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병원 노조가 11일부터 필수인력 충원, 불법 의료 근절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경북대학교병원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는 11일 오전 경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2023년 임단투 파업 돌입 출정식을 열고 “우리는 노동권 보장과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오늘 총파업 투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노조는 “경북대병원은 2년 미만 신규간호사의 퇴직이 70%가 넘을 정도로 임금과 노동조건이 열악하다. 인력 충원이 매우 절실하지만 2020년부터 3년 동안 노사가 합의한 인력 52명 충원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병원 측은 노조 활동 축소, 복지 명목 임금 축소 등 개악 안만 내놓고 정부의 임금 및 인력 통제를 핑계 삼아 노조의 요구안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20차례 교섭에 전념했지만, 병원의 미온적인 태도로 이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우성환 경북대병원 분회장은 “현재 경북대병원에서는 의사가 간호사에게 의사 번호를 알려주며 수기 처방을 대신 작성할 것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불법이다. ‘처방전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처럼 간호사에게는 환자 간호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병원 측은 기획재정부의 인력 통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총 인건비 통제 등을 이유로 노조 측의 요구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현재까지 파업에 따른 진료나 검사 일정 조정 등 현장의 혼선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업무 인력이 근무 중에 있으며, 병원 측에서도 파업에 따른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대체 인력 70여 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진료 차질 등의 문제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외래진료와 병상 운영 등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향후 파업의 흐름을 보고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한편 경북대학교병원 노사는 지난 10일 최종교섭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6일 열린 파업 찬반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 2천181명 가운데 82.4%가 투표에 참여해 91.7%가 파업에 찬성했다. 노조의 핵심 요구안은 △노동조건 개악 저지 △필수인력 충원 △불법 의료 근절 △실질임금 인상 및 노동조건 향상 △직무성과급제 도입 중단 △의료민영화 저지 및 의료공공성 확대 등이다.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