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를 걷는 대구백화점이 1998년 이후 20여 년 만에 외부감사인(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 불확실성’ 지적을 받았다.당시는 자구계획 목표치를 초과 달성해 2000년 6월 정상 경영체제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수년간 이어진 영업적자와 본점 매각 실패 등으로 유동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유가증권시장 상장 폐지는 물론 기업 도산 우려까지 제기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2022년 대구백화점 사업보고서는 감사의견으로 ‘적정’과 ‘계속기업 가정의 중요한 불확실성’이 게재됐다.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은 사업보고서 강조사항 등에 ‘보고기간 손실 발생 및 장기차입금의 유동성 대체에 따른 유동부채 증가로 계속기업 가정의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이라고 명시했다.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은 ‘적정 단계’와 ‘비적정(의견 거절) 단계’로 나뉜다.‘적정’은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맞춰 작성됐다는 의미일 뿐 경영 성과가 좋거나 재무 건전성이 뛰어나다는 의미가 아니다.‘적정’이지만 ‘계속 기업 불확실성’을 받은 기업은 유동 자금이 없거나 자본 잠식 등이 발생했음을 뜻한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지만 외부감사인이 ‘부실기업’으로 보는 것으로 ‘투자 유의’를 전하는 메시지다.향후 경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적정(의견 거절) 의견을 받을 수 있다. 더 이상 기업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의미해 주식시장에서 거래정지나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감사의견 ‘적정’을 받더라도 ‘계속 기업 불확실성’이 지적된 상장사는 향후 상장폐지나 비적정 의견을 받을 확률(13.3%)이 지적 받지 않은 기업(2.1%)에 비해 6배 가량 높다.현재 대백의 재무제표 등을 종합 고려하면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 비적정 의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대백의 유동부채는 1천11억 원, 유동자산은 245억4천만 원으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4배(765억7천600만 원) 많아 유동 비율은 24%까지 하락했다.여기에 최근 6년간 1천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 및 매출액도 2018년 1천60억 원에서 2022년 700억 원으로 4년 새 360억 원(약 34%) 감소하며 유동성 고갈에 속수무책을 보이고 있다.한국거래소 유가공시부 대구백화점 공시 담당자는 “(대백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비적정 의견을 받을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대구백화점 관계자는 “대백 본점 매각과 부채상환 조건 변경, 투자자산 회수 등을 계획 중이며 무엇보다 본점이 매각되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대구백화점은 감사인으로부터 ‘계속 기업 가정의 중요한 불확실성’을 지적 받았지만 사업보고서에 누락 후 다시 정정해 공시했다. ‘투자 유의’를 전하는 핵심 정보인 만큼 규정상 사업보고서 본문에 기재해야 하지만 한 달 가까이 누락해 투자자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