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여 수상히 여기는 마음. ‘의혹’의 사전적 정의다.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지난 9~15일 세계최대가전·정보기술 박람회 CES2024 참관차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출장을 다녀온 가운데 ‘의혹’이 제기됐다. 강 교육감이 대표를 지내기도 했고 현재는 배우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A기업의 CES2024 참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강 교육감은 IT전문가로서, 평소 인공지능(AI), 에듀테크, 디지털 융합에 남다른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3일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도 올해 AI 교육지원센터를 신설하는 등 디지털 기반 맞춤형 교육 기반 구축을 약속했었다. AI 교육활성화에 관심이 높은 만큼 이번 CES2024를 둘러보고, AI 에듀테크 기술 동향을 파악해 교육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건 좋은 취지다.하지만 출장 명목으로 간 이상 최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각오했어야 했다.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3월 공개한 ‘2023년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 사항’에 따르면 강 교육감의 재산은 전년 대비 40억 원가량 증가한 125억7천618만9천 원이다. 강 교육감이 소유한 A기업 비상장 주식 186만9천750주의 평가액이 고공행진하며 재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A기업 대표이사인 배우자가 3만 주(1억6천89만 원)를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A기업은 곧 강 교육감 본인의 기업이다. 여러모로 CES2024에 가야하는 이유가 명확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구시교육청 예산은 지난해 보다 3천71억 원 삭감됐다고 한다. 어려운 세수 여건으로 당장 학교기본교부금, 교사 출장비 등 항목마다 줄줄이 줄어드는 판국에 이번 출장 경비 2천300만 원가량은 결코 적은 금액이라 할 수 없다.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의 한 고위 간부는 이번 출장에 대해 의혹을 품은 기사에 되레 문제를 제기하며 “공무 수행하러 간 것을 두고 왜 의혹이라고 보는지 의아하다”고 했다.일각에서는 “CES 참관을 주 목적으로, 모든 일정을 짜맞춘 것으로 보인다. 일정이야 맞추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신학기 준비가 한창인 때에 교육감이 긴요하지도 않은 해외출장을 간 것은 문제다”고 말했다.이렇듯 어떤 사안을 두고 모두의 시각과 생각, 마음이 다 같을 순 없다. 다양한 관점과 시각으로 달리 볼 수도 있다. 의심하여 수상히 여기는 마음이 들면 더더욱 그렇다. 교육청은 ‘의혹’ 제기에 그저 ‘오해’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CES 참관이 우리 대구교육 정책을 위한 것이라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하는 게 먼저다.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