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윤복진의 둘째 딸 윤정희가 지난 30일 오후 4시 대구근대역사관에서 열린 ‘윤복진 기증 유물 특별전’ 오프닝에서 소감을 전했다. 구아영 기자“아버지께서 일제 강점기 여러 활동을 전개한 가운데 그 성과물 중 일부를 전시하게 됐습니다. 이제야 세상에 내놓게 된 저희를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라며 향토 문학가인 아버지의 활동이 한 번 더 조명되는 전시가 되길 바랍니다.”아동문학가 윤복진의 둘째 딸 윤정희씨가 지난 30일 오후 4시 대구근대역사관에서 열린 ‘윤복진 기증 유물 특별전’에서 묵직한 소감으로 관람객들의 심금을 울렸다.대구시 문화예술기록팀이 유족들을 장장 2년 반가량 설득한 끝에 이뤄진 특별전의 오프닝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습을 처음 드러내는 윤복진의 세 딸 윤정자, 윤정희, 윤정애와 사위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유족을 비롯 김완준 박태준기념사업회장, 아동문학가 최춘해, 하청호 대구문학관 관장 등 문화예술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오프닝은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12명이 박태준 작곡, 윤복진 작사의 ‘양양범버궁’ 및 ‘돌아오는 배’, ‘기러기’를 현대적으로 편곡해 들려주면서 시작됐다. 국민의례, 묵념 등 순으로 진행되며 유족들에게 감사패도 전달됐다.악보집 ‘돌아오는 배’가 최초로 세상에 나왔다. 구아영 기자국가등록문화재인 홍난파 동요악보 원판 중 하모니카, 고향하늘이 함께 전시됐다.전시장에는 유족들이 기증한 300여 점 중 60여 점이 선별됐다. 윤복진이 태어난 1907년부터 월북한 1950년까지 대구에서 아동문학가로 활동한 약 40년 이상의 연대기를 볼 수 있었다. 아동문학가이자 작사가로 성장하는 유년 시절의 윤복진의 발자취가 담긴 자료부터 1920·1930년대 윤복진이 발표한 동요의 악보집, 윤복진의 애정이 깃든 소장품 등을 총망라한다.특히 윤복진의 월북으로 인해 남겨진 가족들이 불에 태우거나 판매하는 등 극한의 상황에 놓여 역사에 지워질 수밖에 없었던 자료들을 일부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이날 최초로 공개된 악보집 ‘돌아오는 배’는 흘러온 100년의 역사를 가늠하는 듯 손때가 묻어있고 낡아 일부분만 전시됐다. ‘돌아오는 배’는 박태준 작곡, 윤복진 작사의 1934년 출간한 책으로, 1931년 출간한 ‘중중때때중’과 1932년 출간한 ‘양양범버궁’에 수록된 동요와 민요 13곡을 모아 재출간한 악보집이다.또 전국에 4개뿐으로 희귀하며, 지역에는 유일한 동요집 ‘물새발자옥’도 공개됐다. 이 동요집은 박태준 작곡, 윤복진 작시로 발행한 세 번째 동요집으로, 표지는 이인성의 판화 작품을 붙여 만들어졌다.이 밖에도 윤복진이 가지고 있던 작곡가 박태준과 홍난파, 현제명의 자료 및 화가 이인성과 무영당 창업주 이근무의 활동을 볼 수 있는 자료 등 당시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이 대거 전시됐다.이날 방문한 대구문학관 김성호 팀장은 “유족의 기증으로 그동안 알려지지 못한 아동 문학을 조명함과 동시에 대구 문학사에도 큰 역사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대구문학사 연구 바탕에 근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대구시 문화유산과 임언미 문화예술기록팀장은 “일제 강점기 윤복진의 활동을 통해 과거부터 대구가 문화예술 활동의 중심이였다는 다시 한 번 증표할 수 있는 전시다”고 말했다.전시는 오는 3월31일까지 이어진다.한편 대구 출신의 아동문학가 윤복진은 일제 강점기 소파 방정환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를 통해 등단하고, 당시 우리나라 주요 일간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윤석중, 이원수, 박태준, 홍난파 등과 함께 활동했으나 1950년 월북한 후 그의 작품은 잊혔다.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