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식당에 가면 로봇이 손님 테이블을 오가며 음식을 나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생소했던 장면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최근에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서 조립이나 용접 등 공장뿐만 아니라 청소는 물론이고 운반, 길 안내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싱가포르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 4족 보행 로봇 개를 도심 공원에 배치했다. 산책 나온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 달라’고 안내 멘트를 전달했다. 경찰이나 공무원이 할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 싱가포르 도심에는 담배꽁초나 쓰레기 무단 투기를 감시하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아울러 싱가포르 경찰대는 올해 4월부터 공항 터미널에 순찰 로봇을 배치했다. 이 순찰 로봇은 경찰관이 직접 조종하지 않고, 자율 순찰이 가능하다. 또 현장의 사진을 실시간으로 경찰관서에 제공해서 신속한 의사 결정과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순찰 로봇은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하기 전에 경계를 강화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경광등, 사이렌 등과 같은 임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싱가포르 전역에 점진적으로 더 많은 순찰 로봇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싱가포르 경찰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의 연구진, 기업체 등 관련 기관들의 심도있는 연구 및 과학예산 등이 체계적으로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우리나라도 마약, 이상동기범죄, 보이스피싱, 신종사기 범죄 등 치안수요는 늘어나는데 경찰 인력은 늘 부족하다. 로봇순찰과 과학치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우리나라에서 로봇순찰은 서울시 관악구가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관악구는 작년 6월 자율주행 순찰 로봇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관내에 순찰이 필요한 구석구석을 다니며 범죄를 예방하고 위험한 상황을 발견하면 이를 관악구청 통합관제센터에 알린다. 심야 시간에는 주택가와 어린이공원 주변, 주간에는 별빛내린천변을 주로 순찰한다. 순찰 중에 취합한 영상은 관악구 스마트 통합관제센터에 전송하고, 이후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사고 발생을 예방한다. 범죄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경광등도 부착했다. 계속해서 로봇순찰 시스템은 진화하고 있다.최근 정부가 내년까지 경찰의 순찰 활동에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반가운 일이다. 산업부와 경찰청은 내년까지 순찰로봇 운용을 위한 행정규칙 마련을 추진한다. 주요 내용은 경찰이 보유해서 운용하는 장비에 순찰로봇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순찰로봇은 CCTV의 사각지대 해소, 안전사고 예방, 순찰대원의 피로도 경감 등 활용가치가 높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정 장소만을 촬영하는 기존의 CCTV와 달리 순찰로봇은 이동을 하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불특정다수가 카메라에 잡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우리나라에 CCTV도 처음 도입되었을 때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CCTV는 범죄예방과 시민들의 범죄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계속적으로 확대 설치되고 있다. 로봇순찰도 마찬가지다. 아직 로봇이 시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더욱 그렇다. 순찰로봇의 촬영을 사전에 지역주민들에게 사전에 고지하고, 운용되는 구간을 미리 정해놓고 안내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이제 로봇은 일상생활 속에서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다. 로봇을 범죄예방과 시민안전에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021년 7월 출범한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도 첨단 AI를 CCTV에 접목 시키는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과학치안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로봇, 드론, 최첨단 CCTV 등을 활용해서 시민과 함께, 소통하면서 안전하고 행복한 대구시를 만들 것이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