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가 출자한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이하 기술원) 소속 직원이 지역 중소기업에 도를 넘은 욕설과 협박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갑질을 당한 해당 기업 대표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19일 경북게임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경산의 한 게임업체 대표 A씨는 지난달 30일 기술원 팀장급 직원으로부터 욕설 문자를 받았다.문자 내용은 “씨를 말릴 거다”, “이 XX들이 봐주니까 알로 보내” 등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문자를 보낸 직원은 A씨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다.A씨는 “서슬 퍼런 협박성 문자에 정신이 아득할 지경이었다”면서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해당 업체는 기술원과 함께 경산시 실내체육관 앞에 조성된 VR 체험관 ‘누림터’를 운영해 왔다. 업체 대표 A씨는 누림터에 자사 게임 캐릭터를 소개하는 체험관을 꾸몄다.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운영이 중단됐던 체험관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은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체험관이 증발해 버렸기 때문이다.수소문 끝에 누림터가 삼성현박물관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찾아갔지만, 이미 간판 및 물품들은 파손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사유재산을 연락도 없이 옮긴 부분과 기물 파손에 대해 관리기관인 기술원에 항의했고, 실랑이 끝에 지난달 30일 계약서를 가져오면 배상을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A씨는 담당 직원과 직접 만나서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싶다며 정중하게 문자를 작성해 보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욕설 및 협박이었다.A씨는 해당 사업을 선의로 지원해 왔다.그동안 A씨는 별도의 지원 없이 모든 콘텐츠를 사비로 제작했다. 문자에서 A씨와 함께 씨를 말릴 대상(?)으로 지목된 B씨 역시 이전 누림터 운영 업체 대표로서 무상으로 콘텐츠를 공급했다.이들 입장에선 은혜를 원수로 갚은 셈이다.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 전체의 공분을 샀다. 경북게임산업협회는 협회 차원에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경북게임산업협회 이정훈 사무국장은 “기술원의 평소 기업에 대한 시각을 단편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치 않도록 공식적인 사과와 더불어 해당 직원의 엄중한 징계 및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현재 해당 직원은 담당 보직에서만 배제됐을 뿐 정상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기술원 측은 “해당 문자에 오해가 있었다”면서 해당 직원을 두둔했다.기술원 관계자는 “일적으로 실랑이가 오가던 와중에 해당 팀장이 소속 직원에게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보낸 문자가 실수로 A씨에 전달된 것”이라며 “문자 내용 자체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전체 과정을 보면 갑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경산시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파손된 부분에 대해서도 적절한 배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