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석 대구정책연구원 공간교통연구실장활동 친화적인 도시, 대구의 봄 늘 이맘때가 되면 얼른 따뜻한 봄이 왔으면 하는 조바심이 난다. 겨우내 추운 날씨를 핑계로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줄어든 신체 활동량을 바깥에 나가 몸을 움직여 늘려야 하고, 햇볕을 쬐어 피부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도록 해서 면역력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동네 곳곳에 생겨난 다양한 실내 운동시설에서 날씨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운동할 수 있고, 영양제 몇 알이면 필요한 권장섭취량을 쉽게 채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봄을 기다려 몸과 마음을 일으켜 바깥으로 나가 움직이고 싶어 하는 이유는 바깥 활동을 하며, 단단해진 땅과 메말랐던 나뭇가지에서 솟아나는 생명의 에너지를 느끼고 싶어서다. 봄을 맞이하는 숲길이나 산책로를 걷는 것으로도 몸과 마음은 새로운 기운에 생동감이 충만해진다. 봄은 바깥 환경에서 신체활동의 즐거움을 얻고 싶은 욕구가 높아지는 계절이다.도시에는 다양한 종류의 바깥 공간이 존재하고, 시민들은 그곳에서 다양한 신체활동을 한다. 보도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바깥 공간이며, 걷기는 집에서 일터, 배움터, 놀이터로 이동을 시작할 때 첫 번째 수단이다. 도시에서 걷기는 매우 유용한 이동 수단이며, 건강에 좋은 습관이다. 보도로 연결되는 자연적 요소가 풍부한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가볍게 걷거나 달리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긴다. 개방적인 도시공원과 녹지공간은 휴식과 자연을 체험하는 장소로 중요하며, 도시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실질적인 공간으로 여겨진다. 가로변의 조형물이나 조경 공간도 아름다움을 더하면서 바깥 환경에서의 신체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더욱 배가시켜 준다.도시공원이나 가까운 산속에 마련되어 있는 헬스장이나 체육시설에서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즐기며 운동할 때는 실내 운동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숲에서의 산책과 등산은 세대와 계층을 불문하고 우리나라 국민의 대표적인 여가 활동이자,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전거 타기와 다양한 야외 스포츠도 도시 곳곳에서 일어난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는 곳에서 보행자나 차량과의 충돌 걱정 없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경관이 아름다운 곳을 지날 때는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축구, 농구, 테니스, 골프 등도 종목별 경기장뿐만 아니라 학교나 도시공원, 수변 등에 마련된 공간에서 친구나 가족,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즐기는 인기 있는 야외 스포츠다.대구에는 시민들이 쉽게 바깥 신체활동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곳곳에 있다. 신천은 도심 하천임에도 맑은 물이 흘러 자연성이 풍부하고, 그 곁에서 시민들은 산책과 러닝, 자전거 타기, 헬스, 테니스, 에어로빅 등을 즐길 수 있다. 앞산에는 맨발 산책로와 산자락을 따라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자락길이 조성되어 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룡공원, 역사성과 조망성을 갖춘 등산로도 잘 조성되어 있다. 금호강 수변을 따라서도 생태습지 관찰하며 걷기, 낙동강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타기, 축구와 야구, 물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육공간이 있다. 수성못 둘레 2.2㎞는 늘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월광수변공원, 대구수목원, 두류공원, 침산공원, 매호공원, 신매공원, 봉무공원, 호림강나루공원, 송해공원 등 도시 곳곳에 크고 작은 공원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도심의 근대문화골목을 비롯해 동성로, 약령시장, 대구향교, 경상감영, 국채보상공원 등을 걸으며 대구의 도시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더 멀리, 더 크게,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팔공산둘레길과 대구둘레길도 있다.대구는 시민들이 쉽게 바깥 신체활동을 즐길 수 있는 활동 친화적인 도시다. 다양한 바깥 신체활동을 즐기는 도시공간의 기본적인 속성은 공공성에 있다. 공공성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모두에게 개방적이며, 시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참여하여 관리함으로써 시민들 간의 소통과 상호 작용을 촉진하며, 도시 커뮤니티의 결속력을 강화한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도시, 사회적 결속력이 높은 도시가 더욱 조화롭고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