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전국의 비수도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60조 원을 투자하는 통 큰 계획을 발표했다. 경상권 충청권 영남권에 있는 계열사 공장을 반도체패키지, 최첨단디스플레이, 차세대배터리, 스마트폰, 전기부품, 소재 분야 등으로 특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집중 투자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각 지역 있는 관련 중소기업에는 자금, 기술, 인력 등을 지원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역대학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의 국가산단 조성 계획 발표에 곧이어 나온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니만큼 지역으로서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정부와 국내 일등 글로벌기업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삼성 투자가 지역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지자체도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구미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국내 유일의 삼성스마트폰 생산기지인 구미사업장을 ‘마더 팩토리’로 구축한다. 이곳에서는 첨단 생산기술과 핵심공정을 개발해 전 세계 생산공장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SDI는 구미를 첨단소재 특화지역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TV,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되는 전자소재와 차세대 에너지용 첨단소재까지 개발, 생산하게 된다. 이와 함께 삼성은 IT인재 양성을 위해 경북대 등 지역대학들과 계약학과 운영 등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의 협력기업 및 중소기업들과는 체계적 지원을 통해 동반 성장한다는 계획이다.구미는 한때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렸던 지역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IT기기, 반도체, LED, 방산장비 등의 제조공장이 입주해 있으며 그 배후에는 대기업 연구소, 협력기업 그리고 대학 및 연구기관, 관련 중소기업들이 있다. 앞으로 삼성의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구미 경제가 예전과 같은 활력을 찾길 기대한다. 경제 분야에 ‘스노볼 효과’란 용어가 있다. 기업 하나가 지역에 들어오면 임금 소비, 영업활동 지출 등이 지역경제에 그대로 흡수돼 지역 내 총생산과 고용, 세수 등이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말이다. 삼성의 투자가 새로운 기업 유치는 아니지만 앞으로 하게 될 투자 규모를 예상해 보면 분명 기업유치 이상의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구미시는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꼼꼼히 챙겨보고, 일자리창출 등 투자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경북도, 지역기업, 지역대학 들과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박준우 기자 pj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