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흉기로 습격당한 뒤 부산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 다시 서울대 병원으로 헬기 전원하여 수술 치료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환자의 입장에서는 급하다는 판단으로 응급실에 가게 되지만,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는 응급조치를 넘어서 최고의 진료를 받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응급실의 특성이 예고되지 않은 상황과 알 수 없는 시간에 발생한 환자에 대해 한정된 시설과 의료 인력으로 대처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절차를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이에 따라 환자의 이송에서도 응급실 종합 상황판의 병상 여유 정보, 관련 질환 치료 여부를 고려하여 이송하며, 또 초응급 중증 환자, 중증 응급환자의 이송기준에 따라 119구급대, 종합상황실, 각 의료기관이 유기적 협력하에 이루어지고 있다.이런 응급의료가 잘 운영되지 않아 위기를 맞이 하는 원인으로는 골든 타임이 적용되는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 기관 자체도 수도권과 특정 지역별로 불균형하게 치우쳐져 있으며, 상급병원 응급실로의 쏠림 현상과, 주요 응급질환별 의료기관과 이송기관의 유기적 연결이 어려울 때가 있다는 것이다.특별히 소아 어린이들의 경우 야간에 열이 나고 토하고 호흡곤란을 동반한 기침을 하는 경우 부모 입장에서는 급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모두 응급실로 갈 수는 없으니 이를 위해 야간, 달빛 어린이 병원이 필요하다. 고려해야 할 점은 의사뿐 아니라, 간호인력, 일반직원도 야간 휴일에 어린 소아를 돌본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힘이 든다는 것이다. 이를 현재의 평일 진료비(환자는 1인)에 10~20% 증가한 야간 휴일 수가로 의료진과 직원의 급여, 병원 전체의 운영을 보상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근무자를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하여 상태가 중한 환아의 3차 의료기관, 대학병원으로의 이송에도 어려움이 있으며, 더 나아가 이런 응급 진료상황에서 의료진의 진료 행위를 보호해 주려는 제도가 상당히 부족한 현실이다.대구에는 2개의 권역응급의료센터, 4개의 지역응급의료센터, 13개의 지역 응급의료기관과 2군데의 달빛 어린이 병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열악한 환경 아래서도 맡은 바 소임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 중이다. 위의 의료기관이 지속 발전적으로 응급진료를 맡기 위해서는 119구급대, 종합정보상황실, 의료인력의 직업 소명에 더하여 그에 맞는 합당한 보상과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특수 상황의 그들에 대한 보호가 절실히 필요하다.이재명 대표는 2021년 대선후보 당시 ‘무턱대고 일단 대학병원부터 찾고 우왕좌왕,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다 보면 의료 비용도 증가하고, 의료의 지역 불균형이 일어나며…. 응급·외상·심뇌혈관, 암 같은 중증질환과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같은 필수진료 분야를 뛰어난 진료 연구 역량을 갖춘 지역 종합병원을 거점으로 각 병·의원을 연계해서 진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하였다. 물론 본인의 건강과 생명은 본인 스스로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므로 원하는 곳에서 진료받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번 부산대병원 응급실에서의 대처 상황은 이전 발언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이 들게 한다. 더욱이 이송 과정에서 응급의료 이송 지침에 어긋난 헬기 이용 등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응급한 상황에서 바로바로 진료받지 못하고, 응급실 밖 복도에서 힘없이 기다리는 국민을 더욱 힘들게 하는 조치였지 않았을까 한다.2024년 의료계와 교육정책을 아우르는 최대 이슈 중 하나가 의과대학교 입학정원 확대이다. 정부는 적정 의사 인력 수급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체계적인 계획, 올바른 의학교육 보다는, 의대 정원 확대가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정책으로 밀어붙이려 한다. 적정 의사의 숫자는 합리적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겠으며, 급하게는 지금 대한민국의 지역의료, 응급의료, 필수의료, 의료 불균형의 문제를 직시하고, 과학적 분석과 합의를 바탕으로 발전적인 의료정책 시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