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의 TK(대구·경북) 구애가 뜨겁다. TK는 ‘윤석열 대세론’의 진원지다. 윤석열 후보는 TK 표밭 사수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TK 민심을 돌리지 못한다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20, 30대 지지세를 앞세워 판세 뒤집기에 주력하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아킬레스건이 된 TK의 ‘배신자’ 프레임 극복에 안간힘이다.국민의힘 네 후보 중 세 명이 대구 연고를 갖고 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랐으며 동을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유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TK 적자(嫡子)다. 홍 후보는 대구 영남중·고를 다녔다. 지난 총선 때 당 지도부의 눈 밖에 나 출마 지역구를 찾아 기웃대는 수모를 겪었다. 겨우 대구 수성을에 둥지를 틀었다. 홍 후보는 TK 서자(庶子)라고 할 수 있다. 대구지검 특수부장과 대구고검 검사를 지낸 윤석열은 TK와의 인연을 강조한다. 굳이 따지자면 그는 TK 양자(養子) 격이다. 그런데 이들 3명이 TK에서 명암이 엇갈린다.--대구 연고 ‘국힘’ 세 후보, 지지도는 의외정작 적자인 유 후보는 TK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의 덫에 갇혀있다. 한 자릿수 지지율도 벽이다. 수성을 지역구 국회의원인 홍 후보도 TK에서 푸대접 받고 있다. “낳아 준 고향은 경남 창녕이지만, 키워준 고향은 대구”라는 홍 후보는 수시로 대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보이는 데도 TK의 윤 후보 바라기에 서운하기 짝이 없다. 좀체 반전 기미를 못 찾고 있다. 반면 양자로 적을 올린 윤 후보는 TK의 든든한 지지가 큰 자산이다.얼마 전 한 여론조사 결과 대구·경북에서 윤 후보가 홍 후보에 거의 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 30대 젊은 층에서는 홍 후보 지지율이 높고, 50~60대 이상 장·노년층은 윤 후보가 압도하는 구도다. 유 후보는 대구 동을에서조차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다. 강고한 배신자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자식 사랑은 적자, 서자, 양자 순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TK의 지지 양상은 의외가 아닐 수 없다.이유가 있다. 정권교체는 보수 터전 TK에게 최우선 순위다. 무능한 정권과 조국 사태에 환멸을 느낀 TK가 정권교체 적임자로 윤 후보를 찜했다. TK 장·노년층의 ‘필’이 꽂혔다. 검찰총장으로서 문 정권에 맞선 강단과 소신이 뇌리에 깊게 박혔다. 그 선점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윤·홍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지만 대세는 여전히 윤 후보다. 그는 각종 악재에도 불구,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 조짐이 보인다. 최근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등 연이은 악재때문이다. 시중 반응도 싸늘하다. 후폭풍이 거세다. 호남 반발을 의식한 국민의힘 지도부도 당혹해 한다. 윤 후보의 최대 위기다.홍 후보는 국정경험과 추진력이 강점이다. 반면 막말과 여성비하, 소통 부재는 유권자의 거부감을 더했다. 특히 홍 후보의 거침없는 막말과 독불장군격인 태도는 지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 장·노년층에게 평가절하 받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는 최근 강경 이미지를 벗고 솔직한 화법으로 20, 30대에 어필하고 있다. 막말과 꼰대 이미지를 털어버리려 공들이고 있다. 유 후보는 경제전문가와 소신정치, 도덕성 등의 강점에도 불구, 정치력과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배신자’ 프레임이 계속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열흘 남은 국민의힘 경선 결과가 관심사다.--전두환 수렁 빠진 윤…홍, 판세 뒤집을까20대 대선은 ‘비호감 월드컵’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호감도 조사 결과 여야의 대선 유력 주자 3명 모두가 비호감이 호감보다 두 배가량 높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대통령 이름에 걸맞은 후보가 없다는 얘기다. 후보자 토론 이후 특정 후보 인신공격으로 유 후보에게도 비호감 딱지가 붙었다.국민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에 염증을 느낀다. 더 이상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는 대통령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최선이 아닌 차악(次惡)을 선택해야 하는 국민들은 기가 막힌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 최악은 막아야 하니까.홍석봉 논설위원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