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직원 수십명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1천여 개의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드러났다.금융감독원은 외부 제보 등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9일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금감원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높일 목적으로 1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동의 없이 다른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했다.해당 영업점 직원들은 고객이 실제로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개설 신청서를 복사한 뒤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데 활용했다.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하는 방식 등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임의 개설이 의심되는 계좌 전건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고 드러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대구은행이 위법을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신속히 보고하지 않은 경위를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대구은행은 지난 6월30일 이와 관련한 민원을 접수한 후 지난달 12일부터 현재까지 자체 감사를 진행해왔다.대구은행은 해당 내용을 알고도 금감원에 이 사실을 보고 하지 않았다.대신 영업점들에 불건전 영업행위를 예방하라는 내용의 안내 공문을 내렸다.해당 공문에는 실명을 확인한 뒤 전자문서로 직접 고객 자필을 받으라는 내용이 포함됐다.대구은행은 논란이 불거지자 10일 입장문을 내고 유사사례 전주조사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 및 직원별 소명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또 의도적 보고 지연 및 은폐 등은 전혀 없었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한편 대구은행은 2021년 8월부터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다수 증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운영 중에 있다.김명환 기자 km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