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복싱황제 ‘무하마드 알리’의 명언이자, 복싱의 전형적인 메커니즘이다.‘챔피언’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는 모든 복싱 선수들이 지녀야 할 강인한 정신력과 도전 의식 등 모든 함축적 의미가 이 문구에 담겨 있다.복싱을 시작하는 어린 꿈나무에게는 이 같은 불굴의 복싱 정신을 가슴에 새기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대구 중리중학교 복싱부의 모토도 이와 맞아 떨어진다.중리중 복싱부 운영 목적은 복싱 전문 기술을 연마시켜 우수 선수를 발굴·육성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신체 발달과 기초 체력 배양으로 건전한 정신을 함양하는 데 있다.이에 중리중 복싱부 선수들이 ‘사각의 링’ 위에 올라설 때면 ‘열정과 낭만’이라는 풍취가 물씬 풍긴다는 풍문이 나돌 정도다. ◆복싱을 ‘중리중’ 품 안에1980년 개교한 중리중에 복싱부가 창단한 시기는 6년 후인 1986년 3월이다.1994년 전국 중학부 복싱 우수 학교로 이름을 떨친 뒤, 현재까지 매년 전국소년체육대회 등 다양한 전국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최근 수상 실적만 살펴봐도 면면이 화려하다.코로나19 전인 2019년에는 제30회 대한복싱협회장배전국복싱대회에서 금·은메달(모스키토·라이트미들급)을 수상했다.같은 해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은메달(라이트미들급)을, 제29회 대통령배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는 금·동메달(미들·페더급)을, 2020년 주니어국가대표선발대회에서는 은메달(미들급)를 거머쥐었다.20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모든 대회 중단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2022년 열린 대학복싱협회장배 전국종별복싱선수권대회에 참가해 금메달(라이트 웰터급)과 은메달 2개(페더·웰터급)를 획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이어 제5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동메달 2개(페더·밴텀급), 2023 전국종별신인복싱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핀급)을 획득했으며 지난해 12월 열린 2023 유스주니어 국가대표선발대회에서도 동메달 3개(라이트·라이트웰터·웰터급)를 거머쥐며 학교 명성을 드높였다.특히 2010년대 초반에는 중리중 출신으로 현재 엘리트 선수로 활약 중인 손준호 선수와 서태훈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각각 2010~2011년과 2013~2014년 전국소년체전에서 2관왕을 따 내며 중리중 복싱부를 빛낸 인물로 평가받는 등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복싱은 ‘아트(ART)’다흔히 복싱을 주먹만으로 상대방을 타격하는 단순한 경기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특히 상대방을 때려서 제압한다는 부분이 과격하고 비인간적이라고 외치는 이들까지 등장할 정도다.이는 복싱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복싱은 타격의 범위가 허리 위쪽으로 제한되고 고도의 집중력과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다.선수 간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면서 힘과 기량을 겨루기 때문에 때리기 위한 운동이 아닌 신체의 균형 있는 발달과 더불어 재빠른 판단력과 집중력 등을 요하는 자기발전 운동이다.특히 단순한 주먹 싸움이 아니라 방어와 피하는 기술이 기본이 돼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이에 복싱의 규칙은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롭다.당연히 주먹 이외의 부위로 공격해서는 안 되며, 상체나 머리를 제외하고 허용되지 않은 부위에 공격해서도 안 된다.또 심판의 주위에도 소극적으로 상대방을 피해 다니는 경기 운영도 반칙으로 간주된다.복싱에서는 선수 무게별로 체급을 둬 경기가 운영되고 있다.복싱은 모두 17체급 체계로 나뉠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다.3분씩 최대 12라운드까지 치러지는 복싱은 한 선수가 다운된 상태에서 10초 간 회복하지 못하는 ‘녹아웃’이 될 경우 경기가 종료된다.이와 더불어 심판 재량으로 한 쪽 선수가 도저히 싸울 여건이 안 되거나 코너에서 경기 포기의사를 알려도 경기 종료가 이뤄진다.판정승은 녹아웃이나 몰수패가 일어나지 않은 경우 심판진 판단으로 승패가 가려지는 룰이다. ◆오소독스와 사우스포, 인파이터와 아웃복서중리중 복싱부는 오소독스 3명에 사우스포 4명으로 총 7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복싱에서는 오른손잡이를 오소독스(ORTHODOX), 왼손잡이를 사이스포(SOUTHPAAW)라 칭한다.최근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의 경기를 봤다면 이해가 쉽다.메이웨더가 오소독스이며 파퀴아오가 사우스포다.오소독스는 왼손과 왼발이 앞에 위치해 있으며 오른손과 오른발이 뒤에 위치한 스탠스 형태를 띤다.이에 반해 사우스포는 그 반대 개념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 당시 상대 선수를 따라 도는 방향이 시계 반대 방향(오른쪽)인 경우가 많다.