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문화시설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도시를 자부하는 대구시민들의 자긍심이 형편없이 망가졌다. 각종 문화시설 중에서도 미술관은 전국 꼴찌다. 왜 이렇게 됐는지 반성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때마침 이슈가 되고 있는 이건희 미술관의 대구 유치는 문화시설 불모지 대구를 변모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부 당국은 GRDP(지역총생산) 만년 꼴찌에 문화시설까지 열악한 대구를 돌아봐야 한다. 이건희 미술관의 대구 설립이 답이다.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의 문화체육관광부 ‘2020 전국문화기반시설 총람’ 분석 결과, 각 시·도의 인구 100만 명당 문화시설 수는 대구가 36.5곳으로 17개 특·광역자치단체 중 16위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는 205곳, 강원은 150곳, 전남은 118곳이었다. 인구와 경제 규모를 비교해도 너무 차이가 난다.대구의 인구 100만 명당 문화시설은 공공도서관 17.64곳, 박물관 6.56곳, 미술관 1.64곳, 생활문화센터 2.87곳, 문예회관 4.51곳, 지방문화원 3.28곳에 불과했고 문화의 집은 한 곳도 없다. 특히 미술관은 대구가 1.64곳으로 대상 지자체 15곳 중 꼴찌다. 제주는 32.79곳으로 가장 많아 격차가 너무 크다. 반면 대구의 미술관 1개관 당 평균 연 관람 인원은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문화시설 불모지 대구의 현실이 이만큼 척박하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이건희 미술관의 대구 유치를 위한 대구시민들의 염원이 뜨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국 20여 지자체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과열되고 있다. 혹여 정부가 과열을 핑계로 서울에 설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대구 유치의 당위성은 차고도 넘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일 미술관 및 관련 시설 건축비 2천500억 원을 시비와 시민 성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대구는 대한민국 대표 미술도시이자, 글로벌 삼성의 홈타운이며, 이건희 미술관을 국민의 미술관이자 균형발전의 상징으로 만들기 위한 접근성과 확산성을 두루 갖춘 남부권 교통의 허브라고 강조했다.지역 문화계는 물론 경제계와 시민단체까지 성금 모금에 나서는 등 시민들의 열망이 그 어느 지역보다 뜨겁다. 대구시가 제안한 경북도청 후적지는 문체부도 시민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확인한 바 있다. 건립지로 이만한 곳이 어디 있나. 이건희 미술관은 지방에 둬야 하고 대구로 와야 한다,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