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 주식시장이 ‘거래소 1,000P, 코스닥 450P’ 고지를 향해 연초부터 기운찬 행진을 시작했다. 아직 경기의 추가 하강에 대한 우려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정부의 적극적 경기부양과 기관의 매수 중심축 부상 등 시장의 질이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올해 최대의 화두는 ‘IT’
거래소와 코스닥을 불문하고 새해 벽두 증시를 달구는 화두는 단연 정보기술(IT)주다.
지난해 연말 형성됐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의 지수 상승)’ 당시 내수관련주까지 반등했음에도 여러 차례 900선앞에서 좌절했던 것도 IT주가 뜨지 않은 탓이었다.
특히 “IT주 저점은 2.4분기께”라던 전망이 인텔에 이어 삼성전자의 실적이 공개된 뒤 일순간에 ‘작년 4.4분기 저점’으로 뒤바뀌며 IT주가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IT주쪽에 모멘텀이 발생했다고 본다”며 “외국인 매매 등 수급만 뒷받침된다면 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한 IT주들이 장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4분기 저점론을 고수하더라도 기대심리와 선취매에 힘입어 IT에 관심을 기울일 시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IT 비중확대론’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작년에는 소재, 운송장비주가 주도했지만 올해는 하반기부터 IT경기가 좋아지면서 주가가 이를 선반영할 것”이라며 900선을 뚫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새해부터 쏟아지는 증권사들의 시황전망도 IT주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대우증권이 IT업황 전망과 약해지는 외국인 매도세를 들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034220]를,동양종금증권이 삼성전자외에 삼성SDI[006400], 주성엔지니어링[036930]등을 편입하도록 권고했고 한화증권도 이들 종목과 함께 하이닉스반도체[000660],LG전자 등을 새해 유력종목으로 꼽는 등 ‘대형IT주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과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의 가시화로 현기증날 정도의 랠리가 벌어지고 있는 코스닥도 ‘IT 중심론’은 마찬가지.
펀더멘털에 대한 최소한의 점검도 없이 무차별 상승하는 장세에 대해 “이제는 ‘테마’보다 ‘실적’에 주목해야 할 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때문이다.
이달중 코스닥지수 450선 도달을 점친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경기 및 벤처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IT주의 부각여건이 되고 있다”며 LCD 및 휴대전화 관련 부품.장비주 등 IT경기회복시 실적호전이 실제 이뤄질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증권 이영곤 책임연구원은 “기대만으로 오른 종목들은 제자리를 찾게 마련”이라며 내실없는 ‘테마주 광풍’을 비판한 뒤 “IT경기가 저점을 지난게 아니냐는 인식이 확신으로 바뀌면 IT관련 실적주들이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동차.증권주 주도..코스닥은 홈쇼핑.음원주 주목
시장 주도력은 급속하게 IT주로 이동할 전망이지만 해외시장 선전과 내수경기연내 바닥론 등의 재료를 등에 업은 자동차주도 주도주 후보군에 올라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1.4분기 바닥을 찍고 수출 증가율도 2.4분기부터 살아나면서 오는 4월 전후에 지수 1,OOO선을 넘을 것”이라며 “조정시마다 IT주와 함께 자동차주를 살 것”을 권했다.
메리츠증권 윤 센터장은 현대차[005380],현대모비스[012330]등 자동차주와 함께POSCO[005490] 등 철강주와 SK[003600] 등 정유주도 관심요망 종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IT주가 주도하면서 철강,정유,자동차주가 따라가는 모양이 될 것”이라는 장세 전개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양대 증시의 활황에 증권업 규제완화, 사모펀드 및 퇴직연금제 도입, 국민연금증시투자 확대 등 호재를 안고 있는 대형 증권주도 간과할 수 없는 대상.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양 시장 거래대금이 새해 들어 4조원선까지 도달한 점을 들면서 시장의 볼륨이 커지면서 관심을 가질 분야라고 지적했다.
코스닥에서는 IT외에 홈쇼핑주와 음원(음악 콘텐츠) 관련주에 초점이 모아지고있다.
한화증권 이 연구원은 “부진한 내수가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고 홈쇼핑사들이 금융상품 등으로 꾸준히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대우증권 신 연구원은 “개정 저작권법의 발효에 따라 단기간이라는 점을 전제하면 음원 관련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업종 가운데 2005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될 ‘턴어라운드주’는 시장을 불문하고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할 대상으로 꼽힌다.
굿모닝신한증권 강관우 애널리스트는 대표적 턴어라운드주로 은행.증권.건설 등 내수 및 조선 관련주, 일부 IT 관련주를 주목할 것을 권유했다.
구체적으로는 ▲1.4분기 고려개발[004200]과 화인텍[033500], 우리금융지주[053000], 웅진닷컴[016880] ▲2.4분기 삼성증권[016360],레인콤[060570], 빛과 전자[069540], 평화정공[043370], 현대미포조선[010620] ▲3.4분기 현대건설[000720], LG생명과학[068870], 다산네트웍스[039560], 현대중공업[009540] ▲ 4.4분기 삼성물산[000830]을 유력종목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