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가격 상승 여파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 식용유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식용유 대란’이 대구지역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지역 대형마트에서는 식용유 구매 개수 제한을 두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식용유 품귀현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15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1인당 일부 식용유 구매 수량을 2개로 제한했다. 제한 품목은 CJ제일제당 백설 대두유 1.8ℓ, 오뚜기 콩기름 1.8ℓ다. 코스트코코리아 대구점에서도 올리브유 1ℓ, KS올리브유 3ℓ 등 일부 식용유 제품 구매 수량을 1인당 1개 또는 1쌍(2개)로 제한하고 있다.이들 매장에서는 해당상품들 수요가 급등하는 반면 수급은 불안정해 대체 식용유를 진열하고 있다.하지만 벌어지고 있는 수급불안정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물량 수급 불안정의 원인은 최대 해바라기유 수출국이던 우크라이나의 전쟁 탓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겨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격이 뛰었다.여기에 전 세계 팜유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식용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식용 팜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식용유·팜유 시장은 더 큰 혼란에 빠졌다.상황이 이렇자 식용유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 자영업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식용유 값이 크게 올라 부담이 늘어나는 동시에 사재기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다.납품을 받고 있는 거래처에서 30% 가까운 가격 인상분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특히 치킨 등 튀김류를 파는 자영업자들의 원가 비용 압박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음식점에서 주로 쓰이는 18ℓ짜리 식용유 값은 올해 초 4만여 원 가량이었지만 최근 6만 원 가까이 올랐다.중구에서 튀김덮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3)씨는 “식용유 18ℓ를 4만 원 초반대에 납품받았으나 최근 5만5천 원으로 인상해 납품받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0% 오른 셈”이라고 한숨을 쉬었다.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가격 오름세가 눈에 띄게 높아져 식용유 18ℓ 30통을 미리 구매해뒀다”며 “수급 불안정으로 지역 자영업자들이 사재기하는 곳도 있다. 원가 상승에 따른 메뉴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이은호 수습기자 leh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