기에 허허벌판이던 캘리포니아는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고, 지금 캘리포니아의 인구는 약 3천9백만명에 달하여,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주가 되었다. 더군다나 지금 샌프란시스코 만에 붙은 서쪽과 남쪽의 도시들은 실리콘밸리 지역으로 불리며, 글로벌 스타트업의 메카로 발전하였다. 지금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과 우버, 에어비엔비, 슬랙과 같은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한 대표적 스타트업의 산실이다.이러한 골드러시가 기술혁신과 함께 다시금 시작되고 있다. 그 선두에 있는 AI 기술혁신의 영향력은 가히 AI 골드러시라고 할만하다. 생성형 AI 시장은 단 5년 뒤 77조로 10배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대표적 AI기업인 ‘오픈AI’는 2022년 11월에 출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서비스로 단숨에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오픈AI CEO인 샘 올트먼은 서비스 시작 후 1년이 지난 작년 11월에 챗GPT 주간 이용자 수가 약 1억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그 기업가치는 우리 돈으로 무려 130조원을 넘나든다.이제 AI 기술혁신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4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을 하였고, 이 기술은 우리가 살고, 일하고,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과거 골드러시가 도전한 자에게 부를 가져오고 많은 산업과 인프라를 갖추어 캘리포니아를 성장시킨 동력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AI 혁명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새해 벽두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CES가 1월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개최되고 있다. CES는 세계 IT(정보기술)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주력 제품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다. 이번 CES는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을 주제로,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접목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곳에서 전체 혁신상 중 40%를 한국 기업이 수상했고, 국내 벤처·창업기업 116개가 ‘CES 혁신상’을 수상하였다는 소식이 들린다.특히, 한국 기업이 CES 최고혁신상 27개 중 8개를 수상하는 기적을 이루었다. 이는 미국 기업의 7개를 능가하는 성과다. 대구경북에서도 ‘미드바르’라는 걸출한 기업이 8개 기업에 포함되었다. 대구경북지역 기업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8곳에 그치던 수상 기업 수가 올해에는 11곳으로 늘어나며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에서 세계적인 혁신기업을 배출하고 있다니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대구경북은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혁신기업 발굴과 지원을 위한 창업 인프라를 강화하고 인재 양성을 뒷받침해서 AI 골드러시를 위해 달려오는 혁신 기업인들을 위한 길을 닦아야 한다. 그래야 신흥 경제를 촉진하고, 취업 시장과 교육을 재편하여 혁신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도전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 AI 골드러시는 결과적으로 사람이 모이고,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며,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해법이 될 것이다.역사적 골드러시와 AI 골드러시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다. 과거 골드러시가 금을 매개로 사람과 문화 유입을 활용하여 새로운 기회를 주도적으로 개척한 것처럼, 지금 AI 골드러시는 단순히 코인 채굴에 한정된 혁신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강화하여 새로운 기회를 주도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혁신을 통한 골드러시, 그 기회는 가만히 다가오지 않는다. 과거 섬유산업 혁신으로 국내 수출산업의 선봉에 섰던 대구이기에 AI 혁신의 길을 더 잘 개척할 수 있지 않을까? 이동엽 (경북대 지식재산융합학과 전담교수) 김광재 기자 kjk@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