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사회에 큰 병폐로 나타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집단이기주의와 개인이기주의라 할 수 있다. 님비증후군(nimby syndrome)∙바나나증후군(banana syndrome), 임피(imfy)현상과 같은 신조어는 우리사회의 집단이기주의를 잘 대변해 주고 있으며, 도덕과 양심을 저버리는 개인이기주의의 모습 또한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있다. 며칠전, 새벽에 가끔씩 찾는 동네 헬스클럽에서 런닝머신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운동하던 시내 모 학교 선생님 부부가 언성을 높여가며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내용인 즉 이랬다. 이들 부부가 사는 A 아파트 옆에 고층 아파트 신축공사를 하려고 하니, 조망권 침해나 소음, 진동 등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아파트 주민자치회에서는 집집마다 한 명씩 나와 매일 집회를 하고, 구청에 가서 건축 반대 시위도 할 것을 결의하였다. 이에 대해 선생님은 집단이기주의에 동조해서는 않되니 나가지 말라고 하였고, 사모님께서는 옳은 말씀이지만 나가지 않으면 하루에 5만원씩 벌금을 내야하므로 안 갈 수도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한참 후에 선생님은 먼저 집으로 가고 헬스장에서 쉬고있는 사모님과 대화를 해 봤다. “사모님, 사회지도층의 가족 되시는 분께서 우리사회가 올바른 길로 가도록 일조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합법적으로 허가받아 공사를 하는데 못하게 데모한다고 해서 아파트 짓는 것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시공회사에서 돈으로 민원을 해결하는 방법 뿐인데 그래서야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되겠습니까? 그러니, 데모에 참가 하시지도 말고 벌금도 내지 마십시오.” 라고 했더니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합니다만, 참가하지 않고 벌금도 내지 않으면 이웃으로부터 왕따 당하니 부득이 참가 할 수 밖에요”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의 이웃이 집단이기주의 행동을 하자고 권유하더라도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아닌 것은 분명히 NO! 할 수 있는 참다운 용기를 가지자는 것이다. 합법적인 대응을 외면한 채 시민 개개인이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침묵하거나 동조할 때 우리사회는 집단이기주의를 선동하는 세력이 활개를 치게되고 도덕기반이 무너져 내려 희망없는 사회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일시적으로 이웃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왕따를 당하더라도 양심이 자유롭고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더욱 떳떳하고 보람되게 살아갈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그래야만 우리의 자녀들도 부모의 양심과 원칙에 충실한 말과 행동을 따라 배우고 자손만대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다.
또 하나는 개인이기주의적 사고방식이다. 얼마 전 저녁 인근의 초등학교 운동장엘 갔더니 여러 사람들이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하고 있었고, 나도 함께 어울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에 참여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오토바이 두 대가 나타나 붕붕거리면서 왔다 갔다 하였다. 배기가스 냄새도 나고 시끄럽기도 해서 이야기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였다. 혹시라도 이야기했다가 젊은 사람에게 봉변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고 참고 계속 걷기만 하였는데, 아무도 그들에게 한마디하는 사람이 없었다. 조금 있다가 용기를 내서 내 앞으로 다가오는 오토바이를 향해 “좋은 공기를마시면서 운동 좀 하는데 오토바이는 나가시오” 하고 냅다 고함을 질렀더니 슬그머니 빠져나가 버려 다행히도 기분좋게 운동을 하고 온 적이 있었다. 그 밖에 식당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 다닐 때, 오토바이가 인도 위를 질주할때, 목욕탕에서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고 떠들 때, 소방도로에 이중으로 주차 할 때,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나 휴지를 던질 때, 욕을 좀 먹더라도 점잖게 지적하는 용기가 부족하였고, 부끄러운 일이었다고 자성해보면서 우리 모두가 이러한 도덕적 해이에 대하여 NO!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 보자고 감히 제언해 본다.
/ 한동수 대구지하철건설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