인파이터와 아웃복서 등 경기 운영 스타일이 다양하다는 점도 복싱의 매력 중 하나다.인파이터를 대표하는 복서로는 ‘마이크 타이슨’, ‘조 프레이저’ 등이 있으며, 아웃복서의 아이콘으로는 ‘무하마드 알리’를 꼽을 수 있다.인파이터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에게 돌진해 끊임없이 압박하는 스타일 유형이다.인파이터 유형과 비슷한 슬러거 스타일도 있는데 ‘조지 포먼’ 등 체격이 크고 강력한 펀치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가 이에 해당한다.아웃복서는 다양한 풋워크를 무기로 치고 빠지며 상대의 체력을 깎는 등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선수를 칭한다. ◆중리중 복싱부의 하루중리중 복싱부의 훈련 일정은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 시간을 제외한 오전·오후로 나뉜다.하계와 동계 방학을 제외하고는 정규 수업 전·후로 훈련이 실시되는 게 특징이다.오전 훈련(7시30분~8시30분)은 준비체조가 기본이다.워밍업으로 150m 3바퀴를 완주한 뒤, 다시 같은 거리를 15바퀴 완주한다.거리별 왕복달리기도 3차례 이뤄지며, 50m 전력 질주도 5차례 진행된다.선수 간 등을 타고 넘어가는 ‘등넘기’라는 운동을 완료한 뒤 정리 체조를 끝으로 오전 일정이 마무리된다.오후 훈련(3시30분~5시30분) 시간 2시간이다.복싱의 꽃인 줄넘기 운동이 이뤄지는 것도 이 때다.선수들의 줄넘기 운동이 끝나면 본격적인 기술 연습이 이뤄진다.선수들은 ‘투원투’, ‘원투훅’, ‘사이드 카운터’ 등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는 데 힘을 쏟는다.매스 복싱(앞 손만 사용)과 함께 아령을 이용한 기본 훈련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체력 훈련이 이어진다.체력훈련은 팔굽혀펴기 100개와 런지 100개 등으로 이뤄지며 정리 체조를 끝으로 오후 훈련이 종료된다.이후에는 때에 따라 기술 분석 및 보강 운동과 VR시청, 인성 교육 등 개인 추가 훈련이 진행된다. ◆중리중 복싱부 윤기원 코치“중리중이 복싱 전문 선수 육성과 학교 스포츠 저변 확대에 선두 주자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고마움과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지난해 10월 부임한 윤기원 코치는 대구시복싱협회 전무이사를 맡고 있을 정도로 복싱의 홍보와 일상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체육인이다.중리중 출신이기도 한 윤 코치는 일반 학생들도 복싱을 즐길 수 있도록 중리중의 정규교육과정(1학년 자유학기 체육 과목)에 복싱 과목을 개설해 운영토록 했다.이로 인해 복싱 선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복싱장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그는 “중리중의 선례가 복싱 선수 발굴과 육성 및 복싱 저변 확대를 위한 기반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한복싱협회 심판 위원 등을 거쳐 지금은 중리중 복싱부를 직접 가르치고 있는데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윤 코치의 올해 주안점은 복싱부 선수들이 사회성과 스포츠맨십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다.대구 및 인근 지역의 여러 학교들과 교류하며 스파링과 기술 훈련에 매진하는 등 학생들을 밝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그는 “복싱은 개인 운동이라 자기 위주의 사고방식이 주가 될 수 있다. 서로 도와주고 가족 같은 분위기를 통해 힘을 낼 수 있도록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해 내겠다”며 “이를 위해 단백질 위주의 식단시기,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시기를 정해 선수들의 균형잡힌 성장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책임감을 갖고 그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격려해 나걸 것”이라고 전했다.마지막으로 윤 코치는 “올해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학교의 명예를 드높이고 싶다. 지도자 생활이 처음은 아니지만 늘 책임감, 보람, 아쉬움 등 만감이 교차한다”며 “나 역시 학교 사회의 구성원으로 동료 및 직장 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며, 감독 교사와 교감 및 교장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중리중 복싱부 선수 소개△황혜성(주장·175㎝·63㎏)-3학년, 오소독스-장점: 파워복싱-목표: 국가대표 △정민성(172㎝·57㎏)-3학년, 사우스포-장점: 스피드복싱-목표: 국가대표 △최준혁(172㎝·57㎏)-2학년, 사우스포-장점: 스트레이트-목표: 전국 대회 금메달 △최동권(171㎝·58㎏)-2학년, 오소독스-장점: 파이터-목표: 소년체전 입상 △백지승(165㎝·52㎏)-2학년, 사우스포-장점: 아웃인파이터-목표: 소년체전 우승 △권도영(160㎝·60㎏)-1학년, 사우스포-장점: 인파이터-목표: 국가대표 △김현민(167㎝·48㎏)-1학년, 오소독스-장점: 아웃터복싱-목표: 소년체전 입상